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부담감 떨치고 조급심 버려야 사고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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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부담감 떨치고 조급심 버려야 사고 줄어
  • 박종욱 Pjw2cj@gyotongn.com
  • 승인 2003.0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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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의 경우 행정구역 등 일정한 지역을 근거로 운행하는 특성상 고속도로나 지방 국도에서 흔히 발생하는 대형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러나 운행빈도가 높고 지형지물과 도로사정을 잘 아는 택시운전자에 의한 지역내 운행이 장기간 계속되면서 자칫 운전자세가 방심해지거나 해이해지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택시교통사고의 유형으로 심야 과속에 의한 보행자사고, 횡단보도 침범으로 인한 횡단보행자 사고, 무리한 지그재그 운행으로 인한 주변 차량과의 접촉사고가 꼽히고 있다.

◇심야 과속

택시는 영업운행 시간과 거리가 길면 길수록 수입금이 높아진다. 그러나 최근 대도시 지역의 교통사정상 차량 운행이 빈번한 낮시간대에는 체증과 혼잡으로 택시가 적정수익을 올릴 수 있을 정도의 운행을 하지 못한다.
그러나 퇴근시간이 지나고 대체적인 귀가운행이 끝난 시간대에는 도로가 비교적 덜 밀리게 되고 택시운행 속도도 자연스럽게 빨라진다.
이때 택시는 자주 과속의 유혹에 빠지게 된다. 일정 수입을 올려야 하는 택시가 영업시간에 제약을 받는 상태에서 체증으로 운행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도로에 다소의 여유가 발생할 때 이를 적극 활용코자 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마치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꼼짝달싹을 못하다 도로가 어느 순간 뻥 뚫리게 되면 필요 이상으로 과속을 하게 되는 경우와 흡사하다. 이를 일종의 보상심리라고 지적하는 전문가도 있지만 아무튼 체증이 심하면 심할수록 체증 해소 이후에는 과속이 급증, 이로 인한 교통사고 위험도 덩달아 증대되는 것이다.
심야 혹은 새벽시간대 택시의 속도는 천차만별이겠지만 적어도 승객을 태우고 상업운행을 하는 택시 평균 속도는 대략 시속 100㎞를 넘는다는게 일반적인 평가이고 보면, 대도시 시내구간에서는 백이면 백 속도위반으로 단속대상이 된다.
하지만 시가지 도로에 익숙한 많은 택시운전자들은 과속단속카메라 위치를 미리 인지, 과속을 자행하면서도 단속에 적발되는 사례가 없다고 하니 이같은 행위를 자제시키는 것은 스스로 안전에 대한 주의력을 높이는 길 밖에 없을 것이다.

◇횡단보도 사고

자가용 승용차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한 어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시내 구간에서 자가용 운전자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존재는 택시며 그 다음으로 버스를 지목하고 있다.
자가용 운전자, 즉 일반인들에게 택시가 가장 두렵다고 느끼는 점은 바로 능숙한 운전기술, 도로사정에 밝은 운행환경 인지도, 또한 서둘러야만이 수익을 올릴수 있다는 경제적 절박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서 서둔다는 것은 차량을 가능한 빨리 움직이는 행위를 의미한다. 따라서 택시의 경우 과속이 잦은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또 한가지 문제점은 서두르는 행위가 보행자 등 반드시 보호돼야 할 교통행위자의 안전을 심각히 위협하는 횡단보도상에서의 그와같은 행위다.
횡단보도는 운행중인 모든 차량이 신호에 따라 일시적으로 정지해야 할 배타적 규범이다. 단순히 신호위반으로 적발되지 않기 위해 정지선을 지켜 횡단보도상에 멈춰서는 것이 아니라 무단으로 횡단보도를 침범할 경우 횡단 보행자에게 치명적인 위협으로 작용, 대부분의 경우 사고와 무관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답답한 도시구간 도로를 운행하는 택시의 경우 체증으로 영업수입이 현저히 떨어짐으로써 일단 승객이 탑승하게 되면 가능한 신속히 운행, 수입을 올려야 하며 그렇게 승객을 수송한 다음 또다른 승객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
따라서 그렇게 조급한 심리적 상태에서는 교통을 제어하는 여타의 문리적 장치에 대해 긴장감이 해이해지는 등 횡단신호나 횡단보도를 침범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횡단보도 사고가 택시 교통사고에 있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지그재그운전

“택시운전자만큼 운전기술이 탁월한 사람들이 있겠습니까.”
이는 정신없이 차량들 사이로 빠져나가는 택시 때문에 아슬아슬한 접촉사고의 위험을 느낀 어느 시민의 하소연이다.
택시운전자의 경우 운행시간과 경력이 쌓이면 쌓일수록 도로에서의 운전테크닉은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빼곡이 들어찬 고가 진입로도 어느 샌가 옆으로 비집고 들어가 손 한번 들어주면 끼어들기를 하는가 하면 앞차가 조금만 천천히 간다고 여겨지면 가차없이 추월하는 장면은 전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그만큼 택시운전자들의 운전기술 수준이 높은 것은 알만한 일이다. 하지만 그와같은 운전테크닉이 지나쳐 생활화된 경우는 실상 위험하기 짝이 없다.
밀리고 막힌 도로에서의 탈출이나 지름길을 알고 적절히 찾아가는 등 직업적 노하우는 별개로 정상적인 운행과정에서 운전솜씨를 과신, 마구잡이로 추월과 과속에 끼어들기 등을 반복하는 행위는 보는 이도 아슬아슬하지만 결국 정상적으로 운행하는 많은 자동차들보다 교통사고를 일으킬 확률이 더 높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 역시 택시운전이라는 직업적 특성상 가능한 빨리, 더많이 움직여야 하는 문제가 원인으로 꼽히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안전이 담보되는 범위 이내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다소 속도가 느린 시내버스나 여성운전자·고연령층이 운전하는 차량 등 자신보다 더 빨리 달릴 수 없는 차량을 발견하면 가차없이 따라잡고 추월하는 행위는 실제로 같은 시간동안 운행하는 다른 차량에 비해 불과 10% 이내의 주행거리 증가효과 말고는 반대로 사고 위험은 10배 이상 증가한다.
또한 그와같은 운전행태는 주변의 운전자들에게 심리적 불쾌감과 비난의 대상이 돼 택시에 대한 인식을 훼손시키는 중요한 요인이 되므로 반드시 삼가야 한다.

◇개선방안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경제적 부담감을 떨쳐내는 일이다.
택시의 경우 빨리 달려 더많은 손님을 수송하지 않으면 영업수지를 맞출 수 없는 사업특성이 있으므로 운전자들이 무리운전을 감행하게 된다.
그러나 교통사고가 발생할 경우 운전자는 운행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 또는 사고처리 등으로 시간 손실이 초래돼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되며 사업자도 사고로 인한 보상과 차량 수리정비, 사고처리를 위한 행정수요 발생 등으로 시간·경제적 손실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된다.
따라서 택시운송사업에 있어 교통사고는 경영을 현저히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간주되고 있는 바 사업자나 운전자 모두 교통안전이 경영안정에 절대적 전제조건이란 점을 인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운전자의 경우 ‘운전은 습관’이란 말처럼 가능한 무리하게 운행하지 않으려는 주의력과 자제력을 체질화 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건 교통사고로 이어질만한 행위는 결코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식을 철저히 함으로써 운전자 스스로의 안전은 물론 승객인 시민, 또다른 운전자의 안전에 각별히 주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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