실버택배원도 다시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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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택배원도 다시 뛴다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2.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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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회복에 '소상공인의 발'도 분주

"코로나로 주거래처인 소상공인들의 주문이 줄면서 매출도 줄고 힘들었죠. 최근 들어 시장 상인들 주문량이 조금씩 늘면서 매출이 많이 회복됐어요."
서울 종로구의 한 지하철 택배업체 팀장 엄모(77)씨는 “소상공인의 정성을 전달하는 일을 하는 우리로서는 하루빨리 경기가 회복되길 바랄 뿐”이라며 미소 지었다.
코로나 이후 '일상회복'이 한창인 가운데 움츠려있던 소상공인들이 다시 기지개를 켜면서 이들의 '발'과 같은 역할을 하는 지하철 실버 택배 배달원들의 일감도 덩달아 늘고 있다.
실버택배는 지하철을 무료로 탈 수 있는 만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물품을 배달하는 방식으로, 일반 배달서비스보다 요금이 비교적 저렴해 영세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이 애용한다.
평균 나이가 70세 어르신 35명이 근무하는 서울 중구 오장동의 한 실버택배 사무실에는 평일 오전에도 요란스럽게 울리는 배달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주로 실버 택배를 찾는 거래처는 인쇄소, 꽃집, 옷가게 등 영세업자들이다.
이 업체의 사장 배기근(73)씨는 "코로나가 심할 때는 하루 평균 주문이 200건에서 30∼40건까지 줄었는데 최근에는 90건 정도로 회복했다"며 "조용하던 거래처들도 슬슬 주문이 느는 게 보인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해제되면서 일자리를 문의하는 전화도 부쩍 늘었다고 한다. 배씨는 "이전에는 60명 정도 일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절반으로 줄었다가 지난 몇 주 사이에 5명 정도 새로 온 것 같다"고 했다.
종로구 창신동의 한 지하철 택배 업체 사무실에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감돌았다.
7년째 지하철 택배 일을 하는 김송열(75)씨는 "코로나 때는 주문이 없어서 배달을 못 하는 날도 있었는데 요즘은 하루에 2건 정도 배달을 나간다"면서 "예전보다 지하철과 시장에 사람이 많아졌다. 단골 거래처인 양복점 사장님도 이전보다 주문이 늘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사무실의 최연장자 이종욱(85)씨도 "요즘 시장에 나가보면 사장님들 표정이 훨씬 밝아 보이고 실제로 손님들도 훨씬 많이 보인다. 어서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하길 기대한다"며 웃었다.
지하철을 이용해 배달할 경우 배달료는 서울 시내 평균 1만1천원 정도다. 실버 택배원 1명에게 돌아가는 주문은 하루 평균 2∼3건으로, 일당으로 따지면 '밥값 벌이' 수준이지만 어르신들에게는 귀중한 일자리라고 한다.
7년째 실버 택배 일을 하는 나판길(78)씨는 "젊었을 때 버는 10만원과 나이 들어 버는 10만원은 차원이 다르다"며 "지금은 수입에 연연하지 않고 건강을 위해 즐기면서 하고 있다. 힘이 닿는 데까지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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