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도 부정도 없는 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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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도 부정도 없는 FTA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7.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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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 준공식 등을 위해 유럽 방문길에 나선 정몽구 현대.기아차 그룹 회장은 "비준을 앞두고 있는 한·미 FTA는 한국 자동차 산업에 긍정적인 면도 있고 부정적인 면도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가 한미 FTA 협정 타결에 따른 최대 수혜품목이라는 정부의 열띤 홍보에도 불구하고 정작 국내 시장 70%를 점유하고 있고 연간 수 백 만대를 수출하고 있는 국내 최대 기업의 총수 반응은 의외로 차분했다.

이 같은 반응은 자동차 회사의 국내 영업 또는 해외 마케팅 부문 관계자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한 관계자는 “협정 발효 이후 당장에 내수 시장에 큰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자동차 시장의 특성상 미국산 차를 중심으로 수입차 점유율 상승폭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 뻔한 만큼 내수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이기 때문에 솔직히 달갑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 수출 확대에 대한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FTA 타결 이전부터 미국 현지 공장에서 당분간 현지 수요를 충당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지적을 받은데 이어 일부에서는 “현지 판매가 늘어도 굳이 국내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물류비를 들여가며 투입하는 것보다는 현지 공장의 생산량을 늘리는 시설 확충이 우선 될 것”이기 때문에 국내 경제 파급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들이다.

정 회장이 언급한 ‘부정’에는 FTA가 현재 우리나라와 유럽과도 추진되고 있고 미국 역시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가장 활발한 교섭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우리나라만이 최고의 교역조건을 실현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오히려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치열한 판매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국가들의 시장이 무관세 교역국가로 증가하게 되면 딱히 우리가 유리할 것도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전문가는 “관세 철폐로 가격 경쟁력이 생기는 것은 상호 작용이며 단기적이고 가변적 변수에 불과하다”면서 “국산차가 시장에서 오래도록 생존하기 위해서는 가격이 아닌 성능 경쟁이 가능한 차를 개발하는 전략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FTA가 국산차의 새로운 부흥기를 가져다 줄 절대반지는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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