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성 변호사의 미래교통] 모빌리티 핵심 인프라 정밀도로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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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성 변호사의 미래교통] 모빌리티 핵심 인프라 정밀도로지도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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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을 처음 시작했을 때 차에 지도를 구비해 지도를 탐색하고 이정표를 유심히 보면서 초행길을 다녔던 기억이 있다. 지도가 머릿속에 있고 교통 흐름의 패턴을 잘 아는 것이 능력으로 평가되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나 내비게이션이 대중화되면서 지도를 볼 일이 거의 없어졌고, 누구나 빠른 길을 손쉽게 갈 수 있게 됐으며, 교통 흐름이 실시간으로 수집돼 최적의 경로로 목적지까지 이동하게 됐다. 지도 데이터는 이동의 효율성과 신속성에서 나아가 지금은 지도 데이터와 측위 데이터가 결합돼 수요응답형 호출 서비스, MaaS(Mobility as a Service)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 발전의 리소스(resource)가 됐다.

정밀도로지도는 차의 위치, 교통 규제선, 경로 설정, 도로 상황, 도로시설, 교통 표지를 3차원으로 표현한 전자지도이다. 법적 정의에 의하면, 정밀도로지도란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측량성과로서 자율주행자동차의 운행에 활용 가능하도록 도로 등의 위치정보와 속성정보가 포함된 정밀전자지도를 말한다(정밀도로지도의 구축 및 갱신 등에 관한 규정 제2조 제1호). 정밀도로지도는 독립적 자율주행차의 인지·판단 능력을 향상시키고 차량 간, 차량과 인프라간 협력 주행의 기본 인프라이다.

자동차 주행에 사용되는 지도는 경로를 탐색하는 지도인 내비게이션 지도(항법지도, Standard Definition Map)이다. 내비게이션 지도는 도로 단위의 정보를 표시하는 정도의 정밀도를 지닌 반면, 정밀지도(High Definition Map)는 정밀도가 0.2m에 이르기 때문에 신호등, 도로의 표지, 도로 중심선, 경계선 등 육안으로 보는 것보다 더욱 상세하고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자율주행기술은 아직 사람의 인지능력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사람의 인지능력을 뛰어넘는 정밀지도의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자율주행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외부의 상황을 인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차량의 위치, 측위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밀지도는 측위의 기준이 돼서 측위의 정확도를 높인다.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기본측량, 공공측량을 통해 지도 등 측량성과를 만들어 공간정보를 구축하고 관리한다. 우리나라는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국토의 효율적 관리와 국민의 소유권을 보호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장관은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를 위해 정밀도로지도를 구축 및 갱신할 수 있다. 장관은 민간 활용 촉진을 위해 무상으로 제공할 수 있다. 도로 관리청은 도로노선의 변경, 도로표지, 신호기, 안전표지 등 자율주행의 안전운행에 영향을 주는 도로부속물이 변경된 경우 등 정밀도로지도 갱신이 필요한 사항이 변경되면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통보해 정밀도로지도 구축 및 갱신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22조). 정밀도로지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동형측량시스템(MMS, Mobile Mapping System)을 이용해 구석구석 직접 돌아다니면서 측량을 한다.

우리나라는 2019년 고속도로, 2022년 일반 국도까지 자율주행용 정밀도로지도 구축이 완료됐다. 이를 국토정보플랫폼을 통해 무상으로 제공해 모빌리티 기본 인프라를 구축했다.

3차원 정밀지도는 현실을 디지털 가상세계로 구현한 디지털트윈과 접목돼 자율주행 기술, 모빌리티 서비스의 시뮬레이션, 나아가 스마트 시티를 구축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그런데 앞으로 해결해야 하는 법적, 안보, 경제 이슈도 많다. 그 중 하나의 이슈가 지도의 국외 반출 허가의 문제이다.

지도, 측량용 사진은 국토교통부 장관의 허가 없이 국외로 반출할 수 없다(공간정보의 규칙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 제21조). 국가에서 지도를 구축하고 갱신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세금이 들어가고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기밀정보도 지도에 들어간다. 외국계 기업이더라도 우리나라에 서버를 두고 지도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면 국외반출이 아니므로 문제되지 않지만 해외 서버로 지도 데이터를 반출하는 것은 허가를 받아야 한다.

2016년 구글이 우리나라의 정밀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신청했으나 허가받지 못했고, 작년 애플도 국외 반출 허가를 받지 못했다. 이에 대해서 국제 산업 생태계와 단절되는 ‘갈라파고스 규제’라는 비판이 있다. 이는 비단 지도 서비스의 문제가 아니라 메타버스, 자율주행 등 지도 데이터를 소스로 하는 4차 산업 기술 생태계에서 우리나라가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로 귀착된다. 모빌리티 서비스는 다양한 다국적 기업들이 생태계를 조성하므로 반드시 풀어야 하는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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