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려져서는 안될 교통체계개편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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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려져서는 안될 교통체계개편의 본질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4.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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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과 커다란 비난을 불러일으켰던 대중교통체계 개편이 실시된지 한달이 지났다. 이번 개편은 요금인상, 버스노선개편, 중앙버스전용차로제 등 시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사안들이어서 하나하나에 민감한 반응을 불러일으켰고 언론과 시민단체들도 이를 토대로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부었다. 또 이러한 폭발적인 관심과 지적때문에 문제점들이 조기에 공론화돼 이에 대처하는 서울시및 관련업계의 대처가 다각도로 이뤄진 것도 사실이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무엇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하나하나의 사안에 지나치게 매몰돼 이번 개편의 취지가 많이 흐려졌다 점이다. 살펴보건데, 오늘에 서울교통의 현실은 어떠한가.
교통인프라는 200만대 수용능력인데 차량은 280만대로 넘쳐나고 또 경기도에서 서울로 유출입하는 차량이 315만대로 모두 600만대가 움직이는 상황이다. 이로인해 수송율이 28%밖에 안되는 승용차가 도로의 72%를 점유하고 있다. 고유가에다 기름한방울 나지않는 나라에서 모두가 기름을 길바닥에 뿌려대고 있는 셈이다. 이로인해 대기오염은 갈수록 심각한 수준이고 하나의 대안인 지하철은 건설비용이 과다해 만성적인 누적적자에 시달려 결국 시민부담으로 귀결되고 있다.
이번 개편은 한마디로 효율적인 대중교통수송체계를 장기적으로 확립해 나가자는 것이다. 특히 서울 대중교통에서 버스의 수송분담율을 높이자는 것이다. 이를위해 중앙버스전용차로제를 실시하고 버스노선을 정비했으며 신교통카드시스템과 버스정보관리시스템(BMS)을 도입하고 요금체계를 새롭게 개편했다. 다만, 추진과정에서 준비미흡과 홍보부족으로 과도한 시민불편초래, 지나친 요금인상, 시스템미비 등이 워낙 크게 대두돼 개편 취지자체가 무색해질 수 밖에 없는 요인이 많았다. 그러나 당장의 불편함이나 하나하나의 사안에 지나치게 매달린 나머지 반드시 이뤄져야할 교통체계개편 자체가 크게 훼손되거나 본질이 흐려져서는 절대 안될 것이다.
또 서울시도 시민들의 불만을 당장 면피하기위해 장기적 관점이나 개편의 취지에 반하는 정책들을 임시방편으로 내놓는 일례가 더 이상 없도록 해야할 것이다.
이제는 시민들도 시민단체들도 교통업계 종사들도 서울시도 모두 한배에 탔다. '대중교통혁명'이라 불릴만한 이번 개편은 이제가 시작이다. 인체에서 혈액순환이 원활치 못하면 각종 질병을 불러오듯이 이대로 교통문제를 방치한다면 만성적인 질환을 넘어서 서울의 목숨마저 버려야 할때가 올지도 모른다. 우리 모두가 고통을 분담하며 대중교통개혁에 동참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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