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분규, 서로 다가가는 마음으로 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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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사분규, 서로 다가가는 마음으로 풀자
  • 관리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10.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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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노사분규로 어려움을 격고 있다. 글로벌금융위기에서도 노사협력을 통해 흔들림 없이 잘 견뎠는데 찬사의 평가가 채 가시기도 전 울산 제1공장 사내비정규직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다.

파업 목적은 비정규직노조원의 정규직보장이다. 발단은 지난 7월 대법원이 현대차 사내하청업체 해고근로자들이 낸 해고구제 소송 상고심에서 현대차에서 2년 이상 근무한 사내하도급근로자는 정규직으로 간주한다. 는 취지로 서울고법판결을 파기, 재심하라고 돌려보낸 데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비정규직노조원은 사내협력업체가 고용한 그들의 정규직 근로자이기에 제3자인 현대자동차를 대상으로 정규직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교섭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사내하도급은 하나의 생산방식이기에 하청근로자들의 정규직 요구는 받아드릴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노조 측은 사내하청소속근로자라도 같은 일을 2년 이상 파견자처럼 일해 왔기에 현대차 직원으로 봐야한다는 대법원판결을 근거로 현대차와 교섭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 전국에 약 840여만 명의 비정규직 근로자가 있다. 노조 설립목적이 조합원의 권익향상에 있다면 대기업정규직 귀족노조는 이미 권익이 충족됐다고 본다. 반면 비정규직노조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대우를 받고 있기에 앞으로 노동운동은 불만에 찬 비정규직 중심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기에 비정규직노조와의 관계개선은 매우 중요하다.

문제의 핵심은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차별대우관계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명령을 받아 같은 일을 하는데도 비정규직이라는 신분 때문 정규직에 비해 턱없이 떨어진 우대를 받는다면 이는 사회적문제로 발전되기 전 원청업체가 필히 개선해야할 중요한 과제다.

한편 사내 하청생산은 외국에서도 널리 활용하고 있는 제도다. 국내에서 사내하청생산을 인정하지 않고 원청업체가 직접고용 해야 한다면 결국 해외투자로 눈을 돌리게 되며 그 손실은 고용기회를 잃게 되는 우리근로자와 국민이 된다.

따라서 노사문제는 어느 한쪽을 두둔해서는 안 된다. 비정규직은 원청업체에 무리한 요구를 해서도 안 되며 원청업체도 하청업체근로자들의 사기를 꺾는 차별대우를 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호 존중하는 마음으로 풀어야지 한쪽을 일방적으로 이롭게 몰아가거나 법 만능주의로는 근본적으로 풀 수 없다.

이런 측면에서 이 문제를 풀기위한 궁극적인 방법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의 신분변화 밖에 없는지 그리고 양자의 상반된 의견조율을 위해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정규직의 과보호도 개선할 필요가 없는지 잘 생각해 봐야한다.

세계적인 석학들 가운데는 현대차가 도요타, 폭스바겐과 더불어 세계3대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할 것이라는 밝은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현대차의 눈부신 성장에는 2년 연속 무파업의 발전된 노사관계도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비정규직노조의 파업 장기화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정규직노조와 노노간 갈등도 표출되고 있어 현대차의 앞날에 밝은 전망은커녕 먹구름이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세계 최대 자동차산업국가인 미국의 '빅3'가 몰락한 동기도 전미자동차노조인 UAW가 조합원의 지나친 요구를 관찰한데 있으며, 잘나가던 도요타가 리콜문제로 휘청거리고 있다. 자동차산업이 대규모 장치산업인데다 내연기관중심에서 전기차 등 친환경자동차로의 변혁기에 있기에 언제 어떻게 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어려운 시기에 직면해 있다.

지금은 노사가 다퉈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할 때가 아니다. 서로 단합해 앞을 향해 달려도 생존보장이 불투명한 때다. 그리고 이젠 현대가 따라가는 업체가 아니라 리딩 컴퍼니라 가는 길이 그만큼 어렵고 험난하기에 경쟁력강화에 노사 모두가 합심해야 할 때다.

우선 비정규직노조에 바란다. 뿌리가 없는 곳에서 열매를 기대할 수 없다. 원청업체는 뿌리와 같다. 완성차 업체가 있어야 부품도 공급할 수 있고 일자리도 마련되는 것이다. 하루속히 파업을 풀고 일자리로 돌아가 파기환송심의 최종판결을 기다리길 바란다.

현대차도 법을 떠나 비정규직근로자들의 대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마음의 다짐을 갖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법원에서 결정 나기 전 스스로 노사화합의 길을 찾는 현명한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특히 현대는 친환경차 개발보급을 서둘러야 하고 글로벌업체로서 해외생산기지도 잘 관리해야 하기에 현 시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20년간 시달려온 노사관계의 선진화임을 명심해야 한다.

세계자동차산업의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서는 가화만사성이라는 말처럼 기업내부의 화합을 통한 산업평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노사 양자는 서로 지나친 욕구에 매달리지 말아야하고, 모든 것을 단칼에 해결하겠다는 욕심도 버리고, 점진적이면서 양심적으로 풀겠다는 정신으로  서로 다가가는 마음으로 풀어야한다.
<객원논설위원·한국자동차산업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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