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뿐인 택배사업자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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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뿐인 택배사업자협의회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5.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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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사업자협의회는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올해 들어 택배업체간 단가 인하 경쟁이 예년에 비해 더욱 극심해지자 업계 관계자의 자조섞인 한 마디다.
현대택배·대한통운·CJ GLS·한진 등 이른바 '빅4사'를 비롯해 건영택배 등 11개 중소택배업체는 지난해 12월 9일 '택배사업자 협의회'를 구성하고, 국내 택배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다짐했다.
그러나 협의회가 구성된지 3달이 다 되가는 현 시점에서 택배업체간 단가인하 경쟁은 오히려 더 심해졌다.
올해들어 택배단가는 기업물량의 경우 1000원대로 뚝 떨어졌으며, 개인택배도 곧 3천원대까지 떨어질 조짐을 보일 정도로 심각하다.
대다수 장사하는 사람들이 '손해보면서 장사한다'라는 뻔한 거짓말(?)을 입에 달고 한다지만, 이 정도 수준의 단가라면 택배업체는 진짜 손해를 감수해야만 한다.
이제 단가경쟁은 경쟁업체 간 자존심 싸움으로까지 번져 누가 죽는지 갈 때까지 가보자는 심산이다.
더욱 큰 걱정은 앞으로 단가가 더 떨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메이져 업체들은 예전에는 단가가 낮거나 한달 평균 물량이 많지 않은 물량은 탐내지 않았지만, 이제는 이러한 중소업체 물량까지 싹쓸이 할 태세다.
중소업체 관계자들은 "대기업이 해도 너무 한다"고 아우성이다.
대기업 관계자들도 이대로 간다면 자금력이 없는 중소기업 대다수가 문을 닫고 메이져 업체도 도산할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시인하고 있다.
국내 택배시장의 현주소는 이렇듯 혼탁해져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혼탁해져 있는 택배시장을 누가 바로잡을 수 있을까.
바로 사업자간 협의체인 택배사업자협의회 밖에 없다.
그런데 이 협의회는 이러한 시장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왜 협의회를 구성했는지 궁금할 정도다.
가격인하 경쟁은 시장자본주의사회에서 경영전략의 하나이기 때문에 누가 제재할 사안이 아니다.
따라서 극도로 혼탁해져 있는 현재의 택배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업체 스스로 가격인하 경쟁을 지양하고 서비스 경쟁체제로 돌아서는 수밖에 없다.
택배사업자협의회가 허울뿐인 단체가 아니라면 이제라도 시장정화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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