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의 선거전 치르는 서울개인택시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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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의 선거전 치르는 서울개인택시업계
  • 박종욱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1.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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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민주주의 실천의지 확고

- 비용부담 호소…간선제 전환 주장 나와

- 실천가능한 공약으로 봉사 나선 후보도



오는 24일로 예정된 서울개인택시조합 임원 선거가 운수업계 사상 최대의 입후보 등록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 내부적으로는 조합 최고 집행부를 새로 짜고, 지역 조직을 재편성하다는 의미를 갖지만, 일반인들에게는 특정업계 행사로는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이래저래 선거전 전 과정과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합 이사장을 비롯, 18개 지부 지부장과 부지부장, 45명의 대의원을 한꺼번에 뽑는 이번 선거의 입후보자수는 이사장 출마자가 10명, 지부장 출마자 40명, 부지부장 출마자 44명, 대의원 출마자 90명이 선거전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1개 선거구에서 최소 4명, 많게는 6~7명을 선출해야 하는 매머드 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이렇게 뽑을 자리가 많고, 입후보자가 많아지면서 선거는 자연 과열 양상을 보이며, 막바지를 향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그러나 여느 경우처럼 선거전이란 가열되면 가열될수록 부정선거 여부가 언제나 도마위에 오른다. 하지만 개인택시업계의 특성상 워낙 많은 감시의 눈이 작동하고 있기에 현재까지는 그런 우려는 거의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문남 선거관리위원장은 “선관위원을 본부에 5명, 지부마다 3명씩 두고 있어 철저하게 깨끗한 선거를 치르고 있다”며 “일부 선거 과정에서 선거운동의 적법성 등 이의를 제기하는 사례가 있긴 하지만 후보자 숫자를 감안하면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입후보자들의 고충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가장 큰 애로는 역시 돈 문제.

이화중 동부지부장 출마자는 “직선제 선거라 돈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 해서 차라리 대의원에 의한 간선제로 바꾸든지, 아니면 공영제 방식으로 하든지, 어떤 변화가 있어야 할 거란 생각이 든다”고 말하고 “이렇게 되면 선거 후유증이 나타나 업계에 악영향은 물론 대외적으로도 좋지 않은 이미지로 비쳐지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공영제를 한다 해도 문제는 있어 보인다. 막대한 선거비용을 전부 조합이 부담해야 하는 것이 맞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선거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 가산을 탕진한 입후보자의 사례가 개인택시업계에 적지 않았고, 또 그렇게 치른 선거에서 승리한 후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이권에 개입해 중도에 낙마한 사례도 한두번이 아니다.

이같은 개인적 문제와는 별개로 조합 역시 선거라는 행사가 곤혹스럽긴 마찬가지다. 절대 중립을 지키며 깨끗한 선거를 치르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다.

그래서 나온 말이 ‘보고도 못봤고, 듣고도 못 들었고, 알고도 모른다’는 것이다.

직선제의 경우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가지만, 이번 선거를 위해 조합이 제작하는 선거관련 인쇄물 제작 비용만도 1억원 이상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이같은 선거가 업계 내부의 풀뿌리 민주주의의 정착이라는 점에서 선거가 갖는 의미를 부정하기도 어렵다.

중랑지부장 후보로 나선 이인성씨(사진)는 “평생 몸을 던져 일해 온 지역 업계에서 평가를 받는 기회라는 점에서 선거에 나섰다”며 “악화된 개인택시운송사업의 구조적 문제 해결에 동참하고 현장 조합원들의 애로를 덜어드린다는 심정으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실에 맞는 요금 인상 추진 ▲카드 결제 수수료 인하 및 통신료 면제 ▲이직 위로금 상향 조정 등 공약사항을 빼곡이 적은 메모를 보여줬다. 실천 가능한 현안들을 해결해 조합원들에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입후보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선거가 갖는 의미는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많은 숫자의 자리를 한꺼번에 직선제로 뽑아야 하는데 따른 부담은 조합원이나 조합 모두에게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선택은 언제나 그들의 몫이요, 결과도 그들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 속에서 조합원들은 ‘그들만의 세계’에서도 민주주의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주체로서의 자부심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이상택 기자, 박종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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