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한국 소비자는 미국차를 외면할까?
상태바
왜, 한국 소비자는 미국차를 외면할까?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11.03.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의 수입차시장은 매력적이다. 세계 어느 시장보다도 고급차 판매비중이 커며 독일을 비롯한 유럽차가 중심인 가운데 일본차 미국차가 뒤를 따르고 있다. 특히 미국 차는 1990년대 초반까지도 국내수입차시장의 70% 이상 점유했지만 자동차시장이 개방되면서 점차 줄어들었다.

지난해 신규등록기준 외제승용차 판매대수는 9만6849대로 내수시장비중의 7.8%였으며 금액으로는 28억 7000만달러를 넘었다. 특히 3000cc 이상 대형차는 무려 28.4%점유했다. 국별 수입차 비중은 EU차 63.4%, 일본차 26.9%, 미국차 9.0% 기타 0.8% 각각 판매됐다. 메이커별로는 BMW(1만9728),  AUDI(1만7199),  BENZ(1만6934) 등 독일3사 차량이 주도했으며 도요타(11,425)가 뒤를 이어 1만대이상 판매되었다.

반면 자동차 종주국인 미국차 판매는 8668대에 그쳤다. 미국은 한국시장 진출의 선두 주자였고 수입차 시장개방을 주도했으며 한국의 최고 우방국인데도 미국 차는 한국소비자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미국자동차업계는 요인이 무엇인지 찾아야할 것이다. 1980년대 말 한국자동차산업이 겨우 유치단계를 벗어나 대미 수출이 폭증하고 반면 미국 차의  국내 판매량이 부진하여 무역역조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미국은 불만을 갖고 매년 개방 압력의 강도를 높여온 결과 국내 외제차 시장이 급속하게 커졌지만 미국 차의 판매비중은 날로 쇠퇴하여 크게 뒤처졌다.

그새 독일 일본차의 판매량은 급증하였다. 예컨대 토요타는 한국시장 진출 10년 만에 미국 BIG3전체판매량을 훨씬 추월하였고 세계10위권 밖의 아우디는 지난해 1만7000대를 돌파하여 미국 빅3 총판매 물량 두 배에 가까운 실적을 보면 그동안 미국이 주장해온 한국자동차시장의 폐쇄성은 그들만의 불평임이 입증된 샘이다.

또한 예는 미국업체 중 규모가 작은 크라이슬러는 지난해 3005대를 판매했으나 세계최대기업이었던 GM차 판매량은 1233대에 불과했다. 같은 시장에서 관세율, 내국세, 수입차 인정규정 등 모든 조건이 같음에도 불구하고 규모가 작은 크라이슬러의 판매량이 GM차 판매량의 두 배 이상인 것을 보고도 한국시장이 불공정시장이라고 우길 수 있을까?

미국업체에 부탁 컨데 디자인은 한국 소비자 성향에 맞는지 가격, 성능, 연비는 좋은지, 그리고 AS 및 홍보활동은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이런 것을 면밀히 파악 분석하여 그에 합당한 대응책을 강구한다면 1990년 이전과 같이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몇 년 전 블룸버그통신의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칼럼을 통해 "한국인이 미국차를 사지 않는 진정한 이유는 8%의 관세 때문이 아니라 품질이 떨어지고 디자인혁신에 무감각하고, 연비도 높은데다 소비자 기호마저 무시하기 때문"이라며 강력한 자성론을 펼쳤다.

이런 비판의 목소리가 좀 더 일찍 나왔더라면 미국 빅3가 오늘의 굴욕적인 수모는 면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해 11월초 한미 FTA 재협상을 앞두고 미국 측은 한국에서 미국차가 만대도 안 팔렸는데 미국에서 한국 차는 수 십 만대가 판매된다는 단순 비교치만 갖고 한국시장이 불공정하다고 주장하여 재협상 시 미국 측에 다소 유리한 협성조건을 끌어냈다.

문제는 FTA 협상 후 미국 차의 국내 판매량이 증가해야 할 텐데 앞서 지적한 내용들의 개선 없이는 미국에 유리한 FTA 협상조건이 발효하드라도 한국에서 미국 차 판매증가는 쉽지 않을 것이다. 미국 차는 기본적으로 경쟁원리를 따르고 한국소비자를 존중하는 마케팅전략의 혁신이 필요하다. 

그동안 한국자동차업계는 미국시장 확대를 위해 차종은 소형, 품질과 성능향상을 위한 끝없는 노력, 그리고 우리차를 살 경우 10년 10만마일 무상 수리해 주는 파격적인 A/S활동 등  뼈를 깎는 아픔의 고통을 통해 미국 소비자에게 접근한 결과 최근 JD파워 소비자 여론조사에서 한국 차는 일본 토요타, 혼다차와 대등한 수준의 우수한 차라고 평가했다.

"미국자동차업계는 한국에서 외면 받고 있는 미국 차의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한국은 불공정한시장이다. 교역불균형개선이 필요한 시장이다"라고 불평할 것이 아니라 세계 모든 시장에서와 같이 한국소비자에게도 정성을 다해 접근하고 우리시장에 맞는 차량의 공급과 그리고 혁신적인 마케팅전략이 무엇보다 필요함을 재차 강조한다.
<객원논설위원·한국자동차산업학회 이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