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최악의 불황…“희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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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최악의 불황…“희망이 없다”
  • 박종욱 Pjw2cj@gyotongn.com
  • 승인 2004.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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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에 걸친 경기침체에다 고유가 행진이 이어지면서 택시 운전자들의 고심도 깊어가고 있다.
열악한 근로환경과 저임금, 교통사고 위험 등으로 택시운전 기피현상이 두드러져 지역마다 운행을 중단하고 차고에서 낮잠을 자는 차량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영업에 나선 택시들도 빈차로 도로를 배회하며 승객찾기에 급급해 하는 등 사상 초유의 택시불황을 실감하고 있다.
택시운전 경력 14년차인 김수장씨(K운수·51)는 “IMF 때도 이렇지는 않았어요. 지난 달엔 월급 72만원에 입금 맞추고 남겨서 집에 들고 간돈을 합하니 109만원이더군요. 아이 둘이 곧 개학인데 앞이 캄캄합니다”라고 말했다.
유준근씨(개인택시 사업자·59)는 “승객을 찾아다니는 것도 낭비라는 생각이 들어요. 기름값이 하도 올라 빈 차로 다닐 수도 없고…. 저는 식대를 줄이려 아예 도시락을 들고 나와요.”라며 손을 내 저었다.
서울택시업계는 장기불황에 유가 인상으로 경영난을 호소하며 종사원들 몰래 업체 매각을 추진하는 4∼5곳 있을 정도다. 이들 업체는 회사를 운영하면 할수록 적자가 늘어나고 있으나 채무 관계로 내놓고 폐업 이나 매각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은밀히 양수자를 물색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가장 큰 어려움은 아무래도 불황의 여파로 인한 승객감소와 유가 인상 부분. 그나마 버텨주던 운전자들도 하나둘씩 이직 또는 전직을 해 나가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운전자 구하기에도 지쳐 있다.
운전자들 역시 “택시운전은 못할 짓”이라며 이탈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택시노동조합 관계자는 “더 이상 택시산업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사업자나 운전자 가릴 것 없이 파산할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을 호소했다.
택시노련이 올 투쟁 목표로 ‘택시운전자에 최저임금제 적용’을 정한 것도 이같은 이유다.
반면 택시업계는 ▲면세 LPG 공급 ▲운임 부가세 완전 면제 등 세제 지원과 함께 ▲택시차령 연장 ▲요금제도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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