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캠페인] 근무시간 외 시간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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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캠페인] 근무시간 외 시간관리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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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소모 줄이고 생활 규칙성 유지해야

무리한 운동이나 과도한 음주는 금물
휴식시간·수면량 조절...생활리듬 유지
신체 관리 소홀하면 집중력 잃어 위험


노선버스 운전을 한지 17년째인 유상훈(54·가명)씨는 평소 조심운전을 습관화해온 무사고 운전자였으나 지난 주 마침내 사고를 내고 말았다. 그것도 외부 운전 환경의 변화로 인한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의 잘못 때문도 아닌, 명백한 자신의 과오로 인해 발생한 사고였다. 
운전 일과를 마칠 무렵 유씨는 느긋한 마음으로 차고지로 향하는 지방도를 운행하던 중 느닷없이 서행하던 앞차를 추돌하는 사고를 일으켰던 것이었다. 그는 사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아차 하는 순간 앞차의 후미를 들이받았는데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별달리 다른 짓을 한 것도 아니고, 전방 주시에 소홀한 것도 아니었는데 멀쩡하게 앞서 달리는 차를 들이받은 것은 아무래도 주의력이 부족했던 탓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앞차 운전자의 부상정도가 미미하고, 차체 파손도 심각하지 않아 다행이었지만, 그가 어이없는 추돌사고를 일으킨 것은 체력저하로 인한 집중력 부족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사고 열흘 전 집안의 예식에 참석하기 위해 인근 도시로 가 친지들과 어울려 밤 늦도록 술을 마시고 놀았지요. 그리고 이번 주 들어서도 내내 일 마치고 돌아가서 쉬지를 못했어요. 아내와 이사할 집을 찾아보느라 돌아다닌 탓에 피로가 누적된 것이지요. 그 이유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그것은 올바른 분석이었다.
노선버스 운전자의 경 하루 일과가 비교적 규칙적으로 반복되지만 대략 오후 9시 전후가 돼야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다음날 운전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일정한 시간 휴식과 숙면을 취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귀가 직후 식사와 휴식을 취한 뒤 수면에 들어 대략 6~7시간 잠을 자야 하나 유씨의 경우 사고가 난 주에는 하루 5시간을 잔 적이 없었다. 즉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전에 없던 피로가 쌓인 것이었다.
운전에 있어 안전을 저해할만한 운전자 요인으로는 운전자의 육체적 피로와 정신집중이 가장 중요하나 유씨의 경우는 이들 요인 모두 현저히 약화된 상태에서 운행을 계속하다 결국 사고를 내고 만 것이었다.
체력 저하는 신체의 긴장감을 떨어뜨리고 집중력을 저감시켜 현상에 대한 반응을 현저히 둔화시킨다. 운전자에 있어 이 같은 현상은 운전 중 위험한 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다른 자동차의 위협에 정상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자신이 운전하는 자동차조차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현상도 초래될 수 있다.
따라서 직업운전자에게는 노동강도를 이겨낼만한 기초체력이 필요하며, 항상 일정한 수준 이상으로 체력을 유지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은 그래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문제는 노선버스 운전자의 일상생활이 운전직에 적합한 리듬을 깨뜨리지 않는 것이다. 아무리 건강한 사람도 생활의 리듬이 깨지면 피로를 느끼며 쉽게 체력 저하가 온다.
건장한 군 간부들이 일상적으로는 매우 훌륭하게 직무를 수행하다가도 일정기간 집단교육이나  강의를 듣는 등 비일상적 환경에서는 쉽게 졸거나 피로를 느끼곤 하는 것도 같은 이치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노선버스 운전자들의 일상이 근무 이후 휴식과 수면만을 취할 수 없는 문제도 있다. 가정에서의 일과 사생활도 있어 어느 정도 시간을 빼앗기는 일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많은 운전자들이 이 시간을 가능한 최소화해 최대한 신체의 밸런스를 잃지 않도록 함으로써 다음 날 근무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노력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운전자도 적지 않다고 한다.
술을 좋아해서 근무를 마치면 동료들과 한잔 마시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화투나 카드에 빠지는 사람, 당구장으로 직행하거나 주말마다 구태여 무리를 해가면서도 축구 등 운동을 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다.
술을 마시는 것은 개인적인 판단에 맡겨야 하는 문제이나 이것이 지나칠 때는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술은 위와 간을 자극해 피로감과 함께 다른 음식물 섭취를 부자연스럽게 함으로써 영양공급을 저해한다. 이것이 누적되면 체력은 자연히 떨어지게 되고 매사 귀찮아지면 집중력이 떨어진다.
한방에서는 위와 간이 동시에 나빠지면 성정이 화급해져 짜증을 잘내고 충동적 행동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이 경우 운전석에 앉으면 정상운행을 유지할 가능성도 낮아진다고 봐야 할 것이다.
화투나 카드 등과 같은 신변잡기에 몰두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재미 삼아, 또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동료들과 잠시 어울리는 것으로는 운전장애가 촉발된다고 말하기 어려우나 간혹 일단 자리에 앉으면 서너 시간은 기본으로 수면조차 잊고 이 같은 일에 빠지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이것은 매우 좋지않은 현상이다.
휴식을 취해도 감당하기가 벅찬 직업운전이라는 근로하중을 감안할 때 정상적인 수면까지 외면하며 체력과 시간을 허비하는 이같은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휴식시간에 자주 운동을 즐기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일면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적절한 운동은 신체의 피로를 풀고 정신을 맑게 해줘 운전자에게 도움이 된다고 할 것이나 이것이 지나치면 오히려 마이너스효과를 가져온다.
과도한 운동은 신체기능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이로 인해 정신적 기능도 무디게 한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과도한 운동 이후 충분히 휴식을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운전석에 앉아 시간이 경과하면 운전자에게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 이 경우 첫째가 졸음이고 다음으로는 판단력 저하, 외부자극에 대한 대응력 저하 등이 두드러진다. 이는 곧 교통사고의 위험을 의미한다.
따라서 노선버스 운전자를 포함해 직업 운전자라면 축구 등 격렬한 운동은 가능한 삼가는 것이 좋겠다. 만약 오랜 시간 이 같은 운동을 해 사람이라면 그런 우려는 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때도 운동량을 줄여 신체 피로를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조깅 등 신체에 무리가 적고 시간 조절이 가능한 운동을 1일 평균 1시간 내외, 1주일 5시간을 넘지 않을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직업운전자의 일과는 미리 하루의 시간계획을 구상해놓고 여기에 맞춰 움직이는 것이 좋다. 더러 계획을 지키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으나 이것을 가능하면 최소화하기 위해 신경을 쓴다면 무리없이 일과를 운영할 수 있다.
이것은 많은 운전자가 어렴풋이나마 염두에 두고 있는, 그렇지 않으면 생활 속에서 어느 정도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일이기에 달리 의식하지 않는 경향이 있으나 이보다는 자신의 일과시간를 명확히 정해 메모해 두고 자주 현재의 상황과 대비해보는 방식으로 습관화하면 어렵지 않게 규칙성을 유지할 수 있다.
노선버스 운전자 가운데는 자신만의 시간스케줄을 기록하는 이도 있는데 바로 그런 이유에서 자신만의 시간계획을 운영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올바른 자기관리 요령이며, 이런 운전자일수록 안전에 더 철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직업운전자의 하루는 매우 빠듯하다. 근무시간이 길고 휴식이 짧기 때문에 특별한 일정을 계획하고 소화하기가 벅차다. 그러므로 최대한 체력을 유지하고 피로를 덜어주는 방향으로 일과를 꾸려나가는 지혜가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지름길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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