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신년특집] 다시 안전이다 : 도로교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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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신년특집] 다시 안전이다 : 도로교통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2.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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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29일 ‘이태원 참사’는 우리 사회의 안전의식 전반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 계기가 됐다. 국민의 일상에 내재돼온 불안 요소, 위험 요소의 실체가 드러났다는 평가와 함께, 이를 관리·통제해 사고를 예방해야 할 공공부문의 역할도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러나 무엇보다 참사가 국민 개개인의 ‘안전’에 관한 관심과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있다.

그럼에도, 유사한 특정 사고가 반복되지 않는 한 다른 유형의 사고 요인은 여전히 확인되지 않는 가운데 잠재하고 있고, 그것이 언제, 어떤 형태로 실체를 드러낼지 모른다는 점이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유사한 해상교통 재난 사고는 철저히 관리·예방 상태에 있으나 ‘이태원 참사’를 미리 막지 못한 것은 국가의 안전관리 체계가 특정 분야에 한정될 수 없음을 반증한다. 따라서 당연히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가는 시스템 전반을 세분화해 제대로 점검하고 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회가 선진화할수록 안전에 대한 국민의 요구는 더 구체적이고 광범위하게 확대된다. 그래서 앞으로 안전 문제에서라면 지금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대처 역량을 필요로 하게 된다. 여기에는 법적 뒷받침과 함께 전문 인력과 시설·장비,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게 될 것이다. 또 어떠한 공공의 발전계획에도 안전에 대한 검토와 대비가 빠질 수 없게 될 것이다.

교통분야에서의 안전은 교통사고에 관한 것이 거의 전부다. 연간 2000대의 사망자와 수십만건의 부상자를 낳는 교통사고를 줄이지 않는 한 안전한 사회는 공염불이다. 단 한건의 사고로 수십, 수백명이 사망하는 경우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부르지만 유사 사고는 매우 드문 사례여서 누적 통계란 존재하지 않거나 의미가 없다.

그러나 교통사고는 하루에도 수십, 수백건이 발생해 사상자를 양산하지만 당사자 외에는 거의 충격을 받지 않는다. 이것이 ‘사고 만성화’의 해악이지만, 대단히 위험한 현상이다. 국민 누구나 일생을 살아가면서 교통사고 피해자가 될 가능성은 그렇지 않을 확률보다 높다. 이는 엄청난 불행이자 교통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교통분야의 교통안전 문제는 크게 도로교통 부문과 철도 등 궤도안전, 항공안전, 해상안전 등으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 교통신문은 2023년 신년을 맞아 교통분야의 안전 문제를 다루면서 해상안전 제외한 전 부문을 취재와 전문가 기고 등을 통해 자세히 들여다 보고자 한다.

 

치명적이지만, 만성적이어서 더 위험한 교통사고

 

 

PM·이륜차 등 운전자 교통법규 준수가 관건

코로나19로 배달 이륜차 늘어 사고도 증가

교육·훈련 강화하고 시설안전 등 뒷받침해야

 

먼저 도로교통 부문에서의 안전 문제다. 이는 국민의 교통생활에서 가장 접촉빈도가 높고 일상적이어서 좀더 구체화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사업용 자동차와 비사업용 자동차를 구분해 살펴보기로 한다. 먼저 비사업용 자동차의 교통안전 문제다.

일반의 교통생활, 즉 자동차를 운전하거나 혹은 보행과정에서 일어나는 교통사고에서의 이슈는 보행교통사고와 이륜차, 전동킥보드와 같은 개인형 교통수단(PM·personal mobility) 이용 시의 사고, 또 어린이와 고령자를 포함하는 노약자 교통사고, 음주운전 사고 등으로 요약된다.

 

◇음주운전 :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5년간 음주운전 교통사고 건수는 총 9만1622건, 사망자 수는 1848건, 부상자 수는 15만4763건이며 치사율(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은 2.02로 집계됐다. 연 평균으로는 사고 1만8500건에 370명이 사망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 수치는 2012년 이후를 포함해 약 10년간 사고 건수나 사상자 숫자의 감소세를 표시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 3년동안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사고가 급감했으나 지난해 중반 이후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가 시행되면서 다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운전 건수와 피해 규모가 줄어든 것은 음주운전 가해자 처벌 강화(윤창호법 시행과 조정 포함), 자배법 개정으로 인한 가해자의 피해 보상 한도 강화 등의 영향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 악화와 대리운전 활성화 등에 힘입어 음주운전이 서서히 줄어드는 경향으로 판단하면서도 우리 사회의 음주 관행 등이 바뀌지 않는 한 음주운전이 급속히 감소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음주운전 시동제어장치의 상용화, 지속적인 단속 등을 통해 더욱 철저한 예방과 처벌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륜차 : 최근의 경향은 코로나19로 확산된 배달문화의 영향으로 배달 이륜차의 의한 교통사고 증가다. 이에 따라 전반적인 교통사고 감소 추세에도 이륜차 사고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특히 사망사고는 2016년 614명에서 2021년 459명으로 줄었으나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에서 이륜차 사고 사망자 비중은 2016년 14.6%에서 2021년 15.7%로 높아졌다.

이에 이륜차 안전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줄을 잇고 있고, 새로운 규제를 위한 국회 차원의 입법도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즉 이륜차를 등록제로 전환해 관리를 강화하자는 방안, 이륜차에 전면 번호판을 채택(과속 등 법규 위반 등 사고를 적발하기 용이하도록) 하자는 방안 등이 발의된 상태다.

또 배달용 이륜차를 아예 생활물류서비스법에서 관리하는 범주에 포함시켜 안전 등 관리를 체계적으로 하면서 피해 보상도 객관화하자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따라서 이륜차 교통사고 문제는 조만간 패러다임 전환의 시기를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뚜렷하다.

 

◇어린이·고령자 사고 : 어린이 교통사고 줄이기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교통안전 정책 성과로 치부돼 왔으나 근자에 오면서 보호구역에서조차 자동차에 치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정부는 ‘어린이 교통사고 제로’를 목표로 보호구역을 확대하는 한편 시설·장비를 보강하는 한편 법규도 강화(민식이법)하는 등 이 문제에 강력히 대응하고 있다.

특히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횡단보도 상에서의 일단정지 의무화를 비롯, 보행자 안전에 우선하는 정책 방향을 명확히 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 보행자 사고는 꾸준히 증가해 교통안전에 새로운 과제로 부각된 바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고령 인구의 지속적인 증가로 고령자 교통사고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보행 교통사고에서 고령자 사고의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는 등 고령자 교통안전이 본격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

또 고령 운전자도 늘어나 운전자의 신체 기능 저하에 따른 교통사고로 추정되는 사고도 늘어나면서 고령자 안전운전 관리가 강화되고 있다. 반면 일정 연령에 이르러 고령자 스스로 ‘운전 부적격’을 판단해 운전면허증 반납을 유도하는 등의 노력도 경주해 일정 수준 결실을 보고 있다.

향후 자율주행자동차의 상용화는 고령운전자 사고를 줄이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생활권의 고령자 교통수단 지속적 확충, 보행교통로 정비 등이 착실히 추진된다면 이 문제도 정점을 찍고 하향 안정세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PM사고 : 개인형 교통수단 안전 문제는 이미 충분히 예상됐으나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2021년 5월 조사 결과에 따르면 PM 이용자의 54%가 관련 법규를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안전모 미착용, 자전거도로나 길 가장자리를 따라 운행하지 않는 위반 등이 대부분이다.

PM 사고와 사망자수는 2018년 225건·4건, 2019년 447건·8명, 2020년 897건·10명 등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어 안전 문제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이용 후의 PM 거치 문제도 자주 문제가 되고 있다. 보행로에 아무렇게나 방치된 기기 때문에 이륜차나 자전거가 사고를 당한다든지, 자동차 주차 문제를 야기하는 등 민원으로 나타나곤 한다. 이에 공용 PM업계의 이용자 관리 등에 관한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지고 있으나 여전히 이용자의 문제로 남아 있다.

문제는 젊은 세대의 이용률이 계속 높아지고 있어 안전교육 등 법규를 이해하고 실천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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