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의 무법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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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의 무법자들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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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시흥시에 사는 김영주씨(38세).
지난 달 23일 영업차 들렀던 서부화물트럭터미널 뒷길에서 당한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분이 풀리지 않는다.
부천방면으로 가던 중 유니폼을 입은 십여 명의 사람들이 3차로를 막고 무조건 갓길로 유도하는 수신호를 보내 법규를 위반한 줄 알았지만 '무료매연점검'이라는 표지판을 보고 구청 환경부서에서 차량 매연을 점검하는 행사쯤으로 여겼다.

그러나 이들은 "무료 매연측정을 하고 있다"며 보닛을 열고 머플러에 이상한 기기를 부착하는 등 부산을 떨더니 "매연측정 결과 기준치를 벗어났다"고 말했다.
그들은 또 "정밀검사에 불합격되면 폐차까지 감수해야 한다"며 자기 회사에서 개발한 제품을 부착하면 매연감소는 물론 연비까지 절감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홍보했다.

김씨는 찝찝한 마음이 들기는 했지만 8년 이상된 노후 차량의 검사기일도 다가온 터에 결국 29만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연료절감기를 부착했다.
그러나 며칠 후 있었던 정기검사에서 김씨는 매연 초과로 무려 5번이나 정비공장을 오가는 불편을 겪고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때는 이미 늦은 뒤였다.

이처럼 최근 한적한 도로에 '무료매연점검' 등의 표지판을 설치하고 지나가는 차량을 막무가내로 세운 뒤 연료절감기, 매연절감기 등을 교묘한 수법으로 강매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떳다방 식으로 이곳 저곳을 옮겨가며 물건을 팔고있고 환불이나 피해보상 요구에도 교묘한 수법으로 빠져나가고 있어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연료절감기 또는 매연절감기를 생산·판매하는 수십개의 업체는 마치 마이다스의 손처럼 최고 30% 이상의 연료를 절감할 수 있다는 등으로 과대광고를 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보호원 조사결과 시중에 나도는 제품 100%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
소비자보호원은 "소비자가 속기 쉬운 매연단속 또는 무상 점검 등의 방법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도로의 무법자들에게 속는 어리석은 소비자들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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