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는 속 빈 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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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는 속 빈 강정?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6.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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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동차 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쌍용차 사태다.

노조는 쌍용차의 대주주 중국 상하이 자동차가 주요 기술을 교묘하게 유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한편 구조 조정에 대한 반발과 각종 투자 약속을 이행하라며, 소위 ‘옥쇄파업’에 돌입했고 회사는 이에 맞서 임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초강수로 대응했다.

자동차 업계의 관심은 임금과 관련된 통상적 형태의 파업이 아니고 외국 자본에 인수된 국내 자동차 기업에서 발생한 이번 사태가 과연 어떤 식으로 해결되는가에 쏠려 있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별별 흉흉한 소문이 다 돌기는 하지만 상하이 자동차가 결국은 쌍용차를 재 매각하는 수순에 들어 간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 놓기도 했고 또 다른 관계자는 상하이 자동차의 요구에 순순히 응한 쌍용차 직원들을 대 놓고 비난하는 일도 목격되고 있다.

사실 현재 노조가 제기하고 있거나 우려하고 있는 상황들은 2004년 상하이 자동차가 쌍용차를 인수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당시부터 제기됐던 것들이다.

당시 언론들은 기술 수준이 빈약한 중국 자동차 회사에 RV 차종의 축적된 기술이 녹녹치 않은 쌍용차를 넘기게 됨으로써 미래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로 부상할 중국에 날개를 달아주는 꼴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했었다.

그러나 당시 쌍용차의 고위 임원은 “국내 굴지의 기업들을 찾아다니며 인수의사를 타진했지만 관심을 갖는 곳이 단 한 곳도 없었고 결국 중국 상하이자동차는 막다른 선택이었다”고 토로 한 적이 있다.

지금은 퇴사한 한 임원도 “수천억원을 들여 개발한 기술을 헐값에 팔아 넘겼다는 노조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심각한 국부유출이 아닐 수 없다”며 “이런 상황에도 관계 기관이 나서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쌍용차의 기업 이미지가 회생 불가능한 수준으로까지 훼손되고 있다는 점이다.

렉스턴, 체어맨 등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로 일정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해왔지만 상하이 자동차의 입지가 커질수록 저급한 ‘중국차’라는 인식이 더욱 자리를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결론될지는 아직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

그러나 1955년 하동환 자동차 제작소를 시작으로 50여년간 이어져온 쌍용차가 껍데기만 화려한 ‘속 빈 강정’이 되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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