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그룹 ‘쌍용차 인수’ 과정과 남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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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그룹 ‘쌍용차 인수’ 과정과 남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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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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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 자금력 증명해 낙점...9부 능선 넘었다
KG컨소시엄 자체 자금으로 인수…쌍방울, 자금 계획 부진 탈락
채권단 회생계획안 동의 여부 '관건'…변제율 다소 오를 듯

쌍용차가 '우여곡절' 끝에 KG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이하게 됐다.
앞서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가 해지한 에디슨모터스나 인수 후보였던 쌍방울그룹과 비교해 KG그룹의 자금력이 탄탄하다고 평가받는 만큼 쌍용차 정상화가 '9부 능선'을 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달 28일 "쌍용차 최종 인수예정자로 매각공고 전 인수예정자였던 KG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KG 자금 조달은 : 2020년 12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쌍용차는 2021년 10월 에디슨모터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에디슨모터스가 3048억원의 인수대금을 내고 쌍용차를 인수하기로 했지만, 인수 잔금을 납입하지 못하면서 투자 계약은 해지됐다.
이에 쌍용차는 인수 예정자와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공개 입찰을 통해 인수자를 확정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재매각을 추진했다.
스토킹 호스 입찰에서 KG그룹의 KG컨소시엄이 쌍방울그룹의 광림컨소시엄을 제치고 인수 예정자로 선정돼 쌍용차와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공개 입찰에서 광림컨소시엄이 다시 인수제안서를 냈지만, 쌍용차 측은 광림컨소시엄의 인수 조건이 KG컨소시엄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KG컨소시엄은 인수대금 3355억원, 운영자금 5645억원 등 총 9천억원을 쌍용차 인수에 투입한다. 별도로 운영자금 500억원도 쌍용차에 빌려준다.
광림컨소시엄은 인수자금 3800억원과 운영자금 7500억원 등 총 1조1300억원을 제시하고 요구 지분율도 58.85%로 KG컨소시엄과 동일했지만, 자금 조달 계획의 구체성이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조달은 해외 투자자 유치를 통한 CB(전환사채) 발행 등 단순 계획에 불과했고, 재무적 투자자(FI)도 확보하지 못했다.
반면 KG컨소시엄은 운영자금을 자체 보유한 자금으로 조달한다.
쌍용차 측은 인수 직후 약 5천억원에 달하는 공익채권의 확실한 상환을 위해 운영자금 조달의 확실성과 회사 재무 건전성 확보에 중점을 두고 평가를 한 끝에 KG컨소시엄의 손을 들어줬다.
KG컨소시엄은 인수대금과 운영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던 에디슨모터스와 달리 충분한 '실탄'을 확보한 상태다.
KG그룹은 KG ETS의 환경 에너지 및 신소재 사업 부문을 매각해 확보한 4958억원을 쌍용차 인수에 투입할 계획이다.
KG그룹이 현재 보유 중인 현금 및 현금성 자산 4천여억원에다 컨소시엄의 구성원인 켁터스PE, 파빌리온PE 등의 자금까지 더하면 9천억원에 달하는 인수자금 확보에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 설득도 '과제' : KG컨소시엄의 쌍용차 인수 마무리까지 이제 '회생계획안 인가'라는 절차만 남게 됐다.
KG컨소시엄과 쌍용차는 이달 말까지 서울회생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고, 8월 말 또는 9월 초 관계인 집회를 열어 채권단의 동의를 받을 예정이다.
회생계획안에는 인수대금을 변제 재원으로 한 채무 변제 계획과 인수자의 지분율 보장을 위한 주주의 권리변경 방안이 담길 전망이다.
인수대금은 회생담보권과 조세 채권 상환에 우선 활용되고, 나머지 인수대금이 약 5500억원의 회생채권 상환에 활용된다.
앞서 에디슨모터스는 회생채권에 대해 1.75%만 현금으로 변제하고 98.25%는 출자로 전환할 계획이었지만, 채권단이 낮은 변제율에 반발했다.
쌍용차 상거래 채권단은 당시 40~50%의 변제율을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회생채권자들이 KG컨소시엄의 회생계획안에 반대한다면 쌍용차 인수는 다시 '물거품'이 될 수 있다.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담보권자의 4분의 3, 회생채권자의 3분의 2, 주주의 2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법원의 회생계획안 최종 인가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에디슨모터스 때보다 변제율이 오르는 점은 채권단이 회생계획안에 동의할 가능성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91%의 지분율을 요구했던 에디슨모터스와 달리 KG컨소시엄은 지분율 58.85%를 요구하고 있어서 변제율은 다소 오를 전망이다. 신주를 확보하는 KG컨소시엄의 지분율이 낮으면 구주에 대한 감자나 소각 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
아울러 KG컨소시엄이 운영자금 조달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만큼 채권단이 회사 정상화를 위해 다소 낮은 변제율을 수용할 가능성도 있다.
KG컨소시엄은 노조와의 협력 관계 구축이라는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 KG컨소시엄은 인수 이후 고용 유지를 약속했지만, 회사 정상화를 위해서는 일정 부분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KG, 시너지 기대 : KG그룹은 그룹 계열사와 쌍용차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G그룹이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친환경 사업 등 자동차와의 접목 가능성이 높은 사업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만큼 쌍용차의 미래차 전환을 이끌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냉연강판과 도금강판, 컬러강판 등을 생산하고 있는 KG스틸(구 KG동부제철)은 과거 쌍용차에 부품을 납품한 이력도 있다.
지금은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하지 않고 있지만, 쌍용차를 인수할 경우 차량용 강판 생산을 재개할 수 있다.
KG ETS는 폐기물 처리 사업을 기반으로 도금용 산화동 등 신소재와 친환경 연료인 바이오중유 등을 생산하고 있다.
쌍용차도 신규 자금을 미래차 개발에 즉각 투입해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쌍용차는 내년 전기차 모델 'U100'과 '코란도'의 후속작인 'KR10'을 출시할 계획이다.
다만 KG그룹이 쌍용차의 전동화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도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KG그룹의 전기차 관련 기술력은 '제로'에 가깝다고 평가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이미 수조원을 투입해 본격적으로 전동화 전환을 추진하는 가운데 뒤늦게 뛰어든 쌍용차가 전기차 시장에서 자리를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KG컨소시엄이 운영자금 5645억원을 투입하지만, 향후 전동화 전환을 고려하면 쌍용차는 수조원가량의 연구·개발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KG컨소시엄이 인수 이후 1조5천억원에 달하는 쌍용차 부채 상환에 급급한 사이 미래 사업에 투자할 자금과 여력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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