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열차 정면충돌, 최소 43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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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열차 정면충돌, 최소 43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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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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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명 탑승 여객열차, 화물열차 충돌해 탈선·화재
사흘간 국가애도기간 선포…교통부장관 사임 발표

그리스 중부에서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열차 2대가 정면으로 충돌해 최소 40명이 숨지고 85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현장에서 구조·수색 작업이 끝나지 않은 상태여서 인명 피해는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그리스 공영 방송사 ERT는 최대 60명의 생사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AP, 로이터 통신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밤 자정이 조금 안 된 시각, 그리스 중부 테살리아주 라리사 인근에서 여객 열차와 화물 열차가 정면충돌해 여객 열차의 일부 객차가 탈선하고 불이 붙었다.
여객 열차는 수도 아테네에서 출발해 북부의 제2 도시 테살로니키를 향하고 있었으며, 승객 342명과 승무원 10명이 타고 있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화물 열차는 테살로니키에서 라리사로 가고 있었다.
사고 당시 여객 열차는 지하터널을 막 벗어나 고속으로 주행하던 중 마주 오던 화물열차와 정면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 사고로 현재까지 43명이 숨지고 8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부상자 85명 중 66명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중 6명은 중태에 빠져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소방 당국은 전했다.
일부 승객은 강력한 충격 때문에 객차의 차창 밖으로 튕겨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시신은 사고 현장에서 30∼40m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됐다.
한국인 피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리스 당국자들은 테살로니키를 향하던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 상당수가 긴 주말 기간 축제를 즐기고 돌아오던 대학생들이었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구급차 수십 대가 투입됐으며, 화상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인근 병원에 비상경보를 발령했다고 덧붙였다.
그리스 경찰은 두 열차가 어떤 경위로 정면충돌하게 됐는지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해 라리사 역장을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은 라리사 역장이 여객열차 기관사에게 선로 변경을 잘못 지시한 탓에 두 열차가 같은 선로를 달리다 충돌한 것으로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사고 현장의 철도 신호기가 작동하지 않았다며 기술적인 결함으로 인한 사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각에선 그리스의 노후화한 철도 시스템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그리스는 여전히 철로가 하나밖에 없는 단선 구간이 많고, 신호 및 자동 제어 시스템도 설치되지 않은 지역이 많다"고 지적했다.
현지 SKAI에 방송된 영상에서도 탈선된 열차 칸들은 창문이 깨지는 등 심하게 훼손됐고 두꺼운 연기 기둥이 공중으로 치솟는 모습이 보인다. 인근 도로에는 부서진 열차 잔해가 흩어져 있다.
코스타스 카라만리스 교통부 장관은 현지 언론에서 "그리스 사상 최악의 열차 사고"로 부르는 이번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그리스 정부는 3일까지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하고, 모든 공공건물에 조기를 게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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