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캠페인] 배달이륜차 요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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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캠페인] 배달이륜차 요주의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3.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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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교통안전을 위협하는 많은 요인들 중 최근 들어 이륜차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배달문화가 확산되면서 배달 이륜차 운행이 급속히 늘어나 이들 이륜차에 의한 교통사고도 크게 증가했다.

최근 코로나19 엔데믹시대를 맞으며 배달 이륜차 증가세가 한풀 꺾이고 운행빈도도 다소 낮아졌다고 하나 여전히 배달이륜차는 교통현장을 질주하고 있다.

빨리 달려 더 많이 배달할수록 수입이 높아지므로 배달이륜차 스스로 과속·난폭운전 등의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 것이다.

 

최대한 피해 가는 게 사고 위험 줄이는 요령

 

이륜차 스스로 사고 위험 감수하는 경향 뚜렷

“위험해도 더 빨리 달려야 더 많이 벌 수 있다”

사고 가능성 줄이려면 법규준수·안전운전 기본

 

대도시를 중심으로 배달이륜차의 수송수요가 급증해 언제 어디서나 만나게 되는 이륜차는 신속한 이동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자주 다른 자동차들과 트러블을 일으킨다.

그러나 이륜차는 과속·난폭운전은 물론 폭주행위 등으로 사고의 위험은 높으나 보험·교육 등 관련제도가 미흡한 실정이다.

경찰청 조사에 따르면, 가장 위험한 교통수단으로는 이륜차(76%)가 맨 먼저 꼽혔으며, 트럭(52.7%), 택시(34.4%), 버스(26.8%)가 뒤를 이었다.

교통신문이 지난 2022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사업용 자동차 가운데 가장 자주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수단’으로 전체 응답자의 65.2%가 ‘배달용 이륜차’라고 응답했으며, 또 ‘가장 자주 교통법규 위반을 하는 수단’으로도 전체 응답자의 66.3%가 배달용 이륜차를 지목했다.

실제 도로교통공단의 교통사고분석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교통사고는 2018년보다 6% 감소(21만7147건→20만3131건)했지만, 이륜차 교통사고는 같은 기간 22% 증가(1만5032건→1만8375건)했다.

이륜차 교통사고 치사율은 7.6%로 승용차 2.3%, 화물 4.2%에 비해 2∼3배나 돼 위험도가 높다. 연령층별 발생건수는 청소년층인 20세 이하가 가장 높았으며,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이나 아직도 전체 이륜차 사고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이런 현상은 영업운행에 있어 속도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여기고 있는 배달업무의 특성에, 학교 등에서 체계적인 안전교육을 받지 못하고 경험자의 조언을 위주로 운전을 한 것이 주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륜차 교통안전의 핵심은 ▲차체 안전도 취약성 ▲충돌 등 접촉 시 저항력 부족 ▲운전자의 안전의식 미흡 ▲단속 소홀 ▲관리 규정 미흡 등을 꼽는다. 이에 따라 사업용자동차 운전자 대부분은 이륜차를 ‘움직이는 시한폭탄’으로 보고 있다.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에 따르면, 서울을 포함한 7개 도시 및 지방에서 이륜차를 운전하는 사람 22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1.7%가 250cc이상의 대배기량 이륜차를 소유하고 있으며 대배기량 이륜차가 최근에는 더욱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의 52.2%가 2종 소형면허를 취득해 운전하고 있으나 무면허 운전도 3.5%를 차지했다. 이들은 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책임보험도 응답자의 39.6%만 가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가입이 낮은 이유로는 ▲영세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부담 및 보험에 대한 인식 부족 ▲사고율이 높아 대인·대물만 인수, 자손·자차 등 보험사의 종합보험 기피현상 ▲최근 사용 신고 시에만 책임보험 가입 사실을 확인한 후 사후 확인체계가 미흡하다는 점 등이다. 이같은 이유로 최근 배달이륜차 보험 문제 해결을 위해 공제조합 설립이 추진돼 머지않아 업무를 개시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배달이륜차의 잘못된 운행행태를 보면, 회전 금지 교차로에서도 통상 하위차로 직진 후 우측 횡단보도 또는 정지선 앞 교차로 내에서 대기하다 직진신호가 멈추면 느닷없이 불법 좌회전을 한다.

이륜차 정지선 준수율도 문제다. 경찰청 조사에 따르면, 이륜차의 준수율은 36.3%로 전체 자동차의 평균 87.8% 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신호 준수율도 이륜차가 현저히 낮아 대형 교통사고의 주범으로 지적되고 있는 실정이다.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있을 때도, 적신호 때도 이륜차가 그냥 달리는 경우는 흔히 목격된다.

이처럼 이륜차는 모든 자동차 운전자에게 위협적 존재가 돼 버렸다. 특히 도시의 구석구석까지 운행하는 택시에 있어 이륜차가 심각한 위협이 된지 오래다.

조명구(59·서울·택시운전자)씨는 “횡단보도 정지선에 서 있다 출발 신호가 들어오면 신호가 바뀌는 것보다 먼저 달려나가는 이륜차 때문에 아찔한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이러한 일이 계속되다 보니 이제는 신호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륜차의 움직임을 보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신호대기 등으로 밀리는 상황에서도 차량 사이사이를 비집고 이동하는 이륜차는 다른 자동차들에게 당연히 위협이 된다.

밀려 서있는 상황이므로 앞차가 움직이면 그 뒤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나 이륜차의 존재를 감안하지 않으면 큰 봉변을 당한다고 한다.

최상호(61·경기·택시운전자)씨는 “밀리는 도로에서 서 있다 앞차만 보고 움직였다가는 낭패를 당한다. 이륜차는 차들 사이로 머리만 내밀고 움직이는데 이걸 정확히 보고 피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움직일 때도 이륜차가 있는지 없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상돈(63·서울·택시운전자)씨는 “어디서건 이륜차가 발견되면 무조건 속도를 줄이고 이륜차 동정을 살피는 것이 버릇이 돼 버렸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어떤 상황에 빠지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라며, 이륜차의 예측불가능한 운전행태를 지적했다.

택시 운전자가 이륜차와의 사소한 사고조차 두려워하는 이유는 또 있다. 이륜차 운전자가 상대적 약자이기 때문이다. 사소한 접촉이 발생했을 경우 택시는 차 외부에 자국이 남을 정도지만 이륜차는 넘어져 운전자가 도로에 나뒹구는 상황이 된다.

안전모를 착용했다 해도 부상을 모면하기 어렵다. 사고에 대한 과실을 판단해 절반씩 책임을 물어야 할 때도 택시에는 보상할 게 거의 없지만 이륜차는 인적 피해와 물적 피해 모두 발생해 피해액의 절반을 택시가 물어야 한다. 이쯤되면 택시가 이륜차를 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이륜차에 대한 관리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이륜차와의 교통사고에 연관되지 않기 위해서라면 택시 스스로 법규를 준수하고 안전운전을 유지하며, 사고에 대처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일반적인 대응요령으로는 ▲택시 근처로 이륜차가 접근해올 때는 바로 속도를 낮추고 핸들 조작 등을 최대한 자제한다 ▲앞서 달리는 이륜차를 발견했을 때는 가능한 속도를 낮춰 이륜차가 멀리 앞서 가게 하거나 아예 차로를 변경해 이륜차와 거리를 두고 옆을 지나친다 ▲정지신호 등에 의해 정차해 있다 다시 출발할 때는 이륜차의 존재를 반드시 확인해 이륜차가 완전히 출발하고 난 다음 출발한다 ▲승강장에 승객을 하차시킬 때 후방에서 이륜차가 접근하는 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한다 등이다.

따라서 배달이륜차와의 트러블로 인한 교통사고 가능성은 여전하다. 이륜차업계와 지자체, 유관기관의 이륜차 교통안전에 관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택시 스스로 이륜차 교통사고로부터 안전하기 위한 노력과 대책을 확립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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