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계, '모럴 해저드' 한계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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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업계, '모럴 해저드' 한계에 달했다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3.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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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명망 있는 여행사의 대표가 회사 돈 수천 만원을 횡령하고 해외로 도피해 큰 충격을 던져 주고 있다.
더욱이 올 상반기 이라크전에 사스파문까지 겹쳐 극심한 여행경기 침체로 회사 직원들은 월급조차 못 받고 일하는 상황에서 한 회사를 대표하는 사람이 자기만 살겠다고 회사돈을 갖고 달아났다고 하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이 회사의 경우 지난 97년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발생한 적이 있어 직원은 물론 이 회사의 이름만을 믿고 돈을 맡긴 소비자들까지 허탈해 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올해 극심한 불황에 따른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일부(혹은 많은) 아웃바운드 여행사들이 현재 여행사(일명 랜드사)들에게 적게는 수백 만원에서 많게는 수천 만원까지 보증금을 요구하는 등 횡포를 일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피해도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되면 여행업계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나올만하다.
여행업계에서는 이번 일이 여름 성수기를 맞아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업계 전체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오히려 이번 사태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여행사가 얼마 되지 않는다는 점을 더 걱정하는 눈치다.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여행업계가 자생할 수 있는 자본력과 선진적인 경영방식을 도입하지 않는 한 제2, 제3의 온누리 여행사가 언제든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예컨데 그 방대한 시장규모에도 불구하고 거래소나 코스닥 상장 기업이 단 한 개 업체에 불과하다는 것은 여행업계가 얼마나 열악한 구조를 갖고 있는가를 반증하는 것이다.
언론에 수천 만원씩 들여 광고를 하면서 한국 대표 여행사라고 자칭하던 여행사들이 단 한 순간에 문닫는 나라, 조금 어렵다고 경영자가 회사 내팽개치고 도망하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라니 서글픈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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