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25시>택시업계의 체념과 분노대상이 된 L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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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25시>택시업계의 체념과 분노대상이 된 LPG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11.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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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일요일 오후 4시경 서울개인택시조합이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 자곡동의 강남복지충전소<사진>휴게실.

이날 운행을 마치거나 LPG가스를 주유하기 위해 들른 개인택시운전기사들이 하나 둘씩 들어찼다. 기자가 이달들어 리터당 1144원(복지충전소 기준)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LPG가격에 대해 묻자 휴게실의 분위기는 세가지로 나뉘어졌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각각 ‘무관심’하거나 ‘어쩔 수 없다’는 반응과 함께 나머지 한가지는 ‘체념과 함께 동반되는 분노’였다. 하지만 사람이 모이고 이야기가 전개될 수록 원망과 한숨 섞인 분노의 감정이 분출되기 시작했다.

“오늘 새벽 5시에 나와 지금까지(오후 4시경)12만원을 찍어 일요일 치고 잘벌었다고 생각했는데 가스비가 4만4000원(보조금 제외) 나갔다. 돈벌어 가스비로 다 갖다받치는 것 아니냐”

“요즘처럼 날 더울때는 낮에 운행하면 에어콘을 틀어야 하니까 연료부담이 수입의 35-40%로 올라간다. 시간당 1만원을 평균으로 잡으면 이 중 가스비와 밥값이 절반 가까이 나간다. 하루살이 인생들이다”

 “자녀교육 때문에 매일 일정한 수준의 수입이 있어야 하는 40-50대는 가스비 인상때문에 비용이 늘어나는만큼 운전시간이 증가한다. 그렇다보니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날 휴게실에서 만난 개인택시 경력 17년인 정성진(65·서울 개포동)씨는 “운전하는 위험과 장시간 근로를 감안하면 이게 무슨 직업이냐. 차라리 ‘용돈벌이 택시’라고 하면 될 것”이라고 한탄했다.

LPG가격인 때문에 촉발된 화제는 “버스전용차로에 택시가 운행돼야 한다. 택시를 대중교통에 포함해 제도적 지원을 받야한다. 공급과잉인 택시의 대수를 줄여야 한다” 등의 얘기로도 번졌다.

LPG가격상승에 대한 대안에서는 “요금을 크게 올려 택시를 탈사람만 타고 택시운전도 당당한 직업으로 만들어야 불친절이나 승차거부 사례도 없어질 것이다. 연비가 좋은 경유도 택시연료로 허용해야 한다” 등이 나왔다.

이 뿐 아니라 LPG가격 사상 최고치에 대한 법인택시업체 노사의 반응은 체념과 분노를 넘어 공포로 이어졌다.

김충식 OK택시 대표는 “가스값 때문에 못살겠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신병기 삼화택시 노조위원장은 “기사들 사이에서는 가스값이 리터당 1400-1700원까지 간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

이달들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LPG 가격은 택시의 구조적인 문제와 겹쳐지면서 한편에서는 체념이 내면화돼 무관심이 됐고, 다른 한편에서는 분노를 넘어 ‘LPG가격이 또 폭등한다’라는 근거없는 공포와 피해의식까지 만들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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