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B 시청 중 교통사고 참극,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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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B 시청 중 교통사고 참극,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 관리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12.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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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1일 오전 경북 의성군 상주에서 구미로 향하는 25번 국도에서 25t 화물트럭이 훈련 중이던 상주시청 소속 여자 사이클 선수단을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인해 사이클 선수단원 3명이 사망하고, 4명이 중상을 당했다. 사망한 3명의 희생자들은 19살 1명과 24살 2명의 젊고 건강한 여성들로, 꽃다운 나이에 다른 사람의 부주의한 운전으로 세상을 뜨고 말았다.

이 사고로 희생당한 영혼들의 억울함과, 부모님들이 흘린 눈물을 생각해 보면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이 사고는 운전자가 DMB를 시청하다가 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그 지역은 DMB가 나오지 않는 지역이라고 한다.

그래서 운전자는 DMB를 보기 위해 시선을 돌려 기기를 조작하다가, 전방주시를 태만히 해 사고가 난 것이라고 한다.

당시 운전자는 시속 80km 이상으로 주행중이었다고 하는데, 이 속도는 1초에 약 22m를 달리는 속도이다.

따라서 운전자가 1∼2초만 전방을 보지 않아도 22∼44m를 달려가서 순식간에 사이클 선수단을 덮칠 수 있는 속도였다.

이 사고를 계기로 DMB 시청의 위험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정부는 운전 중 DMB 시청에 대해 승용차는 6만원, 버스 및 화물차는 7만원의 범칙금을 부과하고, 벌점 15점을 부과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그리고 버스, 택시 등 영업용 차량 운전자가 DMB를 보며 운전하다가 적발되거나 승객이 신고를 하면 최대 20만원까지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교통사고의 위험을 초래하는 것은 단순히 DMB 시청만이 아닌 것이 문제이다.

DMB 시청보다 더 위험한 것이 운전자가 운전 중에 문자를 전송하고, 내비게이션을 조작하고,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이다.

운전자가 문자를 전송하기 위해 전방에서 시선을 떼어 휴대전화 자판을 주시하고, 내비게이션을 조작하기 위해 기기 메뉴판을 주시하고, 휴대전화를 사용하기 위해 번호판을 주시하고, 라디오 주파수를 조절하기 위해 오디오 기기를 주시하는 동안에 교통사고의 위험이 발생하게 된다.

이 밖에도 운전자가 운전 중에 전방에서 시선을 떼어, 옥외 광고스크린을 주시하고, 거울을 바라보며 화장을 하고, 음식물을 섭취하고, 담배를 피우고, 한눈을 파는 모든 행동이 교통사고의 원인이 된다.

단순히 음식물을 먹고 담배를 피우며 운전하는 것이 위험한 것이 아니라, 음식물을 집기 위해 시선을 전방에서 떼고, 담뱃불을 붙이기 위해 시선을 전방에서 떼는 순간에 위험이 닥치는 것이다.

이러한 운전자의 주의 분산 운전을 외국에서는 '디스트랙티드 드라이빙(Distracted driving)'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정상적인 운전자의 행동을 벗어나 '이탈한 운전'이라는 뜻이다.

미국의 경우 2010년도에 이와 같은 주의분산운전으로 인해 모두 3092명이 사망하고, 41만7000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도 2010년 기준으로 전방주시 태만에 의한 교통사고가 12만5082건으로 전체 사고의 55.1%를 차지하고, 사망자수는 3829명으로 전체의 69.5%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단순히 DMB 시청만이 문제가 아니고, 운전자가 전방에서 시선을 떼어 다른 곳을 쳐다보며 주의력을 분산시키는 모든 행동에 대해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

자동차 운전은 운전자에게 고도의 집중을 필요로 하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자동차를 운전할 때는 운전에만 집중하고, 운전자의 주의력을 분산시키는 일체의 다른 행동을 엄격히 처벌하도록 하는 제도의 개선이 절실히 필요하다.

<객원논설위원=한국교통연구원 교통안전·문화·방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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