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캠페인(이면도로 안전운전) : 집중하지 않으면 언제, 어디서든 사고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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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캠페인(이면도로 안전운전) : 집중하지 않으면 언제, 어디서든 사고 난다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2.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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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차도 구분 없는 곳 무조건 서행을
사고 위험 요인 발견 즉시 정지해야
주차 차량 주변 어린이 사고 대비를

이면도로 등을 자주 운행하는 택시의 보행자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10월 보차혼용도로에서의 보행자 통행 우선권 보장을 골자로 한 개정 도로교통법이 공포돼 지난달 20일 시행됐기 때문이다. 
개정된 법은 보도가 없는 도로에서 보행자 통행 방법을 새로 규정했으며, 운전자의 보행자 보호 의무를 신설해 위반 시 범칙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보도와 차도가 구분되지 않고 중앙선이 없는 이면도로, 생활도로, 골목 등에서는 차보다 보행자가 우선 통행할 수 있고, 모든 운전자가 보행자 옆을 지날 때 안전거리를 지켜야 한다. 보행자 통행에 방해가 될 시 서행하거나 일단 멈춰서 보행자가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당연히 택시 운전자에게 더욱 주의해야 문제가 생긴 것이다.   
개정 법령에서는 ‘운전자는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하고 있거나 통행하려고 하는 때에는 보행자의 횡단을 방해하거나 위험을 주지 아니하도록 그 횡단보도 앞에서 일시정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기존의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하고 있을 때’에 더하여 ‘보행자가 통행하려고 하는 때’가 추가된 것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횡단보도 주변 운전실태를 조사한 결과,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에서 운전자가 보행자에게 양보한 경우는 4.3%에 불과했다. 우리 사회가 여전히 보행자의 안전을 외면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고 운전자의 시야에 횡단 중인 보행자뿐만 아니라 횡단보도에서 대기하거나 접근 중인 보행자가 있어도 차량은 일시정지하도록 해 폭넓게 횡단 보행자의 안전을 확보하고자 하는 데 법 개정의 취지가 있다고 설명한다. 
이를 현실에 적용해 보면, 운전자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될만한 상황이 분명히 존재한다. 차도와 인도가 잘 구분되지 않는 곳, 언제 어린 아이들이 골목을 뛰어나와 차 앞으로 뛰어들지 모르는 곳, 앞서 가던 자전거가 느닷없이 비틀대며 스칠 듯 멈춰서는 곳이 그런 곳이다. 이른바 복잡한 이면도로가 주로 대상이다.
택시 운전 경력 21년째인 조동근씨(63)는 최근 교통사고 경험담을 이렇게 말했다.
“거의 어두워질 무렵이었어요. 나는 원래 조심조심 운전을 하는 편이라 속도를 내지 않은 상태였고요. 마포 망원동이었습니다. 나으막한 오르막길을 따라 조성된 연립주택 앞에 손님을 내려드리고 회차해 내려오던 중이었어요. 물론 보행자도 몇몇 오고가는 상황이었는데. 오른편 골목에서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로 보이는 남자어린이가 갑자기 달려 나왔어요. 깜짝 놀라 브레이크를 밟았고 그 사이 그 얘는 차가 내려가는 방향으로 계속 달려 내려가는 것이었지요. 그래서 다시 차를 움직여 출발하는 순간 같은 골목 안에서 또래 아이 서너명이 소리를 지르며 앞서 달려 나간 그 아이를 ㅤㅉㅗㅈ아가듯 튀어 나왔어요. 순간 브레이크만으로 아이들을 피할 수 없다는 생각이 번개처럼 머리를 스쳤고 나는 급히 핸들을 반대방향으로 꺾었어요. 그런데 거기서 문제가 터진 것이었습니다. 좌측 도로는 경사로 좌측 골목으로 들어가게 돼 있었고 그 입구에 작은 구멍가게가 있었어요. 구멍가게 입구에는 사람이 서너명 서있었고….”
그의 차는 구멍가게를 덮쳤으나 천만다행으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차는 가게 한쪽으로 놓여있던 의자 등 비품들에 처박힌 채 멈춰 섰다고 한다. 
이와 같은 유형의 이면도로 교통사고는 매우 흔히 발생하고 있지만 그나마 자동차들이 속도를 높이지 않은채 운행하는 곳이어서 사고 피해가 심각하지 않아 현실에서는 그 위험성이 자주 간과되고 있다.
많은 운전자들과 전문가들은 이면도로 교통안전의 중요성을 자주 강조하고 있다.
이면도로는 ▲도로의 폭이 좁고, 차도와 보도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 ▲폭이 좁은 도로의 교차가 많다는 점 ▲주변에 주택, 점포, 학원 등이 밀집된 지역이므로 보행자, 자전거 등의 통행이 많다는 점 ▲길에서 어린이들이 뛰어 놀거나 특히 갑자기 튀어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점 등이 특성으로 꼽힌다.
도로 폭이 좁고 보차도 구분이 없다는 점은 보행자와 자동차가 혼재될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자동차는 속도를 높일 수 없는 대신 보행자와의 크고 작은 트러블에 유의해야만 한다. 특히 도로 폭이 경우에 따라서는 왕복 차량의 교행이 쉽지 않은 곳도 많아 이를 의식해 자동자 교행에 집중하다 보면 보행자 안전에 소홀해 지기 쉽다.
보행자도 그렇지만 자전거 통행이 많은 점도 운행중인 자동차들에게는 매우 불안한 요소다. 자전거는 스치기만 해도 중심을 잃고 쓰러지기 쉬울 뿐 아니라 곧바로 운전자가 부상을 당하므로 요주의 대상이다. 따라서 이면도로에서 자전거를 만나게 되면 자동차는 운행을 멈추고 자전거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게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최상의 대비라는 이야기도 있다.
또한 주택가나 학교 주변 이면도로에는 자전거 운행이 여전히 미숙한 어린이들이 자전거를 많이 타는 장소라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여기에 근자에 눈에 띄게 증가한 배달용 이륜차 통행도 특히 주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다음 몇 가지를 이면도로 안전운행 요령으로 제안하고 있다.
첫째, 항상 위험을 예상하면서 속도를 낮추고 마음의 준비를 갖고 운전한다.
둘째, 위험하다고 느껴지는 자동차나 오토바이, 자전거, 보행자 등의 대상물을 발견했을 때에는 무조건 일단정지 후 그 움직임을 계속 주시해 안전하다고 판단될 때까지 시선을 떼지 않는다.
셋째, 자동차 보다 이동속도가 느린 위험요소들에 대해 우선통행토록 양보한다.
한편 이면도로상의 주차 차량들도 자주 교통사고의 원인을 제공한다는 점도 기억해 둘만 하다.
노폭이 협소한 이면도로에 교행이 불가능하도록 주차해둔 자동차를 피해가기 위해서는 이리저리 핸들을 돌려야 하는데, 이 때 속도가 높으면 좌우측으로 좁은 도로 가장자리를 이탈해 노변의 시설물이나 다른 차량, 노상적치물 등을 충격하기 쉽다. 더러 이 같은 불안정한 운전으로 보행자를 충격하는 사고를 일으키기도 하므로 절대 속도를 높여 주차차량들을 피해가려 해서는 안 된다.
또한 주차차량에 가려진 상태에서 보행자가 갑자기 운행중인 자동차 앞에 나타나는 일도 있을 수 있다. 운전자의 시선이나 의식이 주차차량을 피하는데 집중해 미처 보행자를 발견하지 못할 때는 교통사고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주택가 이면도로에는 고연령층의 보행도 높은 빈도를 차지한다. 고령자는 신체적인 여건이 원활하지 못해 보행속도가 매우 느릴 수 있고, 청각이나 지각 능력이 떨어져 자동차가 뒤에서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멀리서 다가오는 자동차를 보고도 이를 피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예상보다 늦어, 운전자가 멀리 있는 보행자가 자동차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가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좁은 골목길을 무사히 빠져나온 자동차가 다소 넓어진 도로를 만나면 일단 속도를 높이게 되나, 이 때도 매우 위험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생활도로는 좁은 골목길과 다소 넓어진 도로가 혼재하나, 보행자들에게는 여전히 보행 우선지역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자동차의 속도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자동차를 적극적으로 피하려 하지도 않을 수 있다. 이 같은 사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다소 넓은 도로로 나왔다는 생각만을 속도를 높였다가는 보행자 교통사고를 야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인구가 밀집된 주택가 이면도로의 경우 특히 오후 4~6시 무렵에는 보행자 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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