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택배, 시장혼란 부추기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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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택배, 시장혼란 부추기지 말아야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4.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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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는 그 어느 해 보다 가격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돼 연초부터 머리가 아픕니다."
올해 택배시장 전망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업계의 한 관계자가 한 말이다.
지난해말 우정사업본부가 기존 개인택배사업에 이어 올해부터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택배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발표하자 기존 민영업체인 대한통운·CJ GLS·현대택배·한진 등 빅4사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우체국택배는 지난해 3분기까지 1천700만박스의 물량을 소화해 같은 기간 민영업체 중 가장 많은 물량을 기록한 현대택배(3천767만박스)의 45%에 달했다.
수치상으로 보면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지만 우체국택배물량이 각 민영업체의 주력물량(40∼60%)인 대기업 물량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수치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99년 우편물량이 급격히 저하하자 택배사업을 주력사업으로 육성키로 하고 민영업체 주도인 택배시장에 본격 참여, 2천원대(민영업체 5∼6천원대)의 낮은 요금을 무기로 급격히 성장했다.
이로 인해 매년 민영업계는 우체국택배가 가격파괴의 주범이라며, 우정사업본부측을 압박했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어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우체국택배가 대기업 물량에 대해서는 영업을 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그러나 올해부터 영업에 나선다 하니 대기업 물량 입찰과정에서 심각할 정도의 낮은 가격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본지가 지난해 택배업계의 가장 큰 고객인 홈쇼핑업계의 물류팀장과 인터뷰를 한 결과, 각 홈쇼핑업체는 현재의 서비스요금(박스당 3천원대)에 대해 크게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빅4사의 물량처리 시스템 규모와 비슷한 서비스만 제공해 준다면 기존 택배업체를 바꾼다는 입장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택배요금이 낮아진다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국내 택배시장 전체를 봤을 때 적정수준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서비스 수준이 예전의 소화물 서비스로 되돌아 갈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도 피해를 보는 셈이다.
우정사업본부가 올해 대기업 물량에 대해 영업을 하면서 터무니없이 낮은 단가를 제시해 또 다시 시장을 어지럽히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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