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물류허브를 향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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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물류허브를 향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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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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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근 서울고속버스터미날(주) 대표이사


오는 4월1일이 되면 고속철도가 개통돼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5번째 고속철도기술 보유국가가 된다고 한다. 이로써 부산항·인천항을 중심으로 하는 해상운송기지의 확충과 영종도 신공항 건설에 따른 항공운송기지의 건설에 이어 철도운송의 혁명을 이룩하게 됨으로써, 그동안 동북아시아와 유라시아를 연결하는 물류의 허브기지로 발돋음하고자 하는 우리 의지가 구체적으로 기본 골격을 갖추게 됐다.
불과 1세기 전에 신작로를 만들고 경인선·경의선·경원선 같은 철도를 건설했던 우리가 고속도로를 뚫고, 이제는 고속철도시대로 진입한 것을 생각하면 꿈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항만·항공·철도 운송분야의 획기적인 기반조성에 이어 이제는 육상운송시스템을 어떻게 혁신하느냐 하는 것이 남은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아직도 육상운송체계는 우리가 지향하고자 하는 목표와는 거리가 멀어서 물류비용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도와 고속도로는 상시 정체를 면치 못해서 육상운송체계의 정시성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고 에너지 과소비형 운송구조를 형성해 대외적인 경쟁력이 약화될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심각한 환경문제까지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육상운송체계를 어떻게 개선하느냐 하는 것이야말로 물류 허브기지로 확고하게 자리잡기 위한 최우선 과제가 아닌가 한다. 이를 위해서 앞으로도 도로망의 확충 등 지속적인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하겠지만, 그에 앞서 국민 각자의 교통의식과 물류시스템 운영 면에서 세계최고를 지향하고자 하는 의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여객이나 물류의 운송체계는 개별운송체계를 지양하고 대중운송체계로 전환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자가용 선호도가 높아서 자연히 도로정체성과 고에너지 소비구조를 형성하고 이는 외화의 유출과 환경오염 그리고 물류비용 증가를 초래하는 원인중에 하나가 되고 있다.
따라서 대중교통수단을 고급화시키고 연계교통망을 편리하게 하는 한편, 정시성 확보를 위한 전용차로제를 확대 실시하는 등 다양한 대중교통 진흥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자가용 차량선호에 대한 국민의식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도로의 이용을 고도화하는 것이 육상운송체계의 핵심과제라는 점에서 물류분야의 효율화를 위해서는 대형화물의 대규모 운송체계와 별도로 소형화물의 소규모 운송은 여객운송과 동시에 이루어지도록 하는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대형화된 버스에 승객과 소형화물을 동시에 운송한다면 우선 물류비용이 절감될 것이고, 도로이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며, 화물운송의 신속성과 안전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현재 고속버스의 수하물 운송 제도를 확대 발전시켜 소규모 소형화물의 운송체제로 전환시키고 대규모 대형화물의 운송시스템을 개선하면 물류 운송속도가 높아지고, 전반적인 화물운송시장의 생산성을 높여나감으로서 장기적으로는 물류경제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육상운송기반시설이 취약한 우리현실을 타개하는 방안으로 전방위 교통정보체계의 확립 또한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국내도로망의 확충에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기존의 도로망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위성을 활용한 전방위 교통정보시스템을 구축, 교통에 대한 상시감시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리하여 전국의 도로망에 균일한 운송부하량을 부여할 수 있다면, 이는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기반시설 부족 현상을 크게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육상교통과 물류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제도적인 지원책 또한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신공항이나 민간이 운영하는 공영터미널, 그리고 앞으로 민영화되는 철도부지 등은 대규모 토지보유가 불가피한 국가적인 교통기반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수입은 빈약하고 반면에 과중한 종합토지세를 부담해 수익구조가 악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건물과 시설물이 도시계획시설로 분류돼 엄청난 행정규제를 받고 있어, 부대사업운영도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명실상부한 동북아 물류허브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세제와 행정규제를 개혁, 국제적인 경쟁력 강화의 기반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금까지 우리는 남과 북, 아시아와 유럽, 그리고 태평양을 연결하는 물류선상에서 중심축이 되기 위해 뛰어왔다. 이와같은 야심찬 계획을 마무리 짓기 위해 이제는 하드웨어 못지않게 소프트웨어를 꼼꼼하게 챙겨야 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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