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승객간 애증의 장소, 고속버스 3번 좌석의 비밀을 아시나요
상태바
기사와 승객간 애증의 장소, 고속버스 3번 좌석의 비밀을 아시나요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11.06.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확트인 전망을 선호하는 승객과 승객눈이 부담스러운 운전기사
때론 민원과 다툼이 발생하기도

지난 18일 오후 6시 20분 대전 가양동 동부터미널에서 출발해 서울 구의동 동서울터미널로 향하는 모 고속사 소속 고속버스의 3번 좌석.

3번 좌석의 시야는 확트였고 뒤로 젖히는 앞좌석도 없어 공간이 넓고 편안했다. 하지만 대각선 방향에 승객좌석보다 낮은 운전석에 위치한 운전기사는 경부고속도로를 거쳐 중부고속도로로 운행하면서 밀리는 차량을 헤집고 차선변경을 해가며 급하게 차를 몰았다.

중부고속도로에서 차량이 더딘 흐름을 보이자 이 고속버스가 1차선에서 2차선으로 들어서 앞선 차량을 압박할땐 앞차와의 간격이 너무 가까워 3번 좌석에 앉은 기자는 급한 운전에 대해 말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길정도였다.

급한 운전이나 휴대폰을 사용하는 등 운전기사의 운전하는 모습을 낱낱이 볼 수 있는 우등고속버스 3번 좌석 때문에 민원이 제기되기도 하고, 실제로 최근 경기도 안산에서 광주광역시를 운행하는 고속버스에서 3번에 앉은 승객이 고속운전기사에 대한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승객에게는 전망 좋고 편안한 로열석이 되고 있으나 운전기사에게는 승객의 눈이 부담스러운 우등고속버스 3번 좌석은 승객과 기사에게 엇갈린 감정의 장소, 애증의 자리가 되고 있다.

지난 16일 저녁 8시20분 서울고속터미널에서 대전행 고속버스 운행을 앞둔 황의원(천일고속·59세)씨는 “3번 좌석은 기사가 뭐를 하는지 승객의 눈에 다보인다”며 “이 때문에 신경쓰이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승객이 적을때는 운전기사가 3번 좌석 승객에게 안전 등을 이유로 뒷자리로 이동을 요구하기도 한다. 안전은 충돌사고가 빚어질 경우 반사적인 운전석 방어 때문에 3번 좌석라인 줄이 상대적으로 큰 피해를 입을 가능성 때문이다.

하지만 안전 문제 못지않게 고속기사가 3번 좌석 승객에게 부담을 갖는 것이 더 큰 요인이란 지적이다. 이 때문에 운전기사들은 3번 좌석에 옷이나 짐을 올려놓기도 한다.

운전기사들의 이러한 부담에도 승객들은 3번 좌석을 선호하고 있다. 동양고속 품질안전부 관계자는 “3번 좌석은 시야나 좌석이 넓을 뿐 아니라 승차감도 좋고 멀미도 나지 앉는 로얄박스다. 돈을 더 받아도 좋은 자리”라며 “이 때문에 3번 좌석을 일부러 찾는 승객들도 있다”고 말했다.

3번 좌석에 대한 입장 차이때문에 운전기사와 승객간 다툼이나 민원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승객 중에는 유달리 까다로운 승객이 있는데다 발을 냉장고 위에 올려놓는 이용객도 있고, 운전기사 중에는 승객의 기호나 정서를 감안하지 않고 뒷자리 이동을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