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이 코앞이다.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함 이상의 한기를 느낄 정도로 기온이 떨어져 머지않아 영하의 기온이 찾아올 것 같다.
11월은 가을의 끝이자 겨울이 시작되는 시기다. 이 시기의 기상특징은 높은 기온 차와 불규칙적인 바람의 영향으로 내륙에는 안개가 발생하기도 하고 특히 서리가 내리며 후반에 가면서 지역에 따라서는 영하의 기온이 시작되기도 한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11월은 계절의 변화가 안전운전에 변수로 작용하기도 한다. 특히 낮시간이 현저히 짧아져 운행 중 예상보다 이른 시간에 어둠이 깔리거나, 아침에는 일출이 자꾸만 늦어진다. 직업 운전자들은 이같은 상황에 적응하는데 다소 어려움을 느낀다고도 한다. 실제 성큼 다가온 이른 일몰시간에 부적응해 초저녁 접촉사고 등을 일으킬 확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돼 있다.
일몰은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현상으로, 운전자의 시인성이 갑자기 저하되는 경향이 강하다. 해가 지는 시간대인 일몰은 하루 중 교통사고 다발 시간대의 하나다. 이 또한 운전자의 시인성 저하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기 때문이다.
큰 일교차 등 외부환경 변화에 잘 적응해야
길어진 밤시간 맞춰 야간운행 관리를
운전자 개인별 운행일지 작성 바람직
‘잠 잘자야 건강’…숙면, 안전에 도움
일몰은 밤과 낮의 경계시간대로 전조등을 켜도 보행자나 차량의 식별이 확연하지 않고 주위의 밝기도 전조등과 비슷해 운전자의 시인성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특히 종일 운전대에 앉아 있는 버스 운전자의 경우 눈에 피로가 쌓여 시인성이 저하돼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시간대는 가능한 주행속도를 낮추고 방어운전에 주력한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일이 중요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의 운전요령은 일단 점등운행을 주의해야 한다.
자동차의 등화장치로는 전조등·안개등·차폭등·미등·후진등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일출·일몰시간대와 구름이 많이 낀 낮시간 어둑한 상황에서라면 자동차의 존재여부를 알리고 차량의 너비를 표시하는 기능의 차폭등 점등은 필수적이며, 뒤에서 오는 자동차에게 자동차의 존재를 알려주는 미등도 함께 점등해 다른 차량이나 보행자에게 내 차의 존재를 명확히 해둘 필요가 있다.
안개 낀 지역을 운행할 때는 우선 감속하고 차폭등과 미등을 켜서 자신의 차량 존재를 알리며, 하향전조등이나 보조전조등을 켜 전방 시인성을 확보해야 한다. 안개가 낀 지역을 통과할 때 주의사항으로는 시인성을 높일 목적으로 상향등을 켜는 일이 있으나 이는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 빛이 안개에 의해 굴절현상을 일으켜 운전자의 시야를 혼미하게 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이 계절의 무시할 수 없는 현상은 밤의 길이가 빠른 속도로 길어진다는 점이다. 밤의 길이가 길어지면 운전자가 하루의 운행스케줄을 조정해야 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주간운전이 용이한 사람이 있는 반면, 야간운전에 능숙한 운전자도 있어 버스운전자마다 개인적인 편차가 있을 수 있으나 가을이 깊어지거나 겨울이 다가올수록 심야시간이 길어져 운전패턴을 여기에 맞춰야 하므로 심야시간대 운전에서의 휴식과 식사, 수면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
만약 야간운전에 익숙한 운전자라면 이 시기의 계절적 영향은 적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야간운전보다 주간운전이 편하다고 하는 운전자의 경우 밤의 길이가 자꾸만 길어지는 이 계절은 특별히 안전운전에 신경을 써야 한다.
한편 운전자들은 이 시기 자동차의 외부 기온이 떨어지기 때문에 운행시간 내내 유리창을 완전히 차단한 채 운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아침·저녁으로 추위가 느껴질 때 난방을 작동하기도 한다.
하지만 난방은 운전자의 긴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기도 하고, 더러 졸음을 유발하기도 하기 때문에 자주 환기를 하거나 온도가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같은 계절적 변화요인이 뚜렷한 시기는 운전자 역시 계절병에 빠져들 가능성이 농후하다. 버스운전자에게 가을은 운전하기 좋은 계절이기도 하지만 장시간 운전하는 직업운전자에게는 체력 문제로 인해 교통안전에 이상이 생길 수 있는 계절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가능한 한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직업운전자의 수면과 휴식은 일반인의 그것과는 다른, 좀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피로하다고 무턱대고 잠만 잔다면 수면 뒤의 일상적 리듬이 오히려 깨져 심각한 피로가 야기되기도 한다.
따라서 아무리 피로해도 무계획적 수면이나 휴식은 지양하되 미리 수면시간을 정해 취침하고 잠에서 깨면 적당한 운동으로 신체에 활력이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컨디션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밤과 낮의 길이가 하루하루 느껴질 정도로 급하게 바뀌는 이 계절에는 수면 장애를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인체가 밤낮의 길이 변화에 미처 따라가지 못해 일어나는 현상이나, 이것이 반복되면 직업운전자에게는 심각한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근무 중 졸음이 찾아오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나, 이것이 안전운전을 저해할 수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수면 시간이 들쭉날쭉하거나,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비록 운전 중 졸음이 찾아오는 정도는 아니라 해도 낮시간 내내 피로감이 사라지지 않고 무기력하거나 신경이 예민해질 수 있으므로 무엇보다 양질의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편 시외버스나 고속버스를 운행하는 운전자에게 나타날 수 있는 현상으로 노선에 따라 낮과 밤의 근무조가 바뀌는 경우 휴식이나 수면 외에 별다른 운동의 기회나 시간이 부여되지 않는 점도 운전자의 신체적 안정을 유지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운전 패턴으로 인해 안전운전을 우려해야 하는 운전자는 될수록 무리한 운행을 삼가되 가능한 한 규칙적인 노선 운행과 운행시간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운전자는 운행을 하지 않는 시간대라 해도 과격한 운동은 삼가고 가벼운 운동을 이어가면서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
마지막으로 주목할만한 점은 이 시기의 연중 가장 큰 폭의 일교차다. 일교차는 하루를 기준으로 가장 낮은 온도와 가장 높은 온도의 차를 말한다. 그런데 이 시기가 연중 일교차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계절이다. 아침에는 일부 지역에서 0℃ 가까이까지 떨어지는 기온이 낮시간 정오를 넘기면서 최고 17~20℃까지 올라가는 곳도 있다. 그런 정도는 아니지만 주요 도시의 경우 5~10℃에서 18~20℃를 오르내리는 일교차를 보이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의학적으로는 일교차가 10℃를 넘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건강에 이상현상이 초래될 수 있다고 한다. 인체가 급격한 외기 온도 차이에 반응해 급기야 감기에 걸리거나 호흡기 질환, 심하면 심혈관계 이상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노선버스 운전자가 아침 최저기온을 감안해 다소 두터운 옷을 입고 출근했다가 낮시간 급격히 올라가는 기온에 땀을 흘리거나 더위를 느끼게 되면 건강에 이상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이 계절에는 가벼운 옷차림 위에 겉옷을 겹쳐 입고 출근해 낮시간에는 겉옷을 탈의해 외기온도의 영향을 최대한 적게 받는 지혜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환절기를 슬기롭게 넘기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알뜰주부가 가계부를 쓰듯 운전자가 자신의 건강과 업무의 양, 휴식과 수면 등을 정확히 기록하는 운행일지를 작성하는 일을 권한다.
하루의 운행시간과 운행거리, 수면시간, 식사시간과 양 등을 빠짐없이 작성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운행패턴을 수립, 이를 최대한 준수하는 것이 안전운행을 위한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가장 확실한 대처요령이라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