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캠페인=도로정보 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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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캠페인=도로정보 숙지
  • 박종욱 Pjw2cj@gyotongn.com
  • 승인 2005.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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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 모르면 혼돈…사고위험까지


연말이면 지역도로 상황 변화많아
매달 지리정보 체크해 대비해야
경험·기억에만 의존하면 위험자초


화물자동차 운전자에게도 반갑지 않은 계절이 돌아왔다.
얼음이 얼고 눈이 내리며 도로가 얼어붙는 겨울은 주행자체가 긴장감의 연속이다. 그러다보니 이같은 상황에서의 운행에는 평상시 운행에 비해 훨씬 강도 높은 집중력과 주의력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아무리 주의해도 미처 예상하지 못한 사고의 위험에 빠져들기 쉽기 때문에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다.
지난 호에서도 언급한 바와 마찬가지로 이 계절에는 자동차의 각부도 자주 트러블을 일으킨다. 기온 급강하로 인한 이상작동은 경험적으로 미리 대비할 수 있다 해도 차체가 오래 될수록 부분품들의 노후화 또는 각종 오일류의 변질, 전선의 동결 등으로 어느 한 순간 오작동이나 작동 불능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겨울철은 화물차 운전자에게 이래저래 반갑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화물차 운전자들이 주행도중 특히 당황해 하는 현상의 하나로 자주 다니던 길이 느닷없이 다른 모습으로 바뀌어 있거나 주행방법 등이 달라져 애를 먹는 경우가 있다.
이같은 상황은 그저 현장 파악에 시간이 걸린다거나 우회함으로써, 또는 달라진 상황을 숙지해 지나치는 것으로 끝나면 별 문제가 없으나 이로 인해 교통사고의 위험이 뒤따른다는 점에서 주의를 요한다.
특히 지금같이 한 해의 도로공사 사업이 마무리되는 시점이면 더러 지방도로 곳곳에 도로가 새로 개통됐거나 다른 도로와의 접속부위가 옮겨진 곳, 접속방식이 변한 지역 등 운행상황에 변화가 필요한 곳이 나타난다.
이런 사정을 모르고 그 지역을 경유해 운행을 하는 상황에서 자주 운전자들은 당황해 사고의 위험에 노출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전국의 운행해야 하는 화물차 운전자들은 운행 목적지와 이동경로를 따라 사전 도로상황에 변화가 있는지 여부를 면밀히 파악해 운행에 나서야 할 것이다.
도로란 운전자가 느끼기에 익숙하면 할수록 안정감을 느끼게 되지만 전혀 낯선 곳이라면 일단 긴장감이 앞선다. 또 도로가 낯설면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지리정보조차 무용지물이 된다. 운전자가 분명히 운행해본 경험이 있는 지역이라고 믿고 별 다른 생각 없이 지나치려는 순간 이정표에 예기치 못한 표지가 나오고 전에 보지 못한 안내판이 등장하면 순간적으로 혼돈이 발생할 수도 있어 머뭇대는 사이 운행차의 진로가 애매해지는 것이다.
여기서 이같은 상황에서 교통사고를 겪어야 했던 화물차 운전자의 사례 한가지를 소개한다.
P씨는 21년 화물자동차 운전경력에 무사고 기간만 해도 16년째인 베테랑 운전자다. 그는 주방세제와 세면용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물량을 전국 군단위지역으로 운송하는 일에 거의 9년째 종사하고 있었다.
사고가 난 것은 지난해 11월 30일 경기도에서 물량을 싣고 전북지역 세곳을 옮겨가며 물건을 내려야 하는 일로 운행에 나선 그가 사고를 만난 것은 전북 익산주변의 신설도로에서의 일이었다.
그는 익산을 거쳐 다시 전북지역으로 돌아온다는 계획으로 익산에서 물건을 일부 하차한 다음 익산 시내를 빠져나와 우회도로를 따라 서해안고속도로 줄포 IC방면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가끔씩 운행해온 기억을 상기시키며 익산을 출발한 시간은 대략 오후 5시무렵 땅거미가 내리며 어두워지기 시작한 하늘에서는 진눈깨비 같은 싸락눈이 하나둘씩 내리기 시작해 P씨는 내심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그런데 익산 도심을 빠져나오자 말자 P씨는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에 마주친다. 지난 번 이곳에 들렀을때 한참 작업중이었던 도로공사가 끝이 나고 새로 도로가 뚫렸는데 P씨 목적지인 줄포 IC로 향하는 팻말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았다.
P씨는 일순 당황했으나 일단 주행한 다음 다음 이정표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조금 지나쳤다면 돌아오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주행을 계속하는데 줄포 방향을 안내하는 이정표는 찾아볼 수 없고 전혀 다른 지역을 알리는 이정표가 계속 나오자 P씨는 급기야 당황하기 시작해 처음부터 익산에서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차를 돌려 다시 익산으로 향했다.
그런데 익산으로 가는 도중 우측에 서있는 이정표에는 서해안 고속도로 방면이라는 안내가 보였다. P씨는 반가운 마음으로 그쪽을 향해 핸들을 틀었고 그렇게 10여분 진행하는데 좀은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다시 나타난 이정표는 P씨가 진행하는 쪽으로 계속가면 익산이 나온다는 표지를 써놓고 있지 않은가.
여기서 P씨는 급기야 혼란에 빠지고 만다. 다시 차를 돌려 익산 방향으로 가는데 이미 날은 저물었고 약한 눈발이지만 유리창에 내려 앉으며 시야마저 불편하게 했다.
P씨가 다시 확인한 이정표는 이번에는 익산 대신 전주방면이라고 알리는 것이 아닌가. P씨는 차를 도로 옆에 세우고 가지고 있던 지도를 들여다 봤으나 전혀 자기가 지나쳐온 길을 알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다시 차에 오른 P씨가 좌회전하면 익산이라는 이정표를 따라 차를 돌리고 나서 곧장 발견한 또다른 이정표에서 유턴을 하면 줄포IC라는 안내를 보고 이내 유턴을 하던 P씨는 끝내 맞은 편에서 달려오던 승합차에 의해 추돌당하는 사고를 격고 만 것이다.
P씨가 최후로 유턴한 지점은 유턴이 금지된 지점으로, 새로 뚫린 익산우회도로로 지리정보에 미숙한 운전자들에 의해 자주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곳으로 알려 졌다.
이 날 사고에도 불구하고 P씨는 큰 부상을 당하지 않았지만 추돌한 승합차 운전자의 부상과 자동차 수리비로 적지않은 부담을 감수해야 했다고 실토했다.
그는 도로를 너무 쉽게 생각했고, 그나마 11월 하순의 짧은 낮시간과 악천후도 예상하지 못했지만, 문제는 새로 생긴 도로가 어떻게 주변도로와 접속하는지를 전혀 모르고 막연한 기억으로만 주행을 고집하다 혼돈에 빠진 끝에 무리한 유턴을 감행하다 사고를 일으킨 것이었다.
전국을 운행구역으로 하는 화물차 운전자들에 있어 도로 지리정보 숙지는 이처럼 최악의 경우 교통사고의 원인이 된다고 하는 사실은 반드시 유념해 볼 필요가 있다.
그나마 낮시간이면 주변에 달리는 자동차가 많기 때문에 물어서라도 운행할 수 있고 그것이 여의치 않다 해도 일정 구간을 그냥 지나쳐 자신이 알만한 지점에서 다시 안정을 찾아 운행을 계속하면 되겠지만 P씨의 경우처럼 이미 어두워진 상황에서 전혀 알지 못하는 도로를 이정표만 쳐다보고 달리다가는 착각과 혼돈을 피할 길이 없다.
나중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P씨는 이정표에 나타나 있는 안내문 글자만 확인했을 뿐 방향을 오인한 결과였다. 따라서 그는 일정 지역을 두어 바퀴 반복해서 오고 가고를 거듭하다 결국 혼돈에 빠져 평상심을 잃고 무리한 유턴을 감행하게 된 것이었다.
해마다 지역의 도로는 모습을 달리 한다. 교통량이 변하고 지역 사정이 달라지면 도로도 변모한다. 도로의 노선이 변하는 경우도 있지만 도로주변의 사정과 신호체계, 이정표조차 달라질 수도 있다.
따라서 운전자는 최소 한 달에 한번은 새로운 지리정보를 습득해 운행해야 할 곳을 미리 점검, 달라진 도로로 인한 혼돈과 이에 따라 운행시간 지체 또는 교통사고 등을 사전 철저히 예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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