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부담하고 있는 소위 탁송비도 제작사가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는 요구와 함께 공정거래위원회가 약관 개정의 필요성에 상당부분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일부 언론에 보도되자 자동차 업계는 적지 않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현행 약관에는 노조 파업을 천재지변으로 보고 소비자가 이에 따른 피해를 봤어도 별다른 수가 없다.
언뜻 당연히 손봤어야 할 약관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만약 노조 파업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를 자동차 업체가 배상하도록 강제하는 약관이 제정된다면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가 않다는데서 신중하게 생각해 볼 문제다.
업계의 관계자는 “노조 파업으로 매년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수조원대의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에서 파업으로 인한 인도 차질 책임까지 회사가 떠안게 되면 막대한 금전적 부담은 별개로 해도 자칫 노조의 또 다른 압박수단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파업으로 차질을 빚은 생산량은 잔업 또는 특근 등의 수단으로 어느 정도 충당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소비자 배상금은 고스란히 회사가 부담해야 하는 만큼 이를 노린 노조의 새로운 압박 수단으로 변질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파업이 어느 정도 예상되는 시점에서는 계약 자체를 받지 않고 연장하거나 소비자에게 이해를 구하면서 제작사와 소비자가 납기 차질에 대한 문제를 원만하게 풀어가고 있다”면서 “불필요한 규제로 자동차 산업 전반에 심각한 위축을 초래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탁송비의 제작사 부담요구에 대해서도 일부 소비자들은 “제작사가 탁송비를 부담하도록 강제하면 차 값을 올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오히려 직접 출고를 하는 소비자들만 피해를 볼 우려가 있다”며 반대 입장을 보이기도 해 공정거래위원회의 보다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저작권자 © 교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