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노사협상 조기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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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버스 노사협상 조기타결
  • 김덕현 기자 crom@gyotongn.com
  • 승인 202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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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1시 넘어 합의 도출…조정 전 지원 전국 첫 사례
9차 교섭 후 조정신청…임금 3.5% 인상, 복지기금 5년 연장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노동조합 간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이 정식 조정 절차에 들어가기 전인 29일 조기 타결됐다.

노사는 전날 시작된 제2차 서울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 사전 조정회의에서 이날 오전 1시 15분 협상을 최종 마무리했다.

주요 합의 내용은 임금 3.5% 인상, 복지기금 5년 연장 등이다.

올해 협상의 노사정 간 핵심 쟁점은 임금인상률이었다.

사측과 서울시는 지난 28일 밤늦은 시간까지 2% 초반의 임금 인상안을 고수했다.

노조는 올해 경제성장률과 물가인상률 전망치를 근거로 노동자 생활임금 확보의 필요성을 요구했다.

결국 몇 차례 조정 과정을 거쳐 지노위가 ▲운전직 호봉별 시급 3.5% 인상 ▲정비직 월 임금 총액(개근수당 제외) 3.5% 인상을 조정안으로 제시했고, 노조가 이를 수용하면서 합의에 이르렀다.

임금인상률은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5.1%)에 다소 못 미친다.

또 조합원과 자녀들에게 주어지는 학자금과 1년에 2차례 지급하는 복지 선물의 제원이 되는 학자금과 복지기금을 2024년 6월 1일~2029년 5월 31일까지 5년 연장했다.

해당 기금은 2024년 5월 31일 만료될 예정이었다.

이밖에 다른 협약은 노사 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결국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번 노사 협상 조기 타결에 따라 올해 시내버스 전 노선은 차질 없이 운행한다.

조정 전 지원제도로 임단협이 타결된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앞서 조합과 노조는 지난해 12월 14일부터 3월 21일까지 9차례에 걸쳐 교섭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이달 21일 지노위에 사전 조정을 신청했다.

지금까지는 노사 간 감정의 골이 깊어져 더는 합의의 여지가 없는 상태로 교섭이 결렬된 후 조정을 신청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지노위에서 주관하는 15일의 조정 기간 노조에서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하고 찬성으로 가결되면 파업을 예고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지난해에는 2차 조정회의까지 간 끝에 파업 돌입 2시간 40분 전인 4월 26일 오전 1시 20분께 협상이 타결됐다. 노사는 조정 기한인 자정을 넘기며 마지막까지 머리를 맞대 극적으로 합의에 이르렀다.

노조는 이날 회의에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서종수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이 참석해 시와 사측에 전향적으로 입장을 바꿀 것을 압박했다고 설명했다.

김태기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도 조정 과정에서 중재를 맡았다.

시는 올해 파업 돌입을 20여 일이나 앞둔 시점에서 협상이 타결돼 시민에게 안정적인 교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시내버스 노사와 시가 합심해 더 안전하고 편리한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점곤 서울버스노조위원장은 “어려운 외부 환경 속에서 노동위원회의 적극적인 조정으로 노사정이 조금씩 양보해 교섭이 원만하게 타결됐다”며 “임금 등 모든 것이 만족스럽진 않지만, 노사정이 열린 자세로 현안들을 계속 논의해 나가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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