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이전에 해야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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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이전에 해야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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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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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주 교수의 교통 View

2018년 동계올림픽 실사단이 평창방문일정을 끝냈다. 언론에서는 흥분된 분위기를 띄우며 현장을 꼼꼼히 살핀 IOC 조사평가단 위원들이 매우 만족한 표정으로 돌아갔다고 난리다.

요즘 들어 언론발표나 정부발표를 보면서 굳어지는 견해는 뭔가 알맹이가 없고 빈 깡통만 요란하다는 생각이다. 교통측면에서만 보자, 2010년, 2014년 유치전 때나 크게 달라진 게 없는 데, 무엇에 그들이 만족했을까?

어떤 이는 독일의 뮌헨이나 프랑스의 안시보다는 평창의 교통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다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있다. 그렇지 않다고 진실을 말하면 혼자 외톨이 되는 상황이다. 안시는 고속도로, 국도, 지방도, 철도, 공항까지 교통 인프라가 완벽하게 구축된 도시다. 뮌헨도 두말할 필요 없는 훌륭한 국제도시이기에 교통인프라에 대해서 평창과 비교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평가항목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교통인프라와 교통망 연계, 접근성은 그런 식으로 간과할 문제가 아니다.

스키 경기가 펼쳐지는 평창에는 철도도 없고 공항도 없다. 지역 간 대중교통시설이라고는 횡계에 초라한 시외버스 터미널만 있을 뿐이다. 열악한 상황 파악을 위해 유치에 힘쓰시는 회장님들부터 그 시외터미널 화장실은 꼭 한번 다녀가시라고 권하고 싶다. 빙상 경기가 열리는 강릉에는 철도는 있으되, 2시간 반이면 갈 거리를 빙빙 돌아, 7시간 이상이 걸린다. 멀쩡하던 공항도 폐쇄한 지 오래다. 양양공항은 멀기도 멀지만 뇌사상태이다. 영동고속도로는 주중에도 심각한 정체 현상이 벌어진다.

이번엔 올림픽 삼수인데, 교통 인프라에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정부가 한탄스럽다. 오는 7월6일 개최지 선정 결과 발표의 날이 점점 다가오는데, 언론 쇼만 해대는 중앙정부의 입장도 문제다. 선정되면 교통시설을 개선해 주겠다는 종래의 태도라면 곤란하다. 세계를 향해 떳떳이 도로, 철도, 항공 등에 대해 이런 노력과 투자를 해서 준비가 되어 있으니 이번엔 꼭 평창을 선택해 달라고 호소하는 편이 설득력 있지 않을까? 

현재 중앙선 덕소∼원주 간 철도도 용문까지만 개통을 하고 용문부터 원주까지의 구간은 손을 놓고 완공시기를 계속 뒤로 미루고 있다. 약속했던 완공기한이 2008년에서 2009년, 어느 덧 10년이 지났다.

매번 올해 말까지는 된다고 하더니 매년 거짓말이 반복되고 있다. 어디로 돈이 죄다 새는 지(?), 재정 부족을 이유로 해마다 예산이 찔끔 배정되기 때문에 아직도 개통이 요원하다는 게 공사 관계자의 얘기다.

복선전철화 지지부진보다 더 큰 문제는 국가의 수도권 전철망에서 원주가 아예 제외됐다는 사실이다. 현재 중앙선의 수도권 전철은 청량리에서 용문역까지만 해당되고 용문에서 원주 구간은 수도권 전철망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제 2영동고속도로도 벌써 착공이 되어야 하는 데, 이 핑계 저 핑계대면서 착공조차 안하고 있다. 공무원과 정치인들이 립서비스만 하고 교통 인프라는 투자를 안 한 채 계속 헛손질만 하고 있다.

강릉∼원주 간 철도를 조속히 개설하고 강릉공항이 다시 문을 열어야 한다. 쌍둥이 제 2영동고속도로와 동서고속도로도 조기에 완공해야 한다. 추가로 분당∼여주 철도의 완공을 서두르고 이 노선을 서원주까지 연결해 중앙선 복선철도인 덕소∼원주 철도와 연결하여 서울의 강북과 강남 주민이 골고루 원주에 닿을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수도권과 평창, 그리고 강릉이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춘천∼속초 간 동서고속화철도도 원주∼춘천 간 철도도 평창올림픽의 선결요건이다. 평창올림픽은 국토의 동과 서를 화합시키고 남과 북을 교통시키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다.

평창올림픽이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와 중앙정부가 함께 나서 당면 교통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거짓의 늪에서 벗어나 주어진 문제를 정해진 시간에 풀어주길 바랄 뿐이다.
<객원논설위원·관동대 교통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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