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산업은 해방 이후 매우 짧은 기간 동안에 전 세계 어느 국가도 이루지 못한 역동적인 성장을 거듭하여 현재 세계 자동차 6대 생산 국가이며, 또한 여기서 파생되는 자동차 관련 부품 및 서비스 산업이 우리나라 경제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것에 이의를 다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좋은 주변 환경에도 불구하고, 국내 모터스포츠 산업은 외국 선진국의 현황과 비교해 매우 낙후돼 있는 것이 현실이다. 즉 모터스포츠의 근간이 되는 국제 규격의 자동차 경주장 및 관련 전문 인력의 부재로 인해 모터스포츠 산업의 발전이 매우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신기술 적용 가능여부 척도
모터스포츠는 올림픽 및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중의 하나로 유럽에서는 축구 다음으로 인기가 있는 종목이다. 또한 많은 선진국 자동차 회사들은 세계 주요 모터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자사 기술력과 홍보에 주력하여 자사 차량의 판매를 극대화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왜 모터스포츠가 자동차 산업 발전에 필요한가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자 한다.
여기에는 모터스포츠를 활용하는 관점에서 볼 때 크게 마케팅과 엔지니어링 측면을 고려할 수 있는데 자동차산업 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엔지니어링 측면에서 모터스포츠의 필요성을 강조하고자 한다.
첫째, 선행 기술의 이전 방법으로서 자동차에 적용되는 신기술 대부분은 항공산업으로부터 내려 오는데, 이러한 기술들이 직접 자동차 산업 분야에 적용되기에는 많은 비용과 관련 부품의 대량 생산에 따른 기술적 위험 요소가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신기술의 적용가능 여부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중간적 단계가 필요하며, 이러한 이유 때문에 모터스포츠를 통해 양산 자동차에 적용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모터스포츠는 부품의 특성에 따라 기준 조건들이 달라질 수 있지만, 보통 모터스포츠가 갖는 여러 가혹한 조건들은 일반 양산 차량들이 정상적인 도로 조건 하에서 수만 km를 달리는 조건과 거의 같은 효과를 가진다. 또한 양산 자동차와 모터스포츠가 추구하는 목적은 분명히 다르지만 모터스포츠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조건들 중 차량 중량의 배분과 경량화 추구는 양산 자동차에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하는 조건들이다.
오늘날 모터스포츠를 통한 자동차 신기술 부품들의 개발 사례로는 디스크 브레이크·연료분사장치·엔진 매니지먼트시스템 및 변속기 성능·현가장치 기술·복합소재·전장시스템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분야에서 적용 발전돼 왔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모터스포츠를 통해 신기술들이 접목되리라 본다.
젊은 엔지니어에 현장경험 제공
둘째, 모터스포츠를 통해 자동차 경험이 부족한 젊은 엔지니어들에게 많은 현장 경험과 함께 자동차 기술 전반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모터스포츠는 매년 초 전체 경주 대회 일정 및 차량기술 및 경주운영 규정이 확정되며 이러한 일정과 기술 규정에 모든 참가팀들은 의무적으로 따라야 한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각 팀의 엔지니어들은 매 대회마다 완벽한 조건으로 경주차량을 준비해 참가하나 항상 끝까지 완주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엔지니어들은 주어진 일정 안에서 경주차량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접하고 이러한 경험을 통하여 자동차 기술 전반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갖게 된다.
셋째, 모터스포츠를 통해 신기술 개발과 젊은 엔지니어 육성에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으로서 혼다 자동차 회사와 포드 자동차 회사를 언급할 수 있다. 혼다는 1960년대 초 자동차 산업에 진출할 때 이미 일본에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있었으며, 또한 이때 혼다의 이미지는 오토바이 생산업체로만 인식되고 있을 때였다.
이러한 불리한 상황을 극복하고자 혼다는 F1대회에 처음으로 워크스팀으로 참가해 많은 시행착오를 가지면서 자사 엔지니어들을 육성했다. 이때 엔지니어들의 이 분야 경험들이 오늘날 혼다 자동차의 엔진 기술력을 세계 최고로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모터스포츠부서 운영
미국 포드자동차 회사의 경우, 선행 연구 부서 안에 모터스포츠 부서를 만들고 다양한 모터스포츠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운영 목적은 3Ps, 즉 Products, Processes, People라는 큰 목표를 설정하고 모터스포츠부서를 운영했다. Products는 어떻게 하면 모터스포츠에 적용되고 있는 부품 또는 시스템을 양산 차량에 적용 가능한지를 연구하고, Processes는 모터스포츠의 부품을 생산 과정에서의 획기적 시스템을 양산 차량에 접목시키는 연구를 수행하며, People은 각 부서별로 젊은 엔지니어들을 지원받아 각 분야별로 2년 동안 모터스포츠 경험을 쌓게 한 후 관련 기술보고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한다.
이러한 운영 시스템을 통하여 많은 젊은 엔지니어들이 새롭고 다양한 경험과 자동차에 대한 보다 넓은 시야를 갖게 되어 자사 자동차 기술력 향상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일련의 사례를 통해 왜 모터스포츠가 국가자동차산업 발전에 중요한 가를 보여주고 있다고 보며, 그러므로 국내 자동차산업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도 앞으로 이러한 관점에서 모터스포츠를 바라보고 사랑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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