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송금하던 보이스피싱범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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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 송금하던 보이스피싱범 잡아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2.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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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이에게 돈봉투 받은 승객
ATM 앞서 정차 요구하자 신고

 "보이스피싱범이 곧 송금할 것 같아요. 빨리 순찰차를 보내주세요."
지난 3월 15일 경기 시흥에서 남성 승객 A씨를 태운 택시 기사 이모(61)씨는 여주까지 가달라는 말에 장거리 운행을 시작했다.
A씨는 목적지에 도착하자 이씨에게 "잠시 기다려달라"고 말하고 차에서 내려 잠시 후 나타난 한 50대 남성으로부터 노란색 돈봉투를 받아들고는 다시 택시에 탑승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이씨는 A씨가 보이스피싱범이라는 사실을 직감했다.
이씨는 이번엔 경기 광주로 가자는 A씨를 태우고 운전을 하면서 '제발 파출소 1곳만 나왔으면'하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파출소는 보이지 않았다. 결국 광주 시내까지 온 A씨가 정차를 요구한 곳은 바로 현금자동인출기(ATM) 앞이었다.
A씨가 이곳에서 범죄 수익금을 송금하리라 생각한 이씨는 A씨의 하차 즉시 112에 전화를 걸어 "빨리 순찰차를 보내달라. 보이스피싱범이 곧 돈을 송금할 것 같다"고 했다.
신고를 받은 경기 광주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은 3분 만에 현장에 출동해 ATM 앞에서 A씨를 검거했다.
조사 결과 A씨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수거책인 것으로 드러났다.
A씨가 속한 조직은 사건 당일 피해자에게 전화해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고 속여 기존 대출금 상환 명목으로 현금을 가로채려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씨의 눈썰미와 기지 덕분에 A씨를 붙잡고, 피해금 1천790만원 중 이미 송금한 1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를 되찾을 수 있었다.
광주경찰서는 이씨를 '피싱 지킴이'로 선정하고 표창장과 신고 보상금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피싱 지킴이'는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과 범인 검거에 도움을 준 시민에게 부여하는 명칭으로, 누구나 관심을 가지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는 인식을 확산하기 위한 경찰의 캠페인이다.
이씨는 "택시 승객이 돈봉투를 받는 것을 목격한 순간부터 보이스피싱임을 직감했다"며 "피해자의 소중한 재산을 지켜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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