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부문의 취약요인, 사전대비 필요
상태바
교통부문의 취약요인, 사전대비 필요
  • 관리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10.11.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나라의 교통 서비스는 교통운영 측면, 교통시설구조 측면, 그리고 기후대응적인 측면에서 매우 취약한 요인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인천이나 수원에서 서울로 오는 수도권 전철이 전력선 절단 등으로 고장이 나는 경우, 해당 교통축은 극심한 교통혼잡과 함께 거의 마비되다시피 한다.

전철에서 나와 버스나 택시로 옮겨 타는 시민들로 인해 해당지역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평소보다 출퇴근 시간이 2~3배 정도 더 걸리게 된다. 이런 일은 종종 일어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때마다 뚜렷한 대책이 없이 교통혼잡이 매번 반복되고 있다.

 금년 10월에 전라남도 영암에서 개최된 F1 대회에서는 경기가 끝나고 5만여명에 이르는 관람객들이 모두 빠져 나가는데 1시간 반 이상이 걸렸다고 한다. 경기장을 오가는 도로시설이 부족하고, 경기장을 진출입하는 차량들의 관리가 제대로 안되어 일대가 큰 교통혼잡을 겪은 것이다. 이렇게 대규모 행사에 따른 교통혼잡은 얼마든지 사전에 예상하고 대비할 수 있는 일인데도 소홀히 하는 경우가 흔하여 많은 사람을 불편하게 만든다.

최근에는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이변으로 폭우와 폭설이 자주 발생하고 있는데, 이런 경우 미리 교통대란이 발생할 것을 예상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비는 미흡한 경우가 많다. 도시지역에서 폭우로 인해 주요 간선도로가 통제되는 경우, 미리 수립된 지역별 대응방안에 따라 신속하게 우회도로로 유도하여 교통을 소통시켜야 하지만, 몇 시간 동안 일대가 마비되는 일이 흔하게 발생한다.

고속도로의 경우 폭설이 발생하면 자동차들이 도로상에 갇혀서 꼼짝하지 못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신속하게 대비해야 하지만, 겨울마다 폭설로 인한 교통피해는 반복되는 실정이다.

이러한 폭설로 인한 교통피해는 도시지역도 마찬가지이며, 폭설로 도시교통이 마비되어 겪는 교통혼잡과 시민고통은 극심하다고 할 수 있다.

도시교통에서 취약한 요인 중의 다른 하나는 신호등 운영이라고 할 수 있다. 복잡한 도시내의 교통소통은 거의 신호등에 의존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이고, 신호등이 없는 경우에 교차로에서 서로 엉키는 차량들로 인한 혼잡과 사고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다.

그런데 가끔 신호등이 고장이 나서 켜지지 않는 경우에, 과연 어떤 차량이 우선하고 어떤 차량이 양보해야 하는지 우리나라는 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도로교통법에 따라 선진입한 차량이 우선하고, 넓은 도로가 우선한다고 되어 있지만, 서로 선진입해서 먼저가려고 하는 경우 거의 해결책이 없을 정도이다.

따라서 교통신호등이 고장이 나는 경우 어떤 순서와 방법으로 교통소통을 해야 하는지 규정을 정하고 일반운전자들에게 알려주는 대책이 필요하다.

교통은 우리 몸의 혈관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혈액이 막힘 없이 순환되어야 우리 몸이 살 수 있듯이, 도시는 교통이 막힘 없이 순환되어야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혈관이 장시간 막히면 우리 몸이 살 수가 없듯이, 교통이 장시간 막히면 도시는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

도시가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하여 언제 어떤 재해가 발생하더라도 교통이 제 기능을 발휘하도록 사전대비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이것이 교통운영과 교통시설을 담당하는 공공기관들이 가장 신경을 써서 준비하고 대비해야 할 과제이다. 우리 사회에서 교통대란, 폭설대란, 철도대란, 항공대란 등과 같은 '대란'이란 단어가 사라질 때 우리나라는 진정한 교통선진국이 될 것이다.
<객원논설위원=한국교통연구원 교통안전·방재연구실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