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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와 교통물류 업계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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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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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철한 교통안전공단 선임연구원·경영학박사


지난 2009년 필자는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15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참가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당시 선진국들의 다양한 기후변화대응 노력들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는데 가장 인상에 남는 것 중 하나는 지하철 광고였다.

광고에는 바다가재의 가격이 달러가 아닌 온실가스 무게로 표시되어 있었다. 특정 재화를 생산하는데 발생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화폐를 대신하는 세상이 온다는 광고였다.
우리나라에서도 2015년부터 온실가스 배출권이 현금과 거래되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가 시행되게 된다. 배출권 거래제를 통해 정부는 대상업체에 5년간의 온실가스 배출허용총량 및 연간 배출허용량(즉, 배출권) 의무를 부과하며, 업체는 배출허용량 내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위해 기기교체 등의 감축노력을 기울이거나 초과 배출량을 만족시키기 위해 다른 기업의 배출권을 구매하게 된다.

반면에 온실가스 감축비용이 낮은 기업은 추가감축을 통해 자신에 부과된 배출허용량과 실제배출량과의 차이에 해당하는 배출권을 다른 기업에 판매할 수 있다.
이러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의 성공적 시행을 위해서는 정부의 공정한 배출권 할당과 거래제 실시에 따른 거래비용의 최소화가 관건이 되는데 이를 위한 준비작업이 진행 중이다.
올해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이 여·야의 합의로 공포되었으며, 시행령 제정안이 정부부처간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7월 23일에 입법예고 되었다.
시행령 제정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환경부가 주무관청으로 지정되어 할당업체의 지정, 배출권의 할당·조정·취소, 배출권거래소 설치 운영 등의 배출권거래제 전반을 관리하게 된다.

또한 주요 쟁점사항인 배출권 무상할당 비율에 대해 살펴보면 1차 계획기간(2015∼2017년)에는 100%, 2차 계획기간(2018∼2020년)에는 97%, 3차 계획기간(2021∼2025년)에는 90% 이하로 무상할당 비율을 줄여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점차 강화시켜 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2차 계획기간 이후에는 감축에 따른 업체의 부담이 가시화될 것으로 생각된다.
교통물류 부문을 중심으로 관련내용을 살펴보면 형평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 우리나라의 배출권거래제는 제조업 부문이 대상인 EU 배출권거래제를 근간으로 하는 반면, 추가로 건물·교통 등의 부문을 함께 운영하게 된다. 이에 따라 교통물류 부문의 특성이 시행령안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정부에서 추진 중인 교통물류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대책은 도로 수송을 철도 및 해운으로 전환하고, 자가용 이용 내지 업체의 자가물류를 억제하는 대신에 대중교통수단의 활성화와 전문물류기업의 활용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대책의 시행을 통해 국가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감소하는 반면에, 관련업체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므로 업체에 대한 배출권 할당시 이를 고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반면에 시행령안에는 이에 대한 고려가 부족해 보인다.

둘째, 제조업 부문과의 형평성 문제이다. 시행령안은 거래제 시행에 따라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업종에 대해 100% 무상할당을 규정하고 있으며, 이들 업종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무역집약도와 생산비용발생도를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서비스 업종인 교통물류 부문과 제조업 부문을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또한, 업종별 감축비용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아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에 무조건적인 혜택을 주는 측면이 있으므로 이의 개선이 필요하다.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는 향후 교통물류 업계에 새로운 위기 또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므로, 이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관련업계 내지 단체 차원에서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첫째, 배출권거래제 시행을 위한 공정한 룰의 확립을 위한 대응노력이 중요하다. 현재 시행령 제정안의 입법예고가 진행 중이므로 교통부문의 특성을 반영한 조항이 명확히 포함되도록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조항은 향후 진행될 업종별 내지 업체별 배출권할당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둘째, 배출권거래제 시행을 위한 준비작업이 중요하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돈과 관련되는 배출권거래제 하에서는 배출량의 정확한 측정이 매우 중요하다. 반면에, 물류부문의 경우 지입차주에 의한 수송비율이 높은 관계로 정확한 배출량 측정이 곤란한 실정이다.
이의 개선을 위해 개별차량의 연료소비량 측정이 가능한 통합단말기의 부착, 물류정보시스템의 개선 등 다양한 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물류업체의 주요한 원가요인인 연료소비량의 정확한 측정과 분석은 기업의 효율적인 운영 관리에도 중요할 것이다.

배출권거래제는 현재 시행 중인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에 비해 보다 효율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는 제도임에 분명하다. 반면에 이의 효과적인 시행을 위해서는 업종별·업체별 할당과 관련된 공정한 룰의 확립 및 제도의 엄격한 시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향후 교통물류 부문의 특성을 고려한 보다 개선된 시행령이 제정되기를 바라며 업계에서도 2015년에 시행될 배출권거래제에 대한 대응을 지금부터 차츰 준비해 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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