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용 자동차 음주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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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용 자동차 음주운전
  • 박종욱 Pjw2cj@gyotongn.com
  • 승인 2003.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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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이 교통생활을 영위함에 있어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의 하나로 음주문화가 자주 꼽힌다.
우리 사회의 관행상 대인관계에서 술자리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한편으로는 우리 국민의 술을 즐기는 성향이 자동차대중화시대를 맞이하면서 음주운전이라는 새로운 골칫거리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음주운전은 그것이 일반인에게 있어서나 사업용 자동차 운전자에 있어서나 해악적 측면에서는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일반인의 음주운전은 1차적으로 당사자 개인의 문제에 국한될 소지가 많다.
만취해 이성을 잃은 경우를 제외하면 음주운전 상태에서 과속에 난폭운전을 범하기란 결코 용이한 일이 아니다. 우선 음주사실이 발각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특이한 행동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운전자가 조심을 해도 음주상태에서의 운전은 정상적인 경우와 다르다. 음주운전자 자신은 그렇지 않다고 믿지만 이를 보는 이들은 전혀 정상적이지 않은 운전행태를 쉽사리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음주운전은 백이면 백 외형으로도 표시가 난다.
일반인의 음주운전이 대부분 개인의 문제로 끝난다고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음주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야기할 경우 자신과 아무 상관이 없는 다른 사람에게 치명적인 손실을 끼친다.
음주운전이 극도의 반사회적, 반문명적 행위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같은 현상이 예기치 못하게 발생되기 때문이다.
일반인의 음주운전이 이렇다고 할 때 사업용 자동차 운전자의 음주운전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그것은 한마디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집단살인행위에 준하는 범죄행위라는게 객관적 평가다.
사업용자동차는 자가용 승용차와는 달리 일정한 자격을 지닌 사람에게 국가가 사업용 자동차 운행을 허가 또는 인정해야 비로소 운행이 가능하고, 비록 사업용 자동차 운행 자격을 획득한다 해도 운전자의 준수사항이 일반 승용차운전자와는 크게 다르다.
사업용 자동차는 사회적 공익성에 부합하는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므로, 운전자도 이에 부합하는 엄격한 행위양식을 가지도록 규제하고 있다.
이는 사업용 자동차의 경우 자신만의 공간적 이동, 즉 소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 국민의 교통편의를 위해 존재하기 때문에 그들의 안전과 편의가 무엇보다 소중하게 다뤄져야 한다는 본질적 특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사업용 운전자의 경우 극단적으로는 운행 도중 쉬고 싶을 때 마음대로 쉬어서도 안되며 운행 도중 개인적인 행동을 함부로 취해서도 안된다.
운행요령을 준수하며 승객의 요구 또는 운행에 관한 사회적 약속을 최우선으로 지켜야 할 책무가 항상 뒤따르게 된다.
이같은 사실을 전제로 할 때 사업용 자동차 운전자에 있어 음주운전은 결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며, 만약의 경우 그러한 행위가 있을 때 결코 용납돼서도 안될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사업용 자동차 운전자에게도 음주운전 행위가 더러 발견되고 있어 크나큰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운수업종별 음주운전 실태와 문제점 등을 알아본다.

◇버스

버스의 경우 노선을 운행하며 언제나 승객과 함께 호흡해야 하는 운행특성상 운전자가 음주상태에서 운전을 할 가능성은 가장 낮다.
또 회사에서 규칙적으로 배차하고, 운행하지 않는 시간에는 회사에서 휴식과 대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음주운전을 할 여지가 거의 없다.
또한 운행 도중 임의로 운전석을 이탈해 음주를 할 수도 없어 버스운전자에게 있어 음주운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전세버스

요주의 업종으로 꼽힌다. 물론 다수 전세버스운전자의 경우 음주운전 자체가 매우 위험한 행위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운행에 나서서는 결코 음주를 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으나 전세버스의 운행특성상 운전자의 음주가 다른 어느 업종보다 용이한 측면이 있다.
대도시지역이나 대도시 주변에서 통근·통학용 전세버스는 노선운행 버스와 유사한 운행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음주운전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지만 전국을 무대로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전세버스 운행은 운전자가 음주운전의 유혹에 빠질 우려를 안고 있다.
이를테면 관광객과 함께 관광지를 이동하다 식사시간 관광객의 권유로 한 두잔 술을 받아 마시는 경우가 없지 않으며, 특히 유원지 등으로 관광을 갔다 그곳에서 먹고 마시고 노는 여행객들과 함께 행동하다 마음이 느슨해진 사이로 관광객이 권하는 술에 그만 취하고 마는 경우도 생각할 수 있다.
또 한가지, 전세버스는 대부분 지입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운전자의 안전관리를 하는 사례가 드물고 운행 전 운전자의 음주상태를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만에 하나 운전자가 음주상태에서 차에 올라도 이를 적발해 내거나 제재할 방법이 없다.
물론 많은 전세버스 운전자가 스스로 음주운전의 폐해를 우려해 음주운전의 유혹을 엄격히 외면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른 가변성이 가장 높은 직종중 하나임에는 틀림없다는 게 일반적인 지적이다.

◇택시

택시도 승객과 가까이서 접촉하며 쉴새없이 운행하기 때문에 음주운전을 염려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다만 극히 일부지만 택시운전자가 식사시간에 반주를 곁들인 후 운전을 하다 음주사실이 발각돼 물의를 빚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택시 운행이 회사 차원에서 엄격히 관리하는 형태가 아니라 운행에 나서면 매사를 운전자 스스로의 판단에 의하고 있으므로 드물지만 근무시간중 음주를 하고 음주상태에서 운전을 하는 사례가 없지 않은 게 현실이다.
택시의 음주운전이 미미하지만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은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이 대부분 자가용 승용차를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택시는 단속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는 운전자의 자의적 판단이 음주운전의 유혹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이같은 사정은 법인택시나 개인택시 모두 비슷한 양상이다.

◇화물차

사업용 화물차도 음주운전에 그다지 자유롭지가 않다.
이같은 현상의 첫 번째 이유는 화물차 운전자의 경우 승객을 싣고 다니는 여객업종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도 운전자의 음주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 꼽힌다.
스스로 자제하지 않으면 얼마든지 음주상태에서 운전을 할 수 있는 여건이 화물차운전자에게는 부여돼 있기 때문에 사업용 자동차 운전자중 화물차 운전자의 음주운전이 비교적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화물차 운전자 역시 대부분 지입 또는 개인면허로 운행되기 때문에 업체 차원의 운전자 관리가 대부분 불가능할 뿐 아니라 일반화물운송업체 보유 차량의 경우 운행거리가 길어 운송 현장에서 숙박을 해야 하는 일이 비일비재해 아무런 통제가 없는 상황에서 운전자가 쉽게 음주의 유혹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심야 운행을 하는 화물차 운전자중 일부는 운행중 졸음을 피하기 위해, 또는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운행을 중단하고 식당을 찾는데 피로와 졸음을 피해 잠시 눈을 붙일 목적으로 음주를 하는 사례도 있어 한 때 고속도로 주변 식당에서의 운전자에 대한 주류 판매 여부가 도마 위에 오른 적도 있었다.
이처럼 화물차 운전자에 있어 음주운전은 다른 업종에 비해 용이하게 이뤄질 수 있는 개연성이 있고 이로 인한 음주운전 교통사고도 실제 끊이지 않고 있어 각별한 관리와 함께 운전자 스스로 음주운전의 유혹을 이겨내는 노력이 절실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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