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콜 줄자 '지지기' 사용 다시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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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콜 줄자 '지지기' 사용 다시 기승
  • 김덕현 기자 crom@gyotongn.com
  • 승인 2023.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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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업계 골머리…불법 매크로 앱, 근본 차단 어려워
카모 “유통 관련자 법적 조치 진행 중…사용 시 제재” 경고

최근 서울지역 택시업계에서 요금 인상과 경기 불황 등으로 택시 이용이 줄자 속칭 ‘지지기’로 불리우는 불법 매크로 앱과 기기 사용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지기를 사용할 시 강력하게 제재하겠다며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매크로 프로그램’인 지지기 앱은 단속을 피해 계속 진화하고 있어 원천 차단이 쉽지 않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지역은 지난 2월 1일부터 기본요금이 1천원 오르면서 택시 호출 앱 이용자 수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개인택시 부제가 해제되면서 택시 공급대수가 늘어나 ‘야간 승차난’은 옛말이 됐다.

문제는 이같은 택시 이용자 수 감소가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관계자는 “통상 택시요금이 오르면 1~2달은 일시적으로 이용자 수가 감소하지만, 요즘은 내수경기가 워낙 침체된 탓에 길게는 6개월 정도 이러한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렇게 택시 콜수가 줄어들면서 일부 택시기사들이 지지기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지기’는 스마트폰에 부착하는 ‘콜잡이 기계’와 ‘매크로 프로그램(앱)으로 나뉜다. 콜을 빨리 잡거나, 원하는 지역 등을 설정해 나머지 콜은 거절하는 등 골라잡을 수 있다.

현재 인터넷 택시 커뮤니티에서는 ‘어떤 지지기가 좋다’, ‘복지충전소에서 보따리장사가 국산 똑딱이를 얼마에 판다더라’하는 등의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는 지지기 사용 적발 시 제재 조치를 내릴 것이라며 경고에 나섰다.

카카오T 택시팀은 지난달 28일 ‘불법 프로그램·기기를 이용한 콜 처리 기사 제재 안내’라는 공지를 통해 “공식 기사용 앱 외 콜을 확인 및 수락하는데 직·간접적으로 편법 이익을 얻고자 활용되는 모든 비정상적인 앱과 물리적 기기의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며 “이는 카카오모빌리티와 기사 사이의 계약 위반 행위로 민법상의 불법 행위에 해당하며, 동료 기사들과 이용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로 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불법 프로그램 유통 관련자는 법적 조치가 진행 중이고, 일부 혐의자들은 공소가 제기돼 형사 절차 중”이라며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콜을 확인 및 수락하는 것을 확인한 기사들에게는 별도의 안내 SMS를 발송했으며, 이후 계속해 탐지 및 적발될 경우 별도의 제재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이 플랫폼 운영업체들은 지지기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지만, 소프트웨어의 경우 사전 차단에 한계가 있다.

IT업계 경력 20년차인 김영남씨(44)는 “콜 받는 속도를 분석해 부정 클릭이라고 판단하면 콜 자체를 못 받도록 조치할 수 있지만, 앱 화면을 그림으로 스캔한 뒤 문자로 재해석하는 방법을 쓰거나 보안프로그램을 피하는 방법으로 매크로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하면 사전에 차단하기는 사실 힘들다”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매크로를 이용한 시장질서 교란을 제재할 법적인 기준이 현재 명확하지 않은 것도 문제다.

국회에는 지난해 발의한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 제한 내용 관련 법들이 아직 계류 중이다. 때문에 현재 매크로를 적발하면 사안마다 판단해 업무방해죄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같은 한계로 인해 택시업계뿐 아니라 플랫폼을 사용하는 화물정보망이나 퀵서비스, 배달대행 업계에서도 ‘지지기’는 오래된 골칫거리다.

전국개인소형화물연합회 관계자는 “택시보다 먼저 화물 정보망 사업쪽에 지지기가 있었고, 현재도 음성적으로 만연해 있다”며 “매크로 프로그램은 바이러스 같은 거라 백신을 만들어도 또 변형해 만들어져 없어지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국민주택시노조 관계자는 “프로그램이든 물리적인 기기든, 플랫폼 운영업체가 불법을 감지 못할 수는 없다”며 “업체들이 좀 더 감시 인력과 운영을 강화하고, 적발 시 강력한 페널티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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