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택시캠페인=<9> 운전자의 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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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택시캠페인=<9> 운전자의 이직
  • 박종욱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2.0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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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안정 통해 교통사고율 낮춰야

택시운전 1년차 사고률 가장 높아
지리정보 미숙·수입 불안감 겹쳐
정책지원·택시노사 공동 노력 필요

 

법인택시 교통사고에 관한 각종 통계를 보면 택시산업에 종사하는 운전자의 평균 택시운전 종사경력이 의뢰로 길지 않다는 점과, 특히 택시운전 경력이 짧은 운전자에게 사고발생률이 높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이는 버스나 고속버스, 화물자동차에 의한 교통사고 분석결과와 명확히 구분되는 택시만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택시운전 종사자의 이직률이 어느 직종의 운전자보다 높다는 사실과 함께 이로 인해 택시 운전직에 새로 진출하는 인력도 타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택시운전직에 종사하다 타 직업으로 옮겨가는 비율도 택시산업이 타 산업보다 월등히 높다. 물론 같은 택시업계에서 업체를 옮기는 비율도 같은 양상으로 타 직종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로 인해 업체는 운전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반면에 운전자들은 직업안정에 따른 안정적 수익을 확보하지 못한 채 택시업체를 두루 옮겨다니다 끝내 타 직종으로 옮겨가는 일이 흔하다는 것을 뜻한다.
이 같은 양상은 택시산업 경영문제와도 직결돼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업체의 경우 보유차량중 상당수가 운전자 부족으로 차고에서 낮잠을 자는 운휴사태를 면할 길이 없게 되고 이 때문에 많은 업체는 심각한 경영애로에 봉착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경영애로는 운전자에게도 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 운전업무 여건을 악화시키는 결정적 원인이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같은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택시운전자의 이직률 및 타 직종으로의 전업 등 고질적 문제점은 반드시 해소돼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이 같은 택시업계의 운전직 종사자 근무특성은 택시 교통사고의 안정에 비관적·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있다.
운전경력별 택시운전자의 사고율을 살펴보면, 전체 운전자 가운데 택시운전 취업 1년 미만 운전자의 택시전체 사고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20%에 달해 연간 단위 경력별 사고율에서 단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5년 단위 경력별 사고 점유율을 보면 1∼5년차의 경우 전체 사고의 45.5%를 차지, 거의 절반 가까이가 운전경력이 상대적으로 짧은 운전자에 의해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는 10∼15년이 17.8%, 5∼10면이 16.9%의 순으로 나타나 있다. 이같은 통계만 보더라도 택시 교통사고는 운전경력이 많을수록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 수 있으며, 같은 논리를 전제로 할 때 택시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는 한가지 유력한 방안으로 경력이 풍부한 운전자의 양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어째서 택시운전 경력이 짧은 운전자에게 교통사고 발생률이 높은 것일까. 이는 다음의 몇가지 요인으로 분석된다.

첫째, 지리정보 미숙으로 인한 운전심리 불안정이다. '택시운전은 지리정보가 절반'이라는 말이 있듯 택시운전자는 지리에 통달하면 할수록 목적지까지의 운행에 안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만약 운전자가 승객의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지리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그때부터 불안한 운전이 이어진다.
혹시 돌아가게 되면 승객이 짜증을 내지 않을까, 시간·요금 시비라도 벌어지면 어떻게 하나 등 실제 상황에서 있을 수 있는 시비에 대해 불안하게 되고 더욱이 잘 알지 못하는 도로를 주행할 때 느끼는 긴장감이 더해져 운전자의 안전운행을 방해하게 된다.

다음으로 적정 수입금 달성에 어려움을 느껴 무리한 운전을 하게 된다는 것도 교통안전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이 된다.
택시운전은 상당한 요령을 필요로 한다. 승객이 많은 지역·지점을 찾아가는 요령과 승객이 많은 시간대나 체증이 잦은 지점을 기피하는 요령 등도 수익률을 높이는데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다.
그러나 초보운전자일수록 그 같은 요령을 알지 못하며, 그런 이유 등으로 택시 운전 초창기에는 적정 수익금을 채우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다.
따라서 경력이 짧은 택시운전자는 조바심이 나 다소 무리하게 운전하는 경향이 있고 이로 인해 접촉사고 등을 노련한 운전자에 비해 훨씬 더 많이 야기시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한가지 초보 택시운전자들은 노동강도가 높은 택시운전에 완전히 적응하기까지 상당한 육체적 피로를 호소한다. 말하자면 운전피로를 심하게 느껴 운전에 집중력이 떨어지기 쉽다는 것이다.
직업운전자에게 운전집중도 저하는 곧바로 교통사고의 위험에 빠져드는 것이나 다름없다.

수시로 속도를 높였다 낮추는 일은 물론, 크고 작은 자동차 사이로 밤낮 구별없이 하루 12시간을 누벼야 하는 초보 택시운전자에게 과로는 피할 수 없는 장애물인 셈이다.
그러나 정해진 시간내 정해진 운송수익을 올려야 급여와 수익금이 발생되는 택시운전 구조상 무리해서라도 운행을 계속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크고 작은 교통사고는 초보 택시운전자들에게 어쩌면 필연적인 것으로 치부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택시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이처럼 초보운전자들이 겪어야 하는 필연적 교통사고 환경을 개선시키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것이 택시노동계의 주장이다.
노동계 관계자는 "적정 임금이 보장되는 직업적 안정만이 초보운전자의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택시업계 관계자는 "택시기업의 경영 안정을 바탕으로 근로자의 임금안정이 가능한 것은 상식"이라며 "이를 위해 정부가 택시의 공공적 기능 등을 감안, 택시를 대중교통수단의 범주에 포함시켜 각종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택시운전 초보자에 의한 택시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택시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제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예컨대 택시업체와 종사자 모두에 안정적 수익구조가 이뤄질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가 마련돼야 하며, 이는 현재의 제한된 수입금을 노사가 갈등을 치러가며 분배에 주력하기 보다는 더 큰 틀에서의 산업 역량을 키우는 노력을 통해 답을 구해야 할 것이란 얘기다.
구체적으로는 다양한 운송수요에 부응하는 다양한 택시운송서비스와 이에 따른 다양한 요금구조, 지역 특성에 맞는 택시제도 개발, 업체 대형화를 유도하는 정책과 대형화에 따른 각종 혜택 부여 등을 통해 경영 안정과 택시노사의 산업평화 실현 의지 등이 결국 관건이 된다.

이같은 거시적 접근 이외의 택시운전 초보자가 교통사고 위험으로부터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택시산업발전기금 등을 조성해 ▲장기 근속 운전자에 대한 지원 확대 ▲초보 운전자 및 사고 유발운전자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훈련 시행 등 업계 내부의 창의적 노력도 절실히 요청된다.

초보운전자가 많을수록, 운전자의 이직률이 높고 전직이 많으면 많을수록 택시 교통사고는 증가할 수밖에 없으며 택시 사고가 많으면 결국 택시운송사업의 경영악화가 초래돼 기업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이 초래된다.

따라서 택시 사고 줄이기 노력은 경영 안정을 위한 중요한 행위로 근로자나 업계, 나아가 정부도 최선의 지원과 협조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박종욱기자 pjw2cj@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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