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업 명암(明暗) - 3. 네트워크가 생명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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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업 명암(明暗) - 3. 네트워크가 생명력이다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11.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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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사원 이탈로 영업소 ‘부담백배’....문 닫고 서비스 기능 저하 ‘죽을 맛’

택배서비스의 핵심 단계 불구 ‘푸대접’

작업장, 전산관리 공동화로 부담 줄이고--- 수수료 재조정으로 활력 넣어야

택배사업은 집하->분류->중계->배송 과정을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네트워크로 이뤄진다.
따라서 배송사원(영업소장), 영업소(대리점), 지점, 분류터미널, 집배송센터가 시스템적인 결합을 통해 물량을 처리해야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다.
그러나 택배서비스의 핵심역할인 영업소와 배송사원의 이탈이 자주 발생하면서 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사례
A택배 강남지역 K영업소는 지난해 한차례 홍역을 겪었다. 배송사원 7명중 3명이 타 업체로 옮겼기 때문이다.
영업소장은 배송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콜밴을 찾았고 3명의 콜밴사업자에게 배송을 담당하게 했다.
그로부터 2개월 후 영업소는 더 큰 난관에 부딪쳤다.
개당 1500원(VAT별도)의 배송료를 주고 사무실 운영비를 빼니 사업을 할수록 손해가 커지고 있는 것을 알게 됐다.
특히, 배송만 담당하는 콜밴사업자들이 제때 배송을 하지 못하는등 문제가 나타나면서 그나마 유지되던 집하물량도 하나 둘씩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다.
궁여지책으로 주요 고객에 한해 집하와 배송을 영업소장이 직접 담당했다.
그런데 배송외 업무를 제때 처리하지 못해 영업이나 전산처리, 파손·분실물 처리등 관리가 엉망이 되고 말았다.
영업소장은 그만둘 수도, 계속 할 수도 없는 상황을 하소연했다.
“집하와 배송을 포함 55% 정도의 수수료가 영업소에 배당이 되는데 콜밴사업자에게 개당 1500원을 배송비로 주고 나면 영업소장이 가져갈 수익이 거의 없습니다. 배송사원은 일한 만큼 수익이 나지 않아서 문제지 영업소 처럼 손해를 보는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합니다. 밤늦게까지 배송을 하는데도 적정한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고 타 업체로 옮기는데 이런 경우 모든 책임과 관리를 맡고 있는 영업소는 말 그대로 죽을 맛입니다. 밀려 있는 배송물량을 처리해야 하고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픽업도 해야 하는데 배송사원을 충당하지 못해 배송위주로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택배영업소가 자주 바뀌고 사무소 없이 자택에서 업무를 보는 경우가 많은 것은 수익 때문입니다. 고객들이 잘 볼 수 있는 위치에 사무소를 내고 주차장까지 확보해 사업을 시작했지만 얼마 못가 그만두는 사례가 자주 발생합니다. 본사나 지점 입장에서 영업소의 중요성을 알고 많은 관심을 갖고 있지만 숫자상으로는 이익이 있어도 실제 손에 쥘 수 있는 금액이 너무 적은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택배비가 적정수준으로 오르고 영업소 수수료가 조금 더 높아져야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데 업체끼리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택배비 인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조만간 결단을 할 생각입니다.”

<네트워크의 출발점은 영업소>

택배사업이 성공하는 가장 빠른 길은 취급물량을 확대하는 것이다.

여기에 차별화된 서비스로 높은 요금을 받는 여건이면 금상첨화.

그러나 아무리 물량이 많고 높은 요금을 받는 상황이 온다고 해도 서비스에 문제가 생기면 그 업체는 고객에게 외면을 받게 된다.

따라서 택배업체들은 고객접점인 영업소와 배송사원에 대해 가장 많은 신경을 쓴다.

택배사업은 본사가 운영하는 지점과 터미널, 개별적으로 이뤄지는 영업소 및 배송사원이 유기적인 결합을 통해 서비스를제공하는 네트워크사업이다.

따라서 어느 한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면 전체 서비스가 불가능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터미널과 지점은 본사가 직접 운영하면서 물량에 따라 인력을 조절하고 장비를 확충하는 방법이 비교적 용이하기 때문에 분류시간 차이가 발생할 뿐 서비스 차질은 거의 없다.

특히, 업체들이 대부분 자동분류시스템을 갖추고 영업소 인근지역에 집배송센터나 하부터미널은 운영하고 있어 집하 및 배송효율이 최근 들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개별적으로 이뤄지는 영업소와 배송부문은 항상 가변적이고 서비스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높다.

택배 영업소는 적게는 3명 많게는 10명이상의 배송사원들이 속해 있으며 이들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심점이다.

당일 픽업할 물량과 배송할 물량을 배정받고 물품에 대한 전산처리와 소비자 불만에 대한 처리방법 등을 의논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배송사원 이탈이 자주 발생하면서 영업소가 모든 책임을 떠맡으면서 시름이 깊어지는 것.

<영업소가 무너진다>

사례에서 설명한 영업소는 중소업체가 아닌 대형업체 영업소로 집하와 배송물량이 어느 정도 확보돼 있어 사업자들간에는 문제가 전혀 없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배송사원들이 이탈하면서 배송지연등이 발생했고 결국 서비스 문제로 비화돼 업체내부에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배송사원이 떠나는 자리를 채우는 것은 쉽지 않다. 지입차주든, 직원형 배송사원이든 일이 힘든데 그만큼 수익이 따라주지 않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영업소에서 빈자리를 놔두고 서비스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

궁여지책으로 영업소장이 직접 나서거나 콜밴을 이용하지만 이것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데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배송사원을 유지하기 위해 영업소에서 고육지책을 동원하기도 한다.

휴대폰 요금을 지급하고 배송루트를 조정해주며 밤늦게까지 배송을 하는 경우에는 소장이 함께 돌며 거들기도 한다.

또 월 몇 백만원씩 들어가는 사무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집배송센터나 지역 물류센터에 들어가기도 하고 집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영업소들도 많다.

서비스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파손, 분실에 대한 책임소재를 파악해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가 배상을 하거나 과정 단계별로 공동책임을 지도록 하지만 책임 당사자가 배송사원인 경우 처리방법을 놓고 영업소에서는 고민을 해야 한다.

무작정 배송사원에게 책임을 지우며 떠넘기기도 어렵고 영업소에서 부담하자니 다른 배송사원 입장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전산업무를 게을리 해서 고객에게 엉뚱한 항의를 받아도 영업소장이 알아서 처리해야 한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배송사원이 떠난다고 하면 막을 방법이 없다.

업체별로 배송사원이 받는 수수료가 다른 경우 같은 일을 하고 수익이 높은 업체를 기웃거리는 배송사원을 막는 것은 역부족이다.

영업소는 서비스 문제가 발생하면 고객이나 본사에 시달리면서 픽업과 배송, 전산업무까지 체크하는 바쁜 나날을 보내지만 만족할 만한 수익을 기대하지 못한 채 마음 졸이는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효율적인 네트워크 전략이 필요하다>

‘본사의 이익을 확대하기 보다 영업소, 배송사원등 네트워크 안정화를 먼저 도모하고 이를 통해 고객의 신뢰를 확보해야 하며 택배요금 및 물량확대 전략을 단계별로 추진해 수익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단계별 업무분담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택배사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택배부문별 네트워크를 안정화 시켜 신뢰성을 확보해야 전체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공공 물류서비스 성격을 갖고 있는 택배사업이 불특정 다수의 고객의 상대로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구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네트워크의 안정화를 꾀할 수 있는 방안을 먼저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공동집배송센터를 늘려 영업소 작업장 확보부담을 줄이고 노선운영 및 터미널 분류작업의 효율화를 꾀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또 특화영업소를 폐지하거나 운영권을 영업소로 넘겨 영업소 수익이 향상되도록 하는 한편 영업소를 대형화 하고 관리기능을 공동으로 수행하도록 하는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수수료 재조정을 통해 효율화를 통해 발생하는 수익을 영업소나 배송사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네트워크의 출발점인 영업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경철 로젠택배 서초지점(영업소)장은
"영업소장이 배송에 나서고 콜밴을 붙박이 차량으로 이용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영업소가 살아날 방법이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배송사원들은 고생한 만큼 돈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에 일할 의욕이 떨어지고 조금 더 수익이 있는 업체로 옮기려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영업소는 수익은 커녕 사무소 유지조차 못 할 정도로 피해를 입는다. 특히, 배송사원이 이탈해서 픽업 및 배송서비스에 차질이 발생하면 수년간 쌓은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결과를 가져와 결국 고민만 하다가 투자비를 모두 날리고 문을 닫는다. 이런 상황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차량 10대를 운영하고 월 1천여만원 가까운 수수료를 받지만 이런저런 비용을 빼면 배송사원 보다 못한 것이 영업소 현실이다. 그러나 부담은 배송사원 보다 100배 이상 무겁다. 하루 1500~3000개의 물량을 처리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는 당사자가 아니면 상상조차 못한다. 영업소가 무너지면 택배서비스가 무너지는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효율적인 네트워크 구축이 택배서비스의 생명이라는 점을 모두가 공감을 하면서 영업소가 희생양이 되는 상황을 방치하면 안 된다. 대형 업체에 비해 중소업체들은 적은 물량을 처리하면서도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영업소와 배송사원이 조금 더 가져갈 수 있는 수수료 구조가 큰 몫을 하고 있다. 저가경쟁으로 물량수주를 위해 택배요금을 낮추거나 영업소 및 배송사원의 수수료율을 재정비하지 않고 네트워크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연간 13억개를 취급하고 매출이 3조원이 넘는 택배시장에 맞게 영업소와 배송사원에게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메트워크가 살아야 택배사업이 유지되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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