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마스크 의무 해제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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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마스크 의무 해제 무색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3.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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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가 보여 습관적으로 쓰게 돼…마스크 없이 다닐 수 있게 돼 좋아”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20일 충북 청주시에서 버스 기사가 마스크 착용 안내문을 떼고 있다.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20일 아침 시민들의 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1월 말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고, 이날부터는 대중교통에서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됐지만 대부분 평소처럼 마스크를 쓴 채로 출근길에 나섰다.

이날 오전 5시 40분께 서울 지하철 9호선 고속터미널역에서 중앙보훈병원행 열차를 기다리는 12명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였다. 역 안에서는 코와 입 아래로 마스크를 내린 '턱스크'였다가 지하철이 들어오자 부랴부랴 코끝까지 마스크를 당겨쓰는 승객도 눈에 띄었다.

같은 시각 2호선 신도림역과 1호선 서울역·종각역의 풍경도 마찬가지였다.

신도림역에서 대림역 방향으로 가는 열차를 기다리는 승객 중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한 시간 동안 '노마스크' 승객은 3명뿐이었다.

도봉산 방면 1호선 열차 안에서 만난 정숙진(64) 씨 역시 "남들이 다 쓰고 있어서 벗기가 좀 그렇다"며 "남들 벗으면 그때 가서 벗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전 7시께 지하철 3호선 신사역에서 탄 대화 방면 열차의 첫 번째 객차에 탄 승객 23명 중 마스크를 안 쓴 사람은 1명뿐이었다. 두 번째 객차는 31명 중 2명만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세 번째 객차에서는 승객 34명 모두가 마스크를 썼다.

KTX나 버스 안에서도 마스크를 벗은 시민은 드물었다.

이날 오전 서울역에서 부산으로 가는 KTX 객실 안 승객 18명도 전원 마스크를 착용했고, 강릉행 KTX 객실에서는 24명 중 1명만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오전 6시 10분께 종로3가 정거장에서 개포동 방향으로 가는 143번 버스에 올라타니 승객 20명 중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은 단 한 명뿐이었다. 이 버스는 약 15분 동안 7개 정거장을 통과해 승객 14명이 탑승했지만 전부 마스크를 쓴 채였다.

유일한 노마스크 승객인 권모(30)씨는 아예 마스크를 들고나오지 않았다며 "실내에서도 다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는데 대중교통에서만 쓰게 한 건 애초에 맞지 않았다"고 했다.

택시 승객도 대다수가 마스크를 썼다. 오전 8시 30분께 용산역 앞 택시승강장에 서 있던 17명 중에서 16명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심현정(39) 씨는 "마스크 쓰는 게 습관이 되기도 했고 기사가 불편해할까 봐 택시에서도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13년차 택시 기사 이모(72)씨는 "이미 외국도 다 (마스크를) 벗지 않았느냐. 우리도 대중교통에서도 진작에 마스크를 벗어야 했다"며 반색했다. 이 씨는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로 운전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일부는 드디어 규제가 풀렸다며 홀가분한 마음을 표현했다.

서울역 대합실에서 만난 박동환(21)씨는 "마스크를 쓰면 답답하고 여드름이 나서 불만이었다"며 "이제 자율화됐으니 벗고 다닐 수 있어 좋다. 다른 사람 눈치 볼 일도 없다"고 말했다.

공교롭게 이날 서울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질 만큼 대기질이 좋지 않은 것도 마스크를 내려놓지 못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마스크를 쓴 채 버스에 탑승한 김순덕(70)씨는 "면역력이 약해 대중교통 안에선 계속 마스크를 쓸 생각"이라며 "안전 때문에 내 동년배 사람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쓸 것 같다"고 말했다.

대중교통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에 맞춰 지하철 내 안내방송 내용은 권고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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