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화물캠페인=후미추돌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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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화물캠페인=후미추돌사고
  • 박종욱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1.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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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량 화물차일수록 감속 어려워


안전거리 확보·정속운행이 최선
운전자 스스로 안전수칙 지켜야
열악한 사업환경, 사고위험 요인

 

최근 발표되고 있는 각종 교통사고 원인 분석 결과를 보면 의외로 앞차를 추돌해 일으킨 교통사고가 많음을 알 수 있다.
차종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차대 차 사고의 유형별로 '진행중 추돌사고'가 가장 높은 빈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진행중 추돌'이라 함은 운전 도중 운전자의 부주의로 앞서 달리는 자동차의 후미를 들이받는 사고를 뜻한다. 이 경우 가해 차량과 피해 차량 모두 운행중인 사고와, 가해차량은 운행중이나 피해 차량은 정지하려는 상황에서 일어난 추돌 사고 모두를 포함한다.
그런데 최근의 화물차 교통사고 원인을 분석한 결과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화물차 교통사고에서 매우 예민하게 받아들여져 온 후미추돌사고가 다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후미추돌사고는 과거 한때 심각한 수준을 보였다가 집중캠페인 등을 통해 상당 수준 줄어들어 다행스런 현상으로 여겨졌으나 이것이 다시 증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그렇다면 화물차사고에서는 왜 후미추돌사고 빈도가 높은 것일까.많은 화물차 운전자들은 화물차 교통사고에서 추돌사고 빈도가 높다는 점에 대해 수긍하고 있다.
화물차 운전자 왕영호(가명·49)씨는 "화물차의 특성상 일단 차체가 무거워요. 그렇기 때문에 조금만 빨리 달려도 속도를 줄이기가 힘들어 집니다. 물론 브레이크를 사용할 수 있지만, 승용차에 비해 정지거리가 최소 두배, 길게는 4배 이상으로 잡아야 합니다. 그 점을 반드시 인식해야 추돌사고를 피할 수 있어요. 그런데 주행중 느닷없이 닥치는 상황에서는 도리가 없습니다. 멈추고 싶어도 차가 운전자 마음대로 멈춰주지 않기 때문이지요"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화물차운전자 오택상(54)씨는 "빨리 달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으면 사고가 날 가능성이 그만큼 높습니다. 또한 매일 운전석에 앉다보니 기사들 대부분이 운전에 자신이 있다는 이유로 다소 거친 운전, 격하게 차를 모는 경향이 있습니다. 주변에서 내차를 추월하면 좀 기분이 언짢아지지요. 마치 운전솜씨가 부족해 차가 늦게 달리기라도 하듯 그때부터 속도를 내는데 그러다가 앞차가 갑자기 조금이라도 속도를 늦추면 곧바로 추돌사고의 위험에 빠지고, 더러 사고로 이어지는 것입니다"라며 과속의 위험을 지적했다.
이처럼 화물차 운전에 있어 과속, 방심운전은 경계의 대상이 된지 오래다.

경기도 모 화물자동차 차고지의 운전자휴게소에는 벌써 수년 전부터 '차간거리를 유지하자', '요주의! 앞 차와의 거리'라는 표어가 걸려 있다.
수년 전 이곳을 자주 이용하던 화물차 운전자가 빗길에서 과속으로 운행하다 앞서 가던 승합차를 추돌한 사고를 일으켰는데, 피해를 당한 승합차에 탑승한 운전자와 승객 4명이 모두 종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고속도로를 달리다 사고를 당한 것이다.

사고 운전자는 자신 역시 독실한 신앙인으로, 같은 종교생활을 하는 이들이 한꺼번에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 이후 화물차 운전을 그만두고 말았다.
물론 사고 보상은 별도의 문제였지만, 그만큼 후미추돌사고가 불러온 후유증은 컸다.
화물공제조합에서 보상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P씨는 "최근 화물차 후미추돌사고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산업물동량이 증가하면서 물량을 제때  운송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운전자들을 무리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며 "서두르면 서둘수록 사고 위험이 증가하는 점을 이해하고 정속운전, 여유운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단순히 운전실력이 좋고 나쁘다는 것은 그 구분도 모호하거니와 화물차 교통사고에 미치는 영향이 그다지 크지 않으나, 화물차 운전 특성을 고려한 운전테크닉, 말하자면 급정차나 차간거리 유지 등 핵심적 안전운전 포인트를 어느 정도 숙지하면서 이를 실천하느냐에  화물차 사고 발생 가능성이 좌우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사업용 자동차의 교통사고율이 자가용 승용차에 비해 5배 이상 높은 이유를 '체계화된 교육의 부재'와 '운전자의 안전의식 부재'에 있다고 보는 전문가들의 견해와 맥을 같이 한다.
한편 화물차 교통사고 증가 추세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사업용 자동차, 특히 화물자동차의 운행특성에 맞는 특화된 교통안전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현재 유일한 대안으로 교통안전공단이 운영중인 교통안전체험연구센터에서의 안전운전 체험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화물차 교통사고의 주를 이루고 있는 후방추돌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떤 대책이 있어야 하는가.
이에 대해서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다. 이는 ▲과도한 면허대수 ▲자가용 승용차 폭증으로 인한 주간 교통체증으로 심야 화물차 운행이 증가하고 있는 점 ▲화물운송요금 등으로 화물차운송사업 경영이 전반적으로 크게 위축돼 '벌이' 자체가 위협을 받기 때문에 이를 무리하게 영업을 해서라도 극복하는 과정에서 교통사고가 잦아진다는 논리다.
이는 비록 교통안전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는 간접적 요인이긴 하지만 이미 나름대로 설득력있는 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더욱 구체적으로 화물자동차 운전자들이 더욱 경각심을 갖고 대처할 때 교통사고는 어느 수준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고 보면, 지금 또다시 증가하고 있는 화물차의 후미추돌사고 역시 체계적인 예방수칙의 강구, 운전자들의 깊은 주의력 등 사전 충분한 대비가 있다면 상당 수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추돌사고 예방책으로는 우선 차간거리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음으로 전방주시에 소홀함이 없어야 하며, 순간적 과속이나 지그재그 운전 등도 금물이다.
전방 주시를 태만히 하게 하는 운행중 통화나 불필요한 동작도 자제해야 하며, 특히 도로마다 지정된 제한 속도를 준수하는 것이 만약의 경우 사고 위험상황에서 적절히 벗어날 수 있는 운행조건을 만들어 준다.
이 모든 운전요령에 앞서 운전자가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 아무리 운전실력이 우수해도 앞서 달리는 자동차가 급격히 속도를 줄이는 상황에서는 추돌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이 경우 만에 하나 추돌사고가 발생한다 해도 피해규모가 크게 달라진다.

사고가 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주의운전을 하다 불가피하게 일으킨 추돌사고와 무방비로 과속을 하다 앞차를 추돌한 결과가 결코 같을 수 없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따라서 화물차 운전자는 언제, 어떤 상황에서 자동차를 멈춰 세워야 할지 모르는 상황을 만나게 된다는 마음가짐, 이 경우에도 당황하지 않고 무리없이 자동차의 속도를 줄여서 안전하게 정지할 수 있는 여유와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특히 눈이나 비가 올 때는 정지거리가 더욱 길어지므로 추돌사고의 위험은 그만큼 높아진다.
물체의 운동성은 질량에 비례하고, 마찰력은 표면상태에 따라 증감한다는 단순한 이론이 화물차의 운행과 정지에 반드시 작용하고 있으므로 중량화물을 실은 화물차일수록 속도를 낮추기 어려워 정지거리가 길어지고, 비나 눈이 온 도로 위에서는 타이어와 도로와의 마찰력이 떨어져 정지거리가 더욱 길어지므로 앞차를 추돌할 가능성은 높아지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이 점은 화물차 운전자들이 결코 간과하거나 소홀히 해선 안된다.

"사고는 그것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에게 먼저, 더 큰 피해로 찾아간다""는 경구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박종욱기자 pjw2cj@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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