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추락…반복되는 '물류창고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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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추락…반복되는 '물류창고 비극'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2.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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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망 강화에도 최근 대형사고 되풀이
“법도 중요하지만 안전의식부터 갖춰야"

기존 운영 중인 물류시설이나 물류창고 신축공사장에서 발생한 화재나 사고로 소중한 목숨이 희생되는 비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1시 5분께 경기 안성시 원곡면 외가천리에 있는 KY로지스 저온물류창고 신축 공사현장에서 4층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거푸집이 3층으로 내려앉으면서 외국인 노동자 5명이 5∼6m 아래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2명이 숨지고 3명이 크게 다쳤다. 이 중 1명은 의식이 없는 상태이다.
이번 사고는 2년 전인 2020년 12월 20일 평택시 청북읍의 물류센터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사고와 판박이다.
당시 근로자 5명이 건물 5층 자동차 진입램프 부근에서 천장 상판을 덮는 작업을 하던 중 천장에 설치된 콘크리트 골격이 무너져 10여m 아래로 추락해 3명이 사망하고 2명이 크게 다쳤다.
이 사고는 이후 국토교통부 조사를 통해 전형적인 인재로 드러났다.
사고 원인은 콘크리트 보와 기둥의 연결부분을 고정하는 데 필요한 갭(Gap) 콘크리트 시공이 이뤄지지 않아 접합부 결합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결합 부위 철근과 콘크리트 사이의 공간을 메우기 위해 무수축 모르타르를 주입해야 함에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안성에서 발생한 KY로지스 저온물류창고 공사장의 사고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지만, 경찰은 앞선 사례와 비슷한 부실시공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다.
기존에 운영 중인 물류창고나 물류창고 신축공사장에서는 안전사고와 함께 대형 화재도 되풀이되고 있다.
2000년 12월 추락 사고가 났던 평택시 청북읍 물류센터 공사현장에서는 올해 1월 6일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소방관들의 진화작업으로 사그라들었던 불씨가 갑자기 다시 확산하면서 소방관 3명이 화재 현장에 고립됐다가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해 6월 17일 이천시 쿠팡물류센터 화재로 소방관 1명이 순직한지 반년 만에 벌어진 일이다.
2020년에는 4월 29일 이천시 모가면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신축공사 현장에서 불이 나 근로자 38명이 숨지는 참사가 났다.
같은 해 7월 21일에는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SLC 물류센터에서 불이 나 근로자 5명이 세상을 떠나는 등 최근 3년간 매년 대형 화재 또는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이천 사례는 시공사가 용접작업 과정에서 방화포와 방호문 등 기본적인 방호조치는 물론 화재 감시자나 임시소방시설을 배치하지 않아 피해를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용인 사례 역시 시설관리 업체 측이 물탱크 청소를 위해 물을 빼는 과정에서 전기 히터 전원을 끄지 않은 실수가 화재로 이어진 인재로 결론 났다.
이런 대형 인명피해 사고는 대부분 경기지역에서 발생했다. 이는 전국의 물류창고 3곳 중 1곳이 경기지역에 몰려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 통계를 보면 전국 물류창고업(냉동냉장창고 포함) 4천785개 가운데 34.9%인 1674개, 전국 일반 물류단지 52개 가운데 53.8%인 28곳이 경기도에 있다.
전문가들은 중대재해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안전의식 확립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다고 산업현장의 안전이 하루아침에 바뀔 수는 없다"며 "법 시행은 처벌 강화 측면의 의미가 있는 것이고 이마저도 현장에 안착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측과 경영자에 책임을 강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작업하는 개개인이 확실한 안전의식을 갖고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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