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V&A박물관 한류 전시 대박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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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V&A박물관 한류 전시 대박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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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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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등 현지 언론도 소개…해외서 온 관광객들도 발길
한국역사·전통문화에서 영화·드라마·음악·뷰티·패션까지

"K팝과 K드라마의 나라인 한국에 이렇게 고속성장한 역사가 있는지 알게 돼서 흥미로웠어요."
170년 역사를 지닌 영국 런던의 빅토리아앤앨버트(V&A) 박물관에서 '한류! 코리안 웨이브'(Hallyu! The Korean Wave) 전시회가 지난 24일(현지시간) 개막했다.
V&A 박물관 웹사이트에는 이날 입장권이 매진이라고 떴다.
V&A 박물관이 세계 최고 미술, 디자인, 퍼포먼스 박물관인데다가 전시가 BBC와 텔레그래프 등 영국 주요 언론에 소개되고 가디언에서는 별 5개 만점 평가를 받은 효과인 듯 보였다.
V&A 박물관은 자체 입장료는 무료이지만 특별전인 한류 전시회는 따로 요금을 받는데 성인 기준 20파운드(약 3만1천원)로 적은 금액은 아니다.
관람객들이 전시회장에 들어서 처음 마주한 것은 친숙한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였고 이어 한국의 기술과 역사, 드라마와 영화, K팝, 패션 섹션이 이어졌다.
K팝 뮤직비디오나 오징어게임 전시, 영화 기생충 반지하 화장실 세트장이 주로 이목을 끌 것이란 예상과 달리 관람객들은 전시를 두루 꼼꼼히 살펴보고 있었다.
한국의 역사에 관한 설명을 읽거나 유리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일제 강점기와 한국 전쟁 관련 사진과 자료를 들여다보곤 했다.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설명해주는 이들도 있었다.
영화 서편제나 서태지와 아이들의 뮤직비디오 영상을 한참 보는가 하면 최근 드라마의 제사 장면과 나란히 전시된 제기를 비교해 보기도 했다.
화려한 K팝이 울리는 방에선 헤드폰을 끼고 혁오, 이날치 밴드, 송가인 등 다른 장르 한국 가수의 음악을 들어보는 이들도 있었다.
K팝 댄스 안무를 따라 해보는 곳에선 어린 꼬마가 능숙하게 몸을 놀리자 부모가 곁에서 흐뭇하게 바라봤다.
한국의 화장품을 소개하는 코너에는 젊은 여성들이 오밀조밀 모여있었고 화장법이나 한방 재료 등의 사진을 찍어가기도 했다.
관람객들은 K팝이나 드라마를 매개로 한국 문화에 관심을 두게 돼 보러 온 경우가 많아 보였다. 주로 20∼30대 젊은 층이었지만 가족 단위 관람객도 꽤 있었다.
이들은 한국 역사에 관해 많이 알게 된 점을 가장 흥미로운 점으로 꼽았다. 한국 대중문화의 특정 분야에 관심이 있었지만, 전시를 보고 다른 분야의 매력도 알게 됐다는 답변도 나왔다.
런던에 사는 알리나 씨는 "K팝을 알고 K드라마도 좋아하지만, 한국 현대사는 거의 처음 접해서 무척 흥미로웠고 깜짝 놀란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알리나 씨는 "옛날 사진들을 보면서 한국 역사에 관해 더 많이 배웠다"고 말했고 그의 친구는 "한국 패션에 관심이 있었는데 K팝과 드라마는 이번에 새로 알게 됐다"고 말했다.
'K 컬처'에 관한 관심은 K팝과 드라마 팬의 영역을 넘어섰다.
잉글랜드 북부 요크셔 지역에서 딸과 함께 런던 여행을 왔다가 호기심에 들렀다는 케이트 씨는 "BTS와 블랙핑크는 들어봤지만 K팝의 K가 Korean(한국)인 것도 처음 알았고 한국 드라마도 본 적이 없다"며 "한국이 짧은 시간에 그렇게 변한 것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세계 관광객이 모이는 런던이다 보니 한류 전시 영향은 영국을 넘어섰다.
미국 보스턴에서 온 테일러 씨는 "젊은 사람들과 일을 많이 해서 K팝이 인기인 걸 안다"며 "마침 런던에 여행을 왔다가 V&A에 한류 관련 전시를 하길래 와 봤다"고 말했다.
V&A 기프트숍에서 한류 전시 관련 코너를 담당하는 직원은 물건을 채워 넣느라 쉴 틈 없이 움직였다.
그는 "오늘 생각보다 더 바쁘다"며 "다른 전시와 비교하면 책이 많이 팔리는 게 특이하고 음식도 많이 나간다"고 말했다.
13살 아들에게 '한류'라고 적힌 전시 기념품 티셔츠를 골라주던 댄 씨는 "90년대 대학에서 한국 경제에 관해 배웠는데 물질적 성장을 일군 국가가 이제 소프트 파워까지 갖추게 된 점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제네시스가 후원한 이 전시는 내년 6월25일까지 장장 9개월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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