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캠페인] 차선 준수 : ‘무의식적인 차선 넘나들기’는 사고의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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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캠페인] 차선 준수 : ‘무의식적인 차선 넘나들기’는 사고의 지름길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2.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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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로 옮겨다니기가 곧 지그재그운전
과속 차량일수록 사고 시 피해 커져
'수익성 보다 안전이 우선' 인식 중요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들이 규칙이나 약속 없이 한꺼번에 도로를 내달리면 어떻게 될까. 마치 굶주린 야생의 동물들이 먹이를 발견하고 막무가내로 내달리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자동차들이 일정한 자기 경로를 이용해 주행하는 것이 아니라, 차선과 상관없이 마냥 앞으로만 나아가는 형태를 보일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교통생활에서 도로를 달리는 일은 그저 앞만 보고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달려야 하는 차로를 유지하며 정해진 속도로 달려야 하는데, 이 ‘차로’는 일정한 폭을 유지하며 자동차의 진행을 배타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선으로 구획해 놓고 있다. 이것이 차선이다. 차선이 없으면 곧 질서는 사라지게 돼 있다. 
도로에서 자동차란 아무리 운전자가 곧바로 직진을 하려 해도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 도로가 마냥 직선으로 똑바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지형에 따라, 또 주변의 환경에 맞춰 조성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동차 핸들을 똑바로 직진하도록 설정해 그 상태로 계속 달릴 수는 없다. 만약 그런 방식으로 자동차를 운전하면 얼마 못 가 자동차는 주변 자동차들과 접촉사고를 일으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정도는 약과다. 한 방향으로 계속해 직진하게 돼 있는 도로라면 그런 정도의 사고만 감수하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있겠지만, 도로는 결코 그렇지 않다. 길은 반드시 좌우 방향으로 진행하게 돼 있고, 자주 교차하게 돼 있기 때문에 문제는 더 커진다.
단순히 진행방향에서 좌로 굽거나 우로 굽은 도로에서라면 운전자가 조심할 경우 접촉사고는 피할 수 있다. 하지만 교차로에서는 전혀 이야기가 달라진다. 누구든 자신의 진행방향으로 나아가려는 의도가 분명한 이상 교차로에서는 방향이 다른 자동차들간 충돌은 불가피한 일이 되고 만다.
그래서 교통의 흐름을 통제하고 조정하는 시스템이 존재한다. 홍수처럼 밀려드는 자동차의 행렬을 효과적으로 멈춰서게 하고 소통하게 하는 일을 신호등이 맡고 있다면, 자동차들이 진행해야 하는 주행경로는 차선이 담당한다. 이 두 요소 없이는 대도시의 엄청난 교통량을 제어할 방법이 없는 게 현실이다.
마찬가지로, 이 두 요소에 대한 사회적 합의(약속)인 도로교통법규를 지키지 않으면 교통사고 발생은 필연적인 현상이며, 이 때문에 엄청난 인명과 재산의 피해가 발생되는 것이다. 
운전자는 최초 면허 취득 단계에서부터 차선을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엄중히 학습하게 돼 있고, 현실에서도 이 점의 중요성은 충분히 알고 있다.
실제 운행 과정에서 차선을 지키지 않고 자동차를 두 개의 차로에 걸친 채 운전을 하고 있다면 얼마 나아가지 않은 상황에서 필경 뒤에서 오는 다른 자동차로부터 클랙슨소리를 듣게 돼 있다. '차선을 지켜라'라는 메시지다.
차선을 지키지 않으면 우선 다른 자동차들의 통행을 방해하게 되므로 운행 중 트러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그러나 주행중인 자동차의 속도가 느릴 때는 그저 다른 차의 통행을 저해하는 행위에 불과해 불편함을 초래하는 정도일 것이나, 속도가 빨라지면 사정이 완전히 달라진다.
누구나 자신이 달리는 차로를 유지하며 차선을 침범하지 않도록 운전하는 것을 기본으로 여긴다. 그래서 옆 차로를 달리고 있는 다른 자동차의 옆을 큰 문제없이 지나칠 수 있다. 물론 차로를 바꾸고자 할 때는 다른 자동차들에게 내 차의 진행방향을 미리 알릴 목적으로 좌우측의 신호등을 점등시킨다. 다른 운전자는 이 신호를 보고 속도를 조절하거나 차로를 바꿔 트러블을 피하게 된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들 가운데 유난히 차로를 자주 옮기며 방향지시등 점등을 생략한 채 차선을 넘나드는 자동차가 적지 않다.
이 차의 움직임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잦은, 무모한 차선 변경으로 인해 옆 차로를 운행하는 다른 차들과 접촉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반인들에게 이런 유형의 운전을 가장 많이 하는 운전자들이 누구인지를 꼽아보라고 하면 대부분 택시를 첫손에 꼽는다.
흔히 택시는 도로의 빈 곳만 보이면 머리부터 비집고 들어간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이런 운전을 하는 운전자는 자신의 운전기술이 뛰어난 것으로 오인할 수도 있다.
또 택시는 지그재그운전의 대명사라고 하기도 한다. 이 모든 표현이 차선을 오고가며 차로를 빈번히, 그것도 차선변경의 신호조차 없이 감행하는 택시에 대한 오명이자 비판과 다름 아니다.
이렇게 차선을 마음대로 오고가면서도 거의 차선변경 신호를 생략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직진운행을 하다 눈앞에 도로의 빈 곳이 발견되면 가능한 빨리 그곳으로 이동해야 하기에 미처 신호를 넣을 겨를이 없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이런 행위가 위험한 것은 속도 때문이다. 천천히 운행하는 택시라면 택시 주변의 도로사정이 차들로 정체돼 있을 경우이거나, 택시에 승객이 탑승하지 않은 채 승객을 찾아 배회하는 택시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라면 화급히 차로를 옮길 여건이 안되거나 그럴 이유가 없다.
따라서 차로를 함부로 이곳저곳 옮겨다니며 다른 차들에게 위협을 주는 행위를 하는 택시의 경우 대부분 빠른 속도로 운행중이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빠른 속도로 달리며 지그재그운전을 감행하는 택시가 주위에서 달리는 다른 자동차들과 트러블을 일으켰을 때 그 충격은 서행운행중일 때와 비교할 때 엄청난 차이를 보일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이같은 지그재그운전, 즉 차선을 비집고 다니며 차로를 옮겨다니다 일으키는 사고가 택시 교통사고에서 가장 많은 유형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택시 교통사고 자체를 줄이기 위해서는 이같은 행위에 대한 철저한 제어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 도심에서의 택시교통사고 절반이 지그재그운전에 따른 것이고, 피해는 과속운행 다음으로 심각한 실정이다. 
그렇다면 택시운전자들은 왜 이와 같은 위험한 운행을 보여주고 있는 것일까.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크게 두 가지 요인으로 요약된다.
첫째는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다소 무리해서라도 빨리 움직여 한사람이라도 더많이 태워 수입금을 높이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교통체증이 심한 지역일수록 지체로 인한 영업운행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무리운전을 감행하고 있고, 이것이 잦아지면서 습관화돼 버렸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그와 같은 운행 행태를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택시 현실과 우리의 도로교통 사정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 한 택시의 위험한 운전 행태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그러나 택시 사고가 나면 보상은 기본적인 것이며, 이 때문에 보험료(공제 분담금) 부담이 증가해 기업경영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뿐 아니라, 택시운전자 역시 민·형사상 책임으로부터 자유스러울 수 없고 이 때문에 승무가 제한되거나 취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여지가 있어 불이익이 크게 뒤따른다.
이 때문에, 무리한 운전을 감행해 얻게 될 이득과 이로 인해 발생할지도 모를 교통사고로 인한 불이익을 진지하게 생각하면 결국 안전운전이 올바른 선택이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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