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화물캠페인='무리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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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화물캠페인='무리운전'
  • 박종욱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2.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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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빨리'가 더 많이 사고 유발

밀어붙이기·막무가내식 끼어들기 
과속으로 이어져 안전 확보 못해
"안전이 최우선" 운전자의식 중요

 

화물차의 운전행태에 대해 일반인들에게 의견을 물었을 때 가장 흔한 대답은 '무섭다'라거나 '위압적'이라고 말한다.
이는 화물차가 자주 선행 차 뒤를 밀어붙이거나 막무가내식 끼어들기를 자행하는 까닭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그와 같은 현상이 가능한 것은 화물차 운전자의 운전기술이나 담력이 일반인에 비해 우수하다는 점이 전제가 된다. 아무리 밀어붙이기나 끼어들기를 싶어도 운전기술이 시원치 않으면 그런 운전행태는 꿈을 꿀 수 없다.
만약 운전에 서툰 화물차운전자라면 그와 같은 운전을 하다가는 거의 매일 주변의 자동차들과 접촉사고를 일으키게 될 것이다. 그러나 화물차라고 해서 언제나 안전하게 밀어붙이기를 하거나 끼어들기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와 같은 운전행태가 체질화되면 될수록 교통사고의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것은 화물차 교통사고를 분석해 보면 확인된다. 화물차 교통사고를 분석해보면, 버스나 택시와는 달리 인사사고에 의한 치사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당연한 이치다. 덩치가 크고 중량이 많이 나가는 화물차에 받히거나 충격을 당하면 그 피해는 다른 경우에 비해 급증할 수 밖에 없다.

화물차의 밀어붙이기식 운전이나 막무가내식 끼어들기는 어떤 경우에 자주 발생하나. 화물차 운전자들은 대부분 그 이유를 시간에 쫒겨 부득이 무리를 하다 발생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여기에는 화물차의 운행특성이 반영돼 있다. 화주와의 운송계약 시간을 맞춰야 하는 부담감이 바로 그것이다.
또한 비규칙적으로 운행하는 화물차의 경우 한차례 운행을 더 나서고 덜 나서는데 따라 수입이 달라지므로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운행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 조성돼 있다고 보는 편이 옳다.
그러나 그렇게 무리운전을 하다 사고를 일으키면 그에 따른 부담은 고스란히 운전자 자신에게 돌아간다. 따라서 결코 무리한 운전으로 결정적인 피해를 떠 안아야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여기에 애매한 부분이 있다. 그것은 운전자의 무모한 자신감이다.

경력이 쌓일수록 운전에 자신이 붙고, 무사고 기록이 늘어날수록 스스로 운전기술을 과신하는 경향이 일부 화물차 운전자에 엄연히 존재한다.
또한 화물차의 육중한 차체를 과신하는 경향도 일부 운전자에게 없지 않다고 한다. 이런 점들이 어우러질 때 화물차 운전자는 무리한 운전을 별다른 의식 없이 자행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이 바람직하지 않을 뿐 아니라 화물차운전자 수입을 높여주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화물차가 아무리 밀어붙이기식 운전이나 막무가내식 끼어들기를 해도  목적지에 도착하는 시간, 즉 무리운전을 통해 얻는 시간절약 요인은 예상외로 적다는 것이다.
경력이 오랜 화물차 운전자인 박성규씨(55)는 "수도권에서 부산까지 운행하는데 시간에 쫓겨 무리하게 빨리 달린다 해도 시간 절약은 대략 30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화물을 적재한 화물차의 경우 중량 증가에 따른 부담감이 적지 않아 아무리 무리한 운전을 한다 해도 생각만큼 속도가 증가하기 어렵고, 또 그런 상태에서의 마구잡이로 끼어들기 하기란 말 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렇게 증가하는 운송수입과 무리운전중 발생하는 교통사고로 인해 지불해야 하는 사고처리비용을 따질 때 무리운전으로 얻을 것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1주일 내내 무리운전을 일삼으며 부지런히 수입을 올려 그렇지 않고 정상적인 방식으로 운행할 때에 비해 1주일에 수 십만원의 추가 수입이 발생한다 해도 1주일에 한차례 경미한 접촉사고를 일으키면  단순 물적 피해 사고라 해도 50만원 가량 정비비용이 들어가므로 결국 운전자에게 남는 이득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고가 늘 경미한 접촉사고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다.

특히 화물차의 경우 비록 사소한 접촉사고라 해도 당하는 승용차 등은 화물차와는 달리 큰 피해를 입게 돼 보상비가 엄청나게 높아지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번 사고에 몇 달 수입을 날려버릴 수도 있으므로 결코 그와 같은 무리한 일을 자행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경력자들의 의견이다.
여기에다 사고가 물적 피해에만 그치지 않고 타 차량 운전자나 승객, 또한 화물차운전자 자신까지 부상을 당하는 사고를 일으킨다면 얼마나 큰 손실이 발생하는지 조차 가늠하기 어렵게 되고 만다.
이 때문에 경력이 많고 운전솜씨가 뛰어난 화물차운전자일수록 대부분 정속운행에 무리운전 행위를 삼가는 경향이 뚜렷한 것이다.
이들은 도로에서 난폭·무리운전을 하는 다른 화물차를 발견할 때 경력이 짧은 운전자의 그와같은 운전행위가 운전자 자신에게 도움이 안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결과라고 말한다. 무리운전이 교통안전을 위협하는 또 다른 요인은 과속과 연결된다는 점이다.

무리한 끼어들기 및 밀어붙이기 운전도 목적지까지 빠른 시간에 도착하기 위한 것이라면 과속운전은 두말 할 나위도 없다.
저속운행으로 밀어붙이기나 끼어들기를 시도하면 다른 운전자가 이를 잘 허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서둘러 무리운전을 감행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무리운전에 길들여져 있는 운전자일수록 과속행위도 서슴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그러므로 무리운전에 과속이 더했을 때 교통사고가 나면 피해는 당연히 커질 수밖에 없다. 무리한 끼어들기나 밀어붙이기식 운전이 그것 자체의 위험성 보다는 이와 같이 과속으로 이어지는 운전자 심리상태와 더 높은 사고 가능성으로 말미암아 화물차 교통안전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행위로 꼽히고 있다.

이러한 무리한 운전은 화물차에 대한 시민의 인식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화물차 운전자는 '화물차니까 이해하겠지'라는 자기방어적 논리로 스스로의 행위를 정당화시키고 있으나 주변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는 시민은 '저렇게 하니까 욕을 먹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화주의 무리한 주문도 문제가 된다. 사회적으로 화물차의 무리한 운전 행태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음을 알면서도 자신의 물동량은 되도록 빨리 운송해주기를 바라는 화주의 태도는 화물차 운전자에게 무리한 운행을 강요하는 것과 다름 없으므로 특히 자제돼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이같은 화물차의 무리한 운행을 막을 수 있을까.  그것은 운전자 스스로의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게 하더라도 실익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 안전을 지킬 때만 최소한의 이익도 지켜낼 수 있음을 화물차 운전 요령의 첫 구절로 여기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하는 것이 자신의 안전은 물론 타인의 안전도 지키며 시민의 인식을 바꾸게 하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박종욱기자 pjw2cj@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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