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휴가지' 워케이션 확산…모시기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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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휴가지' 워케이션 확산…모시기 경쟁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3.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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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인구 증가·경제 활성화 장점에 전국서 사업 개발 분주
"수요자 유치 중요하지만 다양한 공급자 참여·지원책 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등 근무방식에 변화가 생기면서 휴가지 또는 관광지에서 업무를 보는 '워케이션'(Worcation)이 주목받고 있다.
사무실에 틀어박힌 답답한 근무방식을 벗어나 '산으로 출근해서 바다로 퇴근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일과 휴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근무공간의 제약이 없는 정보기술(IT) 기업을 중심으로 워케이션이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이에 지방자치단체들은 생활인구 증가와 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앞다퉈 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관계인구' 잡아라 : 워케이션 시장 선점을 위한 지자체 간 '모시기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일회성 관광이나 쇼핑 등에 그치는 '교류인구'와 달리 교류와 정주의 중간 지대에 있는, 지역과 다양한 방식으로 지속해서 관계를 맺는 '관계인구'의 증가는 인구 감소와 경기 침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강원도는 2021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평창과 고성에서 공식 워케이션 프로그램 운영을 시작했다.
당시 참가자 29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87%가 '업무가 원활하게 진행됐다'고 답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았다.
이에 강원도는 사업을 선점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7개 기업과 워케이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했고, 지난해 5개 시군에서 운영한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올해는 8개 시군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지난 2월 6일 부산역 근처 아스티 호텔에 '부산 워케이션 거점센터'를 개소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또 인구 감소지역인 서구, 동구, 영도구와 인구 관심 지역인 중구, 금정구에 위성센터를 10곳가량 조성하고 시내 전역에 파트너 센터를 구축해 숙박과 관광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전북도는 지난달 문을 연 관광기업센터에 60평 규모 공유사무실을 마련해 관광객들이 갑작스레 발생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앞으로 지역 대표 관광지인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공유사무실 20개소, 숙박시설 50개소, 카페 100개소를 확보하고 휴가지 원격근무 관광상품을 지속해서 발굴해 기업고객 1천 명을 유치할 계획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관광지 유동 인구 증가에는 제한적 효과가 있겠지만, 휴가지 원격근무 조성으로 장기체류형 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일하면서 쉬세요" : 워케이션 최적 조건으로서 깨끗한 자연환경이 손꼽히면서 지자체들은 저마다 유명 관광지의 자연 친화적 감성을 내세워 워케이션 수요 잡기에 분주하다.
가장 주목받는 곳은 '산'과 '바다'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올해 '문무 워케이션 빌리지 조성사업'을 한다.
경주 토함산 자연휴양림에 힐링 워케이션 거점을 조성하고 내륙과 해양의 역사문화관광 자원을 연계한다.
여기에 일과 쉼 균형을 위해 휴양림을 활용한 쉼터, 산책로 등 휴식공간을 만들고 치유·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가까운 동해에서 해양레저, 문화관광 등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부산 해운대구도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공유 오피스를 마련하는 등 해양 휴양형 상품을 개발해 해운대형 워케이션 환경을 갖출 예정이다.
해운대구에는 첨단복합산업단지로 조성된 센텀시티 인근에 해운대해수욕장과 송정해수욕장이 있어 지리적으로 워케이션 최적지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한국관광공사에서 발표한 워케이션 하기 좋은 지역에 선정된 경남 남해군은 올해도 서울산업진흥원과 워케이션 사업을 이어간다.
남해군 관계자는 "남해군은 자연 친화적인 지리적 요건과 감성 레저를 즐길 수 있는 여러 요소를 갖추고 있다"며 "이런 강점을 바탕으로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확장해 남해의 매력을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 "다양한 주체가 협업해야" : 이렇듯 지자체 간 워케이션 수요 잡기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단순히 관광마케팅 관점에서 관 주도로만 사업이 진행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원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정책톡톡'을 통해 아직 관광 부문에 국한된 정책적 해석으로 인해 지역 인구감소 문제나 워케이션 관련 비즈니스의 창출 등 더 광범위한 관점에서 이를 바라보는 데 한계점을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업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공공 부문만이 아니라 숙박업소 등 지역의 다양한 민간 공급자들이 참여해야 함은 물론 도시재생과 스마트 부문 등 다양한 주체들이 협업해야 한다는 견해다.
연구를 진행한 이영주 선임연구위원은 워케이션을 단순히 원격지에서의 휴양으로 보기보다 휴가의 소비, 관련 전후방 산업 연계 강화, 지역 활성화 등 다양한 이슈들과 복합적으로 검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위원은 "워케이션 수요자 유치도 중요하지만, 지역 내 워케이션 공급자들을 위한 보다 촘촘한 지원책 마련, 스마트워케이션 정책 지원을 위한 행정환경 정비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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