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특성도 안전에 중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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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 특성도 안전에 중대 변수
  • 박종욱 Pjw2cj@gyotongn.com
  • 승인 2003.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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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에 교통안전 문제에 관해 오랜 시간 여러 가지 진단과 평가와 함께 효과적인 예방대책 강구돼 가 지속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나 택시 교통사고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보고는 별로 없다.
특히 지난해 월드컵 대회 이후 사회적 경각심 이완으로 택시 교통사고는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여서 업계는 물론 일반의 우려를 높이고 있다.
택시 교통사고는 교통안전 분야에서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교통안전의 요체, 즉 교통안전시설과 제도, 자동차의 안전성, 운전자의 안전의식중 특히 운전자의 의식부분에서 자주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
이번 호에서는 택시운전자의 안전의식에 미치는 잘못된 관행과 운전습관, 운전자 개개인의 특징에 따른 사고 위험 요인들을 중점적으로 알아본다.

몇 해전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에서는 교통사고를 자주 일으킨, 이른바 사고다발운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물론 일반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였지만 결과적으로 사고를 자주 일으킬 소지가 있는 운전자의 특성과 그렇지 않은 운전자와 비교할 수 있는 조사라는 점에서 택시의 교통안전 문제에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조사결과 사고다발자의 특성중 두드러진 현상으로 ▲경솔하다 ▲속도위반을 잘한다 ▲차의 청소를 잘 안한다 ▲과거에 몇 번이고 직업을 바꾸었다 ▲업무보고는 제출 때까지 미뤄둔다 ▲지각이나 결근이 많다 등의 항목에서 응답률이 높았다.
반면 ▲전화 응답태도가 불량하다 ▲차의 라디오 볼륨을 높인다 ▲담배꽁초를 아무데나 버린다 ▲수염을 기르거나 선그라스를 착용한다는 등의 응답은 상대적으로 응답률이 낮았다.
이와같은 결과에 대해 조사기관인 도로교통공단은 사고다발자일수록 반항적인 성격에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 평소 욕설을 많이 하거나 외관 청결에 소홀한 사람일수록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공연히 신문 등을 찢는 버릇이 있는 사람 ▲실수로 물건 등을 자주 떨어뜨리는 사람 ▲글을 쓸 때 오자나 탈자가 많은 사람 ▲걸어다닐 때 발끝이 채이는 경향이 있는 사람 등도 교통사고의 위험이 있는 사람으로 분류됐다.
한편 일본의 과학경찰연구소가 운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성격검사 결과 사람의 성격의 바탕을 이루는 감정기질상 화를 잘내는 성격(폭발성)과 생각없이 행동하는 스타일(즉행성), 실제 이상으로 자신을 외부로 나타나고자 하는 감정이 강한 성격(자기현시성), 감정의 안정성이 약하고 안절부절하는 성격(감정이변성), 의욕에 안정성이 없고 관심이 여러 가지로 움직이는 특성(불안정성)을 가진 사람일수록 교통사고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이와는 달리 사고다발자중에는 일반적으로 신경질을 잘 내는 사람이 대거 포함돼 있다고 이 연구소는 주장했다.
뭔가 불안해 하고 공포심을 느끼고 있거나 소심한 성격, 타인들과의 교류를 기피하고 고립돼 무언·무표정으로 일관하는 사람, 일상적으로 우울한 상태가 지속되는 사람, 의지가 매우 박약해 매사에 의욕이 없고 수동적인 경우도 성격상 교통사고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사람으로 지적됐다.
반대로 미국교통안전협회가 조사한 내용을 보면, 20년 이상 무사고 운전자의 경우 지능지수나 신체적 능력에서는 평범한 운전자들과 다를 바 없었지만 일상생활 태도가 매우 우수한 사람이란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직장에서 성실히 일해 신뢰가 드높으며 용의주도한 가장으로 가정을 화목하게 이끌고 아이들에게도 존경받는 아버지였다.
따라서 교통안전 문제는 단순히 도로위에서 핸들을 잡고 운행에 나설 때 어떤 차별화된 행위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생활양식에서 평범하면 평범할수록 사고발생 빈도가 낮아지며 모범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일수록 교통안전 역시 모범적으로 실천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우리나라에 있어 택시의 경우 직업적 불안과 수익 불안정 등으로 이직률이 높고, 이직률이 높은데 따른 신규 취업 운전자의 빈도가 높으며 전쟁에 견줄만한 도로위에서의 속도경쟁, 빨리빨리문화의 만연으로 과속과 난폭운전을 영위할 수 밖에 없는 현실적 문제점을 안고 있다.
특히 저임금에 과노동, 교통사고 위험 등으로 택시운전에 종사하고자 하는 취업자 수가 갈수록 줄어들 정도로 취업 선호도가 떨어지는 직업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택시운전직에 대한 취업 제약요인이 거의 없어 다수의 운전부적격자들도 택시운전에 취업하는 등 운전자 수요 자체가 불안요인을 안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택시운전이란 직업은 회사내의 조직문화나 공동체의식, 직업윤리 등 사회일반의 규율은 극소화돼 있는 반면 취업후 업무형태는 운전자라면 누구나 지켜야 할 도로교통법이나 사업용 자동차의 운행규정(여객운수사업법)만 지키면 누구나 회사의 간섭을 받지 않는 상태에서 운전자 책임으로 근무할 수 있는 까닭에 타 업무에 비해 개개인의 특성이 업무에 큰 영향을 미칠 소지가 있다는 점도 택시 교통안전을 위협하는 한가지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신체적 장애가 아닌 성격상의 문제로 평범한 직장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사람조차 마음만 먹으면 택시운전직에 종사할 수 있을 정도로 택시업에 종사하는데는 별다른 제약장치가 없고, 택시운전자격제도라는 것도 운전에 관한 예비지식과 지역 도로 인지력만 일정 수준이내에 포함되면 누구나 자격이 주어지므로 실제 택시운전시 교통안전에 관해 운전자가 적합한지 여부를 검정하기 어렵게 돼 있다.
이는 버스나 고속버스 등 타 운수업에 비해 택시가 운전자의 운전 적정성을 판단하는 유효한 장치를 갖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와같은 이유로 택시운전에 부적절한 성격상의 특성 등 불안전 요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택시업 취업 이전에 미리 파악, 취업을 제한하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그러나 택시업의 현실적인 어려움, 즉 인력난과 업종 특성상의 문제로 그같은 요구는 당장 실현되기 어려운 과제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이같은 문제점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택시업 종사자, 즉 운전직 근로자의 근로의욕을 높이고 운전하중을 줄이며 생활급 보장 및 성실근로에 따른 인센티브 확대 등 운전자의 실익을 가져올만한 제도적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유일한 대안으로 지적된다.
이를테면 택시운전직에 종사하면 높은 수입을 보장받으며 생활안정을 누릴 수 있다는 확신이 설 때 택시운전직에 도전하는 사람이 증가할 것이며 업계는 이 들중 양질의 운전자를 선별, 채용할 수 있어 취업인력 안정은 물론 교통안전 등 소기의 정책목적을 보다 손쉽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택시운송사업 전반의 개편은 불가피하며 사업자나 근로자, 나아가 택시제도 전반을 관리·운영하는 관계당국 또한 이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택시운송사업 활성화, 부의 적정한 분배, 택시노동 시장 유연성 증대, 안정적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할 때 교통안전도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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