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잘하면 고객이 몰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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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잘하면 고객이 몰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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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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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 2404]

한달 평균 수입 450만원
이사 의뢰 1개월 전 예약 필수


지난 몇 년간 지속된 불경기에 올해 들어서는 부동산경기까지 꽁꽁 얼어붙어 국내 이삿짐 업계는 일거리가 없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업계는 올해 이삿짐 물량은 IMF 때의 절반 수준으로 이삿짐 업계 최악의 해라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KGB물류그룹이 운영하는 '예스 2404'는 밀려드는 작업요청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사세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8월 한달 평균 2천797건의 이삿짐 의뢰가 들어왔으나, 1년 후인 지난달 평균 4천760건으로 거의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소사장제로 운영되고 있는 '예스 2404'에는 총 70여 팀이 속해 있으며, 팀별 한달 평균 작업건수는 25건에 달한다. 국내 이삿짐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있는 상황에서도 '예스 2404'에 이사를 의뢰하려면 한 달 전에 예약을 해야 할 정도다. 그렇다면 왜 이 업체만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것일까. 그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예스 2404'의 서비스 현장을 따라가 봤다.<편집자>


지난 2일 오전 8시 서울시 양천구 목동 8단지에 이삿짐 차량 4대가 줄줄이 들어왔다.
KGB물류그룹의 포장이사 전문 브랜드인 '예스 2404' 소속 46팀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차량에서 내려 이학종 팀장의 간단한 주의사항을 듣고 분주히 움직였다.
이날 이사할 집은 17층.
평소에는 차량 3대(각 1명)과 도우미 아줌마 1명 등 총 4명이 1팀을 이루지만 이날은 짐이 많아 이 팀장이 42팀에 지원을 요청해 1명이 늘었다.
46팀은 우선 1층 화단 옆에 사다리차를 대기시켜 놓고 팀원들은 17층으로 올라가 이삿짐을 준비해 온 박스에 부지런히 정리하고는 곧바로 짐을 내리기 시작했다.
오전 8시부터 시작된 작업은 2시간여 후인 10시께 마무리 돼 이사할 지역인 부천시 소사구 S아파트로 이동했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집 열쇠가 없어 짐을 운반하지 목하고 마냥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도착한지 2시간이 넘었는데도 이사할 집의 주인이 열쇠를 가지고 오지 않았다.
이만하면 짜증날 만도 한데 뭐가 좋은지 이 팀장과 팀원들은 계속 장난을 치며 웃었다.
열쇠가 없어 일을 못하고 있는데 뭐가 그리 즐겁냐는 질문에 이 팀장은 "우리가 짜증나는 것보다 오늘 이사하는 고객이 (우리에게)더 미안하고 짜증날 것"이라며, "우리까지 화를 내면 서로 얼굴 붉히는 일밖에 없지 않겠냐"고 대답했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 이사하는 고객(세입자)은 땀을 흘리며 뛰어와 연신 미안하다며 아이스크림을 내밀었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30분쯤 기다렸을까 드디어 기다리던 집 열쇠가 도착해 짐을 옮기기 시작했다.
2404의 요금은 5t 차량 1대 분량을 기본으로 35만원을 받고 있다.
이날 이사한 집은 짐이 많아 1.5t 1대를 더 사용했기 때문에 추가비용 12만원과 고층 사다리 사용료 12만원 등 총 69만원이 들었다.
69만원은 얼핏 생각하면 비싸 보이지만 이사를 해 본 사람은 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이삿짐 시장에서 각 업체에서 제시하는 가격이 평균 35만원∼50만원 수준인데, 이는 추가 차량과 사다리차 사용비용을 뺀 가격이기 때문이다.
46팀은 아무리 작업량이 밀려있어도 하루 1건 이상 작업을 하지 않는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이 같은 업무방침은 파격적이라 할 수 있다.
이 팀장은 "솔직히 하루에 1건씩 하면 시간이 남을 때도 많지만 회사방침이 돈보다 서비스가 우선이고, 우리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회사의 방침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이사를 맡겨본 고객이 입소문을 내주고 이것이 우리의 가장 큰 재산"이라며, 사람좋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는 "앞으로도 하루 1건 이상은 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1건 이상 하면 돈은 벌지만 상대적으로 서비스 질이 떨어져 차츰 고객으로부터 외면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삿짐 경력 6년차인 이 팀장이 안산에 있는 한 이삿짐 업체를 그만두고 지난해 11월 2404로 옮긴 것은 자신의 사업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라 한다.
"2404는 소사장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팀장은 물론 팀원까지 모두 사장입니다. 다른 회사에 근무하는 동료들은 일거리가 없다고 아우성인데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가 좋아서인지 이달도 하루밖에 쉬지 못할 정도로 오더가 이미 다 잡혀있습니다."
이 팀장의 말대로 사실 브랜드 이미지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예스 2404 소속의 소사장은 매달 20만원(부가세 별도)만 내면 본사에서 방송 및 신문에 광고를 내 브랜드 가치를 높여주고 있다.
또 본사에서 매달 서비스 교육을 통해 실적보다 고객들이 자사 홈페이지 게시판에 게재하는 '칭찬 글'을 더 높게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각 소사장들도 회사의 방침에 따라가지 않을 수 없어 자연스럽게 서비스가 향상되고 있다.
46팀은 이런 측면에서 회사방침과 가장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할 수 있다.
46팀은 시간이 좀 늦더라도 뒷 마무리를 깔끔하게 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사하고 남은 쓰레기는 반드시 회수하고, 청소 하나까지 세심하게 마무리 해 준다.
이로 인해 46팀을 찾는 고객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다른 팀의 경우 회사가 일거리를 주는 경우가 많지만 46팀은 고객이 인터넷상에서 직접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2404가 국내 최초로 '직거래제'를 이삿짐에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 팀장은 "2404 홈페이지에 우리 팀을 지목하는 횟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기분이 너무 좋다"며, "일거리가 많아진다는 점도 좋지만 고객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는 것 같아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46팀은 고객들이 이삿날까지 변경해 가며 찾는다고 한다.
46팀은 2404에서 가장 서비스가 좋은 팀으로 손꼽힌다.
KGB 본사에서 매달 실시하고 있는 업무평가에서 1위를 독차지, 가장 먼저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명예의 전당에 오르면 그만큼 서비스가 좋다는 것을 회사차원에서 보장하기 때문에 고객들로부터 지목받는데 유리하다.
지난 8월 한달간 고객이 직접 인터넷을 통해 46팀을 지적한 건수는 86회로 독보적이다.
회사측에 따르면 이 같은 업무평가 시스템으로 인해 팀간 경쟁심리도 대단하다고 한다.
"현재 인기를 얻고 있는 66팀의 팀장과 얘기를 해 봤는데 당장 눈에 보이는 돈보다 장래를 위해 서비스를 우선한다는 점이 닮았더군요"
46팀이 작업을 하는 틈틈이 인터뷰를 하는 동안 돈은 얼마나 버냐고 슬쩍 물었다.
"한달 평균 1천500∼2천만원정도 벌어요. 소사장이 3명이니까 3등분하고 도우미 아줌마 일당 주고 나면 1인당 450만원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이 팀장이 말한 450만원은 순수익이 아니다. 총 수입에서 유류비 등의 지출을 빼고 나면 300∼350만원 정도가 된다 한다.
이 정도 벌이는 최근의 이삿짐 업계 사정을 생각하면 큰 돈이라 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이삿짐 시장은 끝 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는 이삿짐업계에 직격탄으로 작용해 평년 대비 30%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어 직종을 옮기는 업체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이사하는 집이 많이 감소한 탓도 있지만, 시장이 침체될수록 서비스가 좋은 업체를 찾는 업체와 그렇지 못한 업체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46팀은 장농·가전제품 등 부피가 큰 제품부터 나른 후 오후 4시가 넘어 잔 짐을 정리하고 작업을 마무리 지었다.
이 팀장은 "오늘은 집에 일찍 들어가서 좀 쉬려고 합니다. 내일 또 작업을 해야 하니까요."
집으로 향하는 46팀의 차량 위로 따스한 가을햇살이 내리쬐고 있었다.


<인터뷰>

박해돈
KGB물류그룹 회장

"회사 이익 고객에 드립니다"


"회사의 이윤을 없애고 고객과 소사장에게 보다 많은 이익을 가져다 드립니다."
박해돈 KGB물류그룹 회장의 경영방침은 독특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회사를 경영하는 것은 이익을 보기 위함인데 박회장은 예스 2404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지 않겠다는 경영방침을 갖고 있다. 박 회장은 "예스 2404서비스는 서민을 위한 이사서비스"라며, "수익은 고급 이삿짐 브랜드인 KGB(주)를 통해 거두고, 예스 2404는 고객과 소사장의 이익을 최대화하고 본사는 평생고객을 만들어 나가는 방식을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예스 2404는 어떤 회사인지.
▲예스 2404는 서민들을 위한 직거래 이삿짐서비스 업체다. 따라서 회사의 이익을 위해 소비자 요금을 인상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소사장제로 운영되는 예스 2404는 '서민 브랜드'라는 이미지에 맞게 32평 이하만 서비스를 해 준다. 8월 한달 간 고객의뢰건수는 1천400건이며, 매출은 월 평균 6억원 정도 된다.

-소사장제와 직거래서비스에 대해 설명해 달라.
▲소사장제는 회사가 멍석을 깔아주고 서비스 방향을 제시하면 소사장이 열심히 한 만큼 수익을 가져가는 것이다. 또 소사장 본인의 이름을 걸고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작업품질이 우수하고, 직거래로 인해 가격은 싸다는 장점이 있다.
직거래 서비스는 전화와 홈페이지(www.yes2404.com)를 통해 고객의 오더를 직접 받기 때문에 영업비나 광고비의 부담이 적어 고객의 이사요금을 낮추면서 소사장의 수입은 보장되는 제도다. 따라서 고객이 직접 팀을 선택할 수 있어 서로간의 신뢰를 높일 수 있으며, 서비스가 좋은 팀은 고객들이 적극 추천해 항상 일거리가 밀여 있을 정도다.

-회사의 상벌제도가 독특하다던데.
▲예스 2404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게시판에 '칭찬하기'와 '꾸중하기'란이 있다. 이 코너는 고객이 제공받은 이삿짐 서비스에 대해 직접 평가하는 것으로, 한달에 꾸중을 3번 들은 팀은 가차없이 회사에서 퇴출시킨다. 이와는 반대로 칭찬글이 올라오면 상대적으로 가산점을 줘 월말 서비스평가에서 1위부터 3위 팀에게 별을 달아 줘 총 6개가 되면 '명예의 전당'에 올려 그 팀의 서비스를 회사가 보증해 준다.

-이삿짐시장의 급격한 침체에도 예스 2404의 성장은 지속되고 있는데.
▲모든 시장이 그렇듯 수요가 많으면 누구나 일거리가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고객은 서비스가 좋은 업체를 찾기 마련이다. 그동안 서비스를 꾸준히 개선해 단골이 확보된 업체는 불황에 더욱 빛을 발할 수 밖에 없다. 호황기때 불황을 생각해야 하며, 시장변화를 빠르게 간파한 것이 성장의 주요 원인이 된 것 같다.

-예스 2404의 비젼을 말해달라.
▲소사장 5천여명을 정예화 해 전국 이삿짐 시장의 40%를 점유하는 것이 목표다. 아무리 수요가 많다하더라도 5천명 이상은 모집하지 않을 것이다. 그 이유는 내가 잘못하면 시장이 무너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예스 2404가 서민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 누구나 이삿짐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시장을 형성하는데도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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