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父子 2대 걸친 뚝심 ‘품질경영’결실
K3·K5·스포티지 ‘최우수 품질상’수상
과거 품질이 나쁜 ‘싸구려 차’라고 조롱받던 현대차·기아가 미국,일본,독일 등 자동차 품질 강국들을 모두 밀어내고 ‘내구 품질’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그것도 2년 연속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가 지난 9일(현지시간) 발표한 ‘2023년 내구품질조사(VDS)’에서 그룹별로는 글로벌 16개 자동차 그룹 가운데 가장 낮은 평균 점수인 160점을 받아 도요타(163점)와 제너럴모터스(165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전체 31개 브랜드 가운데 제네시스가 2위(144점), 기아가 3위(152점), 현대차가 8위(170점)를 기록했다.
특히 기아는 3년 연속 일반브랜드 1위에 오르며 ‘최우수 일반 브랜드상’을 받았다. 현대차는 6위에 머물렀다.
일본차의 경우 미쓰비스가 4위, 토요타가 5위, 닛산이 6위, 마쓰다가 10위, 혼다가 14위, 스바루가 15위를 기록했다.
제네시스도 13개 고급브랜드 중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1위였지만 올해는 일본 렉서스에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일본 고급 브랜드인 인피니티(5위)와 아큐라(7위)에는 앞섰다. 또 캐딜락(3위), BMW(4위), 포르쉐(6위), 볼보(8위), 벤츠(10위), 아우디(11위)보다 내구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이디파워의 내구품질조사는 차량 구입 후 3년이 지난 고객들을 대상으로 184개 항목에 대한 내구품질 만족도를 조사한 뒤 100대당 불만 건수를 집계한다. 점수가 낮을수록 품질 만족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이번 조사는 2019년 7월부터 2020년 2월까지 미국에서 판매된 총 31개 브랜드 227개 모델 3만62대의 차량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차종별로는 기아 K3(현지명 포르테)는 준중형차, 기아 K5(현지명 옵티마)는 중형차, 기아 스포티지는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차급에서 각각 1위에 올라 총 3개 차종이 ‘최우수 품질상’을 수상했다.
현대차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는 준중형차, 현대차 싼타페는 중형 SUV, 기아 쏘렌토는 어퍼미드 SUV, 기아 카니발(현지명 세도나)은 미니밴 차급에서 우수 품질상을 받았다.
이와 같은 결과는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회장의 2대에 걸친 ‘품질경영’에 총력을 기울인 결실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1998년 J.D 파워가 평가한 자동차 품질 테스트에서 현대차가 품질평가 꼴찌를 차지했다.
이 결과에 큰 충격을 받은 당시 정몽구 회장은 자동차 품질강화에 직접 나섰고, 향후 현대차의 운명은 품질향상에 있다고 결심하고 품질개선에 전력을 다했다. 또 2001년 서울 양재동 신사옥으로 옮긴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 지시로 1층 로비에 ‘품질상황실’ ‘품질회의실’ ‘품질확보실’을 설치했다. 당시 품질상황실이 24시간 운영되면서 세계 각국 주요 지역에 퍼져 있는 자동차 딜러들과 치밀한 에프터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품질과 관련된 고객의 불만사항을 일일이 접수 처리했다. 여기서 수집된 품질정보보고서(QIR)로 작성한 데이터를 생산 현장 임직원들이 100% 정보를 공유하면서 현대차는 점진적인 개선을 해나갔다.
뚝심있는 ‘품질 경영’이 우연이 아닌 실력으로 ‘내구 품질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자동차그룹 중 가장 우수한 내구품질을 거둔 배경에는 품질향상에 대한 전 부문의 끊임없는 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신차품질조사(IQS)와 함께 자동차 품질 평가의 양대 척도로 여겨지는 내구품질조사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결과가 앞으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판매 확대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