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논쟁 파문 크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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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논쟁 파문 크게인다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1.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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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경차기준 문제제기로 촉발된 현대, 기아자동차와 대우자
동차간의 경차크기 논쟁이 자동차업계의 초미의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
다.
현대자동차가 자동차공업협회를 앞세워 재정경제부와 산업자원부, 건
설교통부등 관계요로에 건의서를 제출, 경차기준 확대를 기도하자 대
우자동차는 현행기준 고수여론을 등에 업고 이에 강력 대응하고 있다.
이번 경차문제는 현대, 기아차 연합세력이 대우차의 회사경영 악화로
대응능력이 떨어진 틈을 타 수년간 묶여왔던 경차문제를 이번기회에
완전히 해결한다는 입장인 반면 대우차는 최후의 보루인 경차부문을
지키기 위해 현대, 기아차의 상도의와 정부의 신뢰성을 앞세워 배수의
진을 치고 있는 형국.
양측의 대립이 첨예해지면서 이들 3사를 회원사로 두고 있는 자동차공
업협회와 경차기준을 정하는 건설교통부도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
어느 일방의 손을 들어줄 경우 다른 한쪽으로부터 심한 반발을 살 것
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건교부와 자공협회는 양측 관계자들을 참석시킨 가운데 연
일 회의를 거듭하고 있으나 뾰족한 묘안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경차기준 확대할 것이냐, 아니면 현 수준을 고수할 것이냐는 것은 문
제의 열쇠를 쥔 건교부의 입장에서 보면 아주 간단하다.
건교부는 경차문제가 처음으로 불거졌던 지난 95년부터 당사자합의 원
칙을 고수해 왔다.
즉 현대, 기아, 대우차등 경차를 생산하는 당사자들이 경차기준을 확대
나 축소에 대해 합일점을 찾은 뒤 건의서를 제출할 경우 이에 응한다
는 것이다.
때문에 이번 경차기준 확대문제도 3사가 합의를 해올 경우에는 별다른
이의없이 받아들인다는 입장이다.
그러면 경차기준은 확대하는 것이 옳은가, 아니면 현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옳은가.
현대, 기아차는 경차기준 확대 논리를 경차에 대한 정부의 우대책에도
불구하고 경차규제로 폭이 너무 좁아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점, 상품성
열세로 서유럽 수출기반 상실이 우려된다는 점, 현행 규격으로는 국내
외의 강화되고 있는 환경.안전규제 강화계획에 대한 대응이 불가능하
다는 점, 경차폭을 확대하면 경차 신모델과 리터카간 플랫폼 공유가
가능해져 국내외 시장에서 보다 값싼 가격으로 경차를 공급할수 있다
는 점, 그리고 경차폭 확대등으로 경차보급이 활성화되도록 하면 에너
지 절약과 교통난 해소등으로 국민경제에 이익이 된다는 점등 5가지를
내세우고 있다.
이에 맞서는 대우차는 경차기준 확대는 저소득층 승용차 소유욕구 충
족, 국가에너지 절감, 주차및 교통난 해소, 건전한 소비문화 정착등 당
초 경차보급을 위한 정부시책에 어긋난다는 점, 현재의 경차 규격은
경차의 보급취지, 해외사례, 국내 개발능력 등을 감안, 89년 개발 당시
부터 정부와 업계가 협의해 결정된 사항인 만큼 정부정책에 대한 국민
및 기업의 신뢰도 저하가 우려된다는 점, 경차폭이 확대될 경우 에너
지 비용증대, 도로점유율, 주차면적 증대로 도시교통난 가중및 대기오
염 유발이 우려된다는 점, 경차규격을 확대할 경우 가격경쟁력 약화로
수출에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온다는 점, 그리고 정부시책에 호응, 위험
을 무릎쓰고 선 투자를 한 선도업체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점을 반
대논리로 내세우고 있다.
이들 양사의 주장을 종합해 보면 결국 현대차는 경차기준을 배기량
1000cc미만, 폭 1.6m로 상향조정함으로써 내년부터 생산할 월드카 TB
와 경차생산라인을 공유함으로써 수천억원의 추가 설비비용을 줄이겠
다는 계산이며 대우차는 1000cc급 엔진개발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현 체제를 고수하겠다는 것이다.
양측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대부분의 자동차 전문가들은 한국경차의
장기적 전략 측면에서 볼 때는 현대차의 주장이 타당성이 있다는데 의
견을 같이하고 있다.
즉, 내수시장의 경우 자동차 구입패턴 상향이동에 대응할 수 있고 수
출시장에서도 르노 트윙고나 피아트 세이첸토, 포드 카 등과 대등하게
경쟁할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측이 이해당사자인 대우차측에 사전에 한마디 협의도 없이
관계기관에 건의서를 제출하고 언론에 흘려 자사에 유리하게 여론화시
키는등 궁지에 몰린 대우차를 몰아부친 점은 동종업계의 상도의에 어
긋난다는 지적이 많다.
현대차가 지난 20여년간 대우차를 진정한 동반자로 생각해 왔다면 적
어도 대우차에게는 경차시장이 야말로 마지막 보루라는 점을 감안, 사
전협의를 통해 합의점을 도출하는 현명한 방법을 택했어야 했다는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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