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중고차거래 분석 및 하반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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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중고차거래 분석 및 하반기 전망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3.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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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말부터 시작된 중고차 시장의 침체는 2003년 상반기를 지난 하반기에 접어 든 지금까지도 별다른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업자 거래대수를 시작으로 본다면 올해 상반기 거래 실적은 거의 2000년 수준까지 후퇴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중고차 시장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중대형 차량의 가격이 20% 이상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극심한 거래부진 사태가 수 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불황타개를 위해 일부 업체들은 매입가 이하로까지 차량을 판매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앞으로 중고차 가격이 얼마나 더 떨어질지 예측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하반기 후반부터 국내 경제와 함께 중고차 시장도 서서히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시장 규모 감소
중고차 거래대수가 올해 상반기 들어 감소세로 반전됐다.
매매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6월말까지 전국에서 거래된 중고차는 총 92만3천908대로 전년도 같은 기간의 94만4천413대보다 2.2% 줄어 98년 이후 처음으로 상반기 거래 실적이 감소세를 나타냈다.
전년 동기대비로 볼 때 2월과 6월은 중고차 거래가 다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작년 2월은 구정 연휴로 판매일수가 적었으며, 6월은 월드컵 축구로 중고차 수요가 감소했던 시기였음을 감안하면 올해의 증가는 별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3월을 정점으로 계속 거래대수가 감소하고 있어 향후 전망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3∼4년간 중고차거래 증가세는 계속 둔화돼 왔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까지 IMF 당시인 1998년 이외에는 거래대수가 한번도 전기 대비 감소한 실적을 보인 적이 없어 올 상반기의 감소세 반전은 상당히 충격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왜 부진했나
일반적인 경기침체 이외에 중고차시장을 '먹구름'으로 몰아 넣게 만든 원인을 한번 되짚어보자.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소비자 할부금융의 경색을 꼽는다. 실제로 중고차 할부 금융의 70∼80%를 차지하는 삼성캐피탈과 LG캐피탈이 올해 들어 사실상 중고차에 대한 할부금융을 중단했으며, 다른 캐피탈사들도 여신관리를 엄격하게 함으로써 중고차 수요가 대폭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일부 신용카드를 이용한 카드할부로 차량을 구입하기도 하지만 300만명 이상이 신용불량자로 등재돼 있어 이 역시 사용이 제한되고 있다. 설사 이용이 가능하더라도 신용한도 소액이기 때문에 중대형 차량 구입자들에게는 그나마 활용이 제한될 수밖에 없어 할부금융의 대체 수단이 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현대캐피탈의 한 관계자는 "올들어 캐피탈사들이 할부사업을 대폭 축소한 것은 경기불황의 장기화로 신용불량자가 급증하면서 대손충당금의 비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고차 업계 한 사장은 "할부금융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해 실질적으로 50%이상 매출이 감소했다"며 "특히 사업자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65∼75%까지 감소했으며, 소득으로 볼 때는 80%까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사업자 거래 계속 감소
지난 99년 이후 매매업체들이 급증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긴 했어도 중고차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지는 않았다.
업체당 거래대수가 평균 BEP(영업이익 손익분기점) 대수라는 20∼30대 수준이 유지될 수 있었지만 2002년부터는 시장규모가 한계에 도달, 업체당 거래대수가 25대 이하로 떨어지게 됐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20대 이하까지 하락함으로써 상당수 매매업체들이 고정비용조차 충당하지 못하는 수익구조 하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체 거래대수가 어느 정도 감소하는 것은 현재 전반적인 경기 침체 상황을 고려해본다면 불가피한 일이지만, 사업자 거래비율이 급감하는 현상은 업계로서는 매우 심각한 일이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57.9%에 달했던 사업자 거래비율이 올 상반기엔 52.8%로 크게 줄어들어 가뜩이나 어려운 영세사업자들의 경영난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업자 거래비율의 감소는 매매업체의 영업기반이 송두리째 이탈되는 것이며, 사회·국가적으로도 적지 않은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당사자거래가 증가할수록 부가가치세와 종합소득세, 법인세의 과세대상이 줄어들어 세수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 또한 안전성에 대한 확인과 거래의 책임(보증) 주체 없이 당사자간에 임의로 계약이 이뤄지면 장기적으로 개인간의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하반기 전망 및 대책
중고차 경기는 경제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세계 경제 흐름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하반기 후반부터 국내 경제가 다소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장기화 될 수 있다는 비관론을 펴는 전문가들도 있다.
우선 올해 말이면 나아질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은 미국 등 세계 경기가 나아질 조짐을 보인다는 점에서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 들어 잇달아 발표되는 미국기업들의 경우 지난 1분기보다는 나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쪽을 주로 하는 기업들의 실적은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
특히 정부주도의 소비금융억제 정책으로 상반기에 침체를 겪었던 우리나라는 하반기에는 주가 상승, 금리인하, 경기부양 등에 힘입어 소비가 회복, GDP 성장률도 상반기 -0.2%에서 하반기에는 7.3%로 급등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반해 비관론자들은 국내 경제뿐 아니라 세계 경제가 더욱 늪으로 빠지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성장률은 떨어지는데 부동산 등 물가만 오르는 소위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을 전망하는 학자들까지 있다.
특히 중고차 시장의 경우 할부금융사들이 중고차업계에 대한 경계심을 풀지 않고 있는데다 이미 양산된 신용불량자들이 차량을 구입할 수 있는 마땅한 방법도 별로 없기 때문에 쉽게 낙관할 수 없는 입장이다.
중고차 업계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중고차 거래대수가 증가하기 위해서는 직접적으로는 신차 판매가 증대돼야 하고 일반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향상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중고차 업계는 당사자 거래를 사업자거래로 끌어들이려는 노력과 소비자들로부터 중고차도 신차와 대등한 선택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상품성을 강화하거나 기타 소비자들의 만족을 제고할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수단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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