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선 승객수 예상치 절반에도 못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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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선 승객수 예상치 절반에도 못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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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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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120억 지원 필요"·하루 평균 5만4천명, 예측의 40%대

개통 100일을 앞둔 서울시의 두 번째 경전철 신림선 승객이 예상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연간 120억원에 달하는 시 재정 투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5월 28일 개통한 신림선의 하루 평균 승객은 지난달(7월) 기준 5만4천 명 수준으로, 예측 수요 13만 명의 41%에 그쳤다.

신림선은 여의도 샛강역과 관악산(서울대)역을 연결하는 총 7.8㎞ 노선이다. 여의도에서 서울대까지 16분 만에 달리고, 지하철 9호선(샛강역)·1호선(대방역)·7호선(보라매역)·2호선(신림역)과도 환승된다.

서울 도심 출퇴근길을 가로지르는 노선인 만큼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이용객 수는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시는 이 같은 상태가 계속된다면 연간 120억원의 재정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시의회 교통위원회에도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

시는 올해 이미 2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신림선 손실보전 비용으로 38억원을 배정한 상태이며, 내년 예산에도 100억원 이상을 편성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림선의 수익성이 현 상황에서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경우 운영난에 빠진 첫 번째 경전철 우이신설선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17년 9월 개통한 우이신설선은 강북구 우이동과 동대문구 신설동을 잇는 길이 11.4㎞의 노선이다. 이용객 수는 애초 13만 명 수준으로 예측됐지만, 실제는 7만 명에 불과해 적자 운행이 계속됐다.

결국 개통 1년 후인 2018년 말 민간 사업시행자인 우이신설경전철㈜은 자본 잠식에 빠졌고, 이후 출자자의 자기자본과 추가 출자 등으로 버텨왔다. 현재 서울시는 금융차입금과 대체투자비 등 재정비용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재구조화를 추진하고 있다.

신림선 역시 우이신설선과 같은 민간투자사업(BTO) 노선으로, 개통 전부터 기존 지하철과 동일하게 요금을 맞추는 조건으로 시에서 운임차액(사업자가 결정한 운임과 실제 징수한 운임의 차액)을 지원받기로 한 상태다.

게다가 무인운행 적용이 늦어지면서 무인운행을 전제로 산출한 예상 운영비 역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최초로 국산 신호시스템(KRTCS)이 도입된 신림선은 시스템상으로 기관사 없이 무인 운행이 가능하다.

신림선은 올해 연말부터 완전 무인운행에 돌입할 계획이었으나, 국토교통부의 승인이 늦어지면서 기관사 인건비 등을 계속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개통 후 2∼3년까지는 수요가 점차 늘고 안정화하는 만큼 우선은 추이를 지켜보려고 한다"며 "기관사 고용 비용을 어찌할지는 시행사, 국토부 등과 계속해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신림선처럼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되는 경전철은 그간 과도한 수요 예측과 낮은 수익성이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의정부·용인·부산∼김해 경전철의 사례에서 보듯이 적자가 이어지다 보니 결국 지방자치단체 재정으로 민간사업자의 손해를 보전해주는 양상이 반복되곤 했다.

서울에서도 신림선에 이어 서부선, 면목선 등이 추진되고 있는데 수익성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철도는 일단 만들면 쉽게 선로를 늘릴 수 없고, 운영비도 비싸 수요가 안정적인 간선축에 들어와야 하는데 민원에 흔들리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지금부터라도 계획 중인 노선은 주민들을 설득해 가지치기를 하고, 버스 등 기존 교통수단과 균형을 맞추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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